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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도 못한 채 하늘나라로 간 아름다운 영혼들 영정 앞에 서니 슬프고 참담한 심정을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어린 학생들과 함께 이번 사고를 당한 모든 희생자들께 삼가 머리 숙여 다시 한 번 명복을 빈다.
시월 마지막 날 아침 뉴스에 충북도청 앞에 걸린 노란추모 리본을 철거하여 영구보존하겠다는 보도를 접했다.
은행나무에 사이에 수천 개의 리본이 줄에 매여 한 점 바람에 나붓이는 리본과 떨어지는 은행잎을 밟으며 “미안합니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를 마음에 새기며 걸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11월 1일로 사고 200일 되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처절한 아픔을 겪는 유족들에게 어떤 말인들 위안이 될 수 있겠는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도계전산고등학교운영 위원장이란 직책의 필자는 허망함과 부끄러움이 가슴을 채운다. 김수환 추기경의 “모두 내 탓이오” 라는 말씀을 되새기며 청주에서 공부하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아들에게 건강하게만 커 달라는 부탁만 전하고 올 때, 눈물로 쓴 편지 한 장이 언론에 공개된 것이 생각났다.
뒤늦게 사랑을 고백하는 여학생의 짧은 편지였다. “차웅아! 1년 전부터 널 좋아했었어.” 처음 그렇게 시작한 편지는 “사랑한다고 고백하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왜 안 오는 거야”라는 탄식으로 이어진 편지였다.“내 고백 받아 주지 않아도 괜찮으니깐 어서 돌아와…. 그냥 옆에서 몰래 바라만 봐도 난 행복하니까 제발 돌아와.” 안타까움은 계속된다. “그냥 쳐다볼 기회라도 줘! 그만 애태우고 어서 돌아와 줘…. 너의 그 환한 웃음, 보고 싶단 말이야.”차웅이는! 배가 침몰해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순간 구명조끼를 다른 이에게 벗어주었던 아이. 그리고 또 다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몸을 던져 끝내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 바로 그 아이였다.남몰래 차웅이를 흠모했던 여학생은 편지 마지막에 후회의 심정을 토로한다. “진작 사랑한다고 말할 걸. 진작 좋아한다 고백할 걸…. 너무 후회돼. 보고 싶어 차웅아….” 꽁꽁 감춰 왔던 이 고백은 단원고 낮은 담벼락 한편에 걸려있는 편지를 뉴스에 담은 내용이었다.
시인 도종환씨는 깊은 슬픔이란 시에
“눈물과 바다를 서로 바꾸어서/ 자식을 살릴 수 있다면/ 엄마인 나는 삼백 예순 날을 통곡하겠다/ 살릴 수 있다면/ 살려낼 수 있다면” ~ 바다 속에 잠긴 차웅이에게 끝내 전달되지 못한 편지 한장. 우리는 그런 안타까운 사연 하나하나가 전해질 때마다 눈시울을 적신다.어린학생들이 아직 차가운 바다 속에 있어도 우리의 기술은 한계점에 이르렀는지 102 일 만에 황지현양을 295번째 시신으로 부모님 품으로 돌려보내고 잠잠하다.
우리는 이번 사고를 통해 어린 학생들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친구들을 위해 구명조끼를 양보한 우정, 안내방송만 믿고 제자리를 지킨 질서의식, 오히려 선생님을 걱정하고 부모를 걱정했던 순수성들을 보았다. 이제 우리들은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게 맡은 바 본분을 다하면서 사회 질서를 회복시켜야한다. 그리고 빨리빨리 문화와 대강대강 넘어가는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행정의 반복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의 꿈으로 희망을 품고 사회에 도전하자
지난 10월 23일 도계청소년장학센터에서 도계전산정보고등학교 석류제 행사를 가졌다. 필자는 운영위원장으로 참석하여 2시간 동안 관람하면서 느꼈던 생각을 지면에 옮겨보고자 한다.
전교생 60명 중 취업으로 사회에 진출한 11명을 제외한 49명의 학생들이 준비한 14편의 장르에 찬사의 박수를 보낸다.
한 학년 한 반 학생이라야 겨우 10명 내외인데도 수십 명이 나타내는 효과를 보였고, 어느 한 학생도 빠지지 않고 전체학생이 펼치는 공연마당을 보면서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노력이 숨어 있음을 보았다.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80%를 넘어 세계 1위다. 국민소득이 6만 불로 우리의 3배인 선진 강국 스위스의 대학 진학률 20%와 비교하면 기현상이 아닐 수 없다. 대학이라는 간판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이 문제다. 선진국일수록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학력에 따른 소득 격차가 크지 않으니 당연히 진학률이 낮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의 높은 대학진학률은 그만큼 사회적 차별과 소득 격차가 크다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불황과 빈곤에 빠진 브라질을 경제대국 8위로 성장시킨 룰라대통령은 초등학교 중퇴였고, 우리나라 노무현대통령도 고등학교 졸업장뿐이다. 대학을 가지 않아도 행복한 세상을 펼쳐준 위인들도 많이 있다.
입시를 앞 둔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대학이 인생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도계전산정보고 학생들이 석류제에서 보여준 모습이면 사회에 나가서도 멋진 사회구성으로 자리매김할 것을 믿는다. 화합과 배려를 아는 학생도 사회생활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필자는 학생들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식하고 자존감을 드높여 단원고 학생들이 피우지 못한 그 꿈을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가길 바란다. 꽃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좋은 술의 향기는 천리를 가고,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가고도 남는다는 말이 있다. 부디 향기를 간직한 그런 어른으로 자라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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