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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지난 1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국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흡연자들의 금연을 유도한다는 정책의 하나로 내년 1월 1일부터 현행 담뱃값 2,500원에서 2천 원을 인상해 4,500원으로 올리는 종합 금연 대책을 보고했다. OECD 최고 수준인 흡연율을 낮추겠다는 의지인 것 같다. 인상안에는 앞으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담뱃값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 있도록 물가연동제도 도입하겠다는 방안도 들어 있다.
지난해 3월에도 인상이 추진됐으나 여러 반대 여론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산된 뒤 금연을 통한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도움이 되고 늘어나는 세금 수입이 옳은 방향으로 쓰인다면 큰 이견이 없어 보이는 이 담뱃값 인상을 둘러싼 논란을 어떻게 봐야 할까.
담뱃값 인상의 장점은 첫째, 국민 건강에 중요한 흡연율과 흡연량 감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점이다. 담뱃값이 올라서 담배를 끊게 되고, 그로 인한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 효과는 구매력이 약한 서민이나 청소년에 더 크게 나타난다. 경제 수준과 문화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담뱃값 인상의 효과는 여러 나라에서 검증됐으며 금연 정책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2004년 담뱃값 500원 인상 이후 성인 남성 흡연율은 12% 정도 감소했다.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담뱃값을 2천원 올리면 흡연자의 32.3%가 담배를 끊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만큼 가격 인상으로 인한 금연 효과는 크다.
경제적인 측면을 보면, 담뱃세 인상분을 흡연자의 금연 진료 보조, 금연 교육 등 직접 납세자(흡연자)에게 도움을 주는 쪽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저소득층 지원 등 다양한 공익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간 흡연율 감소를 위한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교육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국가의 노력을 생각해보면 담뱃값 인상을 통한 흡연율 감소의 세금 외적인 경제 효과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금연을 통한 미래의 질병 치료비 감소와 국민 건강 증진의 경제적인 이득은 천문학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담뱃값 인상의 단점으로 일부에서 물가 상승과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서민들이 많이 피우는 담뱃값 인상이 저소득층에 세금을 더 부담하게 하는 소득역진성이 심하고, 저소득층에 경제적 부담을 주므로 사회정의에 맞지 않다는 주장을 피할 수 있을까 .
저 소득자의 한숨을 앗아가는 행위라고 본다 비흡연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담뱃값을 올리면 흡연자 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비흡연자들은 담뱃값 인상을 내심 반기는 것 같다. 하지만 흡연자 입장에서 보면 좀 다르다.
갑작스러운 인상에 왠지 억울한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더 나아가 깊이 생각해보면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정부의 이번 정책에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는 걸 느끼게 된다. 정부의 속셈은 따로 있는 게 아닐까. 담뱃값 인상은 확실한 금연을 유도하겠다는 당국의 의지를 품고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듯하다.
담뱃값의 대폭 인상은 세수의 확대도 함께 가져다준다. 그래서 담뱃값 인상은 물가상승을 부추길 것이다. 이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물가를 잡겠다던 정치인들의 거짓말을 보여주는 첫 등단하는 풍경이다.
현재 흡연구역의 수는 많이 줄어들었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소수를 제외하고는 흡연자들은 금연구역 질서를 잘 지키고 있다고 본다. 그렇기에 담배 피우는 사람을 사회에서 몰아내려는 것이 아닌 이상 담뱃값 상승으로 흡연율을 줄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담뱃값 인상은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첫 단추와 같다. 실제로 담배를 피우는 계층에서 서민의 비중이 큰 만큼 갑작스러운 담뱃값 상승은 소득 역진성을 빚어내기 쉽다. 소득 역진성은 소득이 낮은 사람이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것을 뜻한다. 이는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서민경제를 더 힘들게 하는 원인이 되므로 담뱃값 인상을 무작정 반길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국민 건강 증진 등 여러 이유에서 볼 때 담뱃값의 대폭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은 있다. 하지만 우회 증세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서민의 주머니를 털어 세수 부족을 메우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경실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도 부자 증세 등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노력 없이 서민층에 일방적으로 세 부담을 증가시키는 꼴이라며 담뱃값 인상에 부정적이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담배광고 금지금연 사업 등 흡연율 낮추기 정책을 적극 시행하고 국가 차원에서 흡연자를 관리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담뱃값 인상이 진정 국민의 건강을 위한 방편이라면 늘어난 세수를 어디에 쓸 것인지도 명확히 해야 한다. 늘어난 세수를 안전예산에 쓰겠다는 것은 흡연자 주머니를 털어 정부 재정의 구멍을 메우려는 발상이다.
현재 정부는 담배 가격에 포함된 건강증진부담금의 정확한 사용처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고 금연클리닉 등 흡연자를 위해 사용한 돈도 연평균 120억 원에 불과하다. 정부가 담뱃값만 훌쩍 올려놓고 나 몰라라 한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원칙을 정하고 후속 대책을 면밀하게 추진해 나가면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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