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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깨/ “내가 누군줄 알아?”
동한  |  samki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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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07  16: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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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대책위 전 간부들과 모 국회의원이 저지른 대리기사 집단폭행 사건을 지켜보는 민초들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온 그들에게 민초들은 생불(生佛)이나 성인(聖人) 수준으로 살아가길 바라지 않았다.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술에 취해 실수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부모가 죽으면 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도 있듯이 안타깝게 하늘나라로 먼저 간 자식을 그리며 자중하고 또 자중해야 할 상중(喪中)이지 않는가. 더구나 폭행사건에 가담한 그들은 단순 세월호 유가족도 아닌 대책위 대표들이지 않는가. 더불어 ‘을’의 대명사격인 대리기사의 아픔을 감싸 안아주고 위로해 주어야 하는 야당 의원이지 않나.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들이 취약계층인 대리기사를 집단폭행하다니. 또 폭행도 모자라 ‘갑질’까지 자행했다니.

더구나 폭행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그들이 목격자들의 일관된 증언과 영상 자료로 사건의 전말이 대충 밝혀진 지금에도 자신들의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진정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발뺌에 변명만으로 일관하는 그들의 모습에 민초들은 더 분노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건 발생초기 잘못을 인정하고 가해자에게 진정한 사과를 했더라면 지금처럼 일이 이렇게 커지진 않았을 것인데 ‘왜 저럴까.’ 또는 ‘무엇을 믿고 저래.’라는 의문을 들 정도로 그들의 행동은 상식이하이었다. 따라서 필자는 세월호가 갖는 엄청난 상징성 때문에 이 사건이 우리사회에 주는 충격파는 너무나 크다고 생각 든다.

필자는 폭행에 가담한 그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을 지적하고자 한다. 지금의 정치판과 사회일각에서 이번 폭행사건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그들이 눈여겨 보았으면 한다. 정치권이나 사회단체들은 각 집단의 논리에 따라 이번 폭행사건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우리사회의 악습이 반복되고 있는 모습을 똑바로 보라고 충고하고 싶다. 보수 진영에선 폭행 사고에 격분하거나 비웃으면서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반대의 깃발을 높이 쳐들고 진보 진영에선 가족대책위 간부들의 추태에는 침묵하면서 세월호의 본질이 가려져선 안 된다는 목소리만 드높이는 등 사회가 양분되고 있는 것을 보라는 것이다.

각 집단의 논리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는 것은 그나마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폭행사건에 연루된 야당 국회의원이 대리기사에게 했다는 ‘내가 누군지 알아?’라는 말이나 가족대책위 전 위원장이 ‘우리가 누군지 알아?’라고 외쳤다는 부분은 정말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

세월호 집단폭행사건 발생 후 사회나 언론에 ‘완장’이란 단어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국어사전을 보면 ‘완장’은 신분이나 지위를 나타내기 위해 팔에 두르는 표장으로 적혀 있다. 완장이란 표현엔 긍정보단 부정적 이미지가 더 강하다. 안하무인, 무자비한 탐욕을 연상시킨다는 단어가 바로 완장이다. 세월호 유가족 또는 국회의원에게 누가 이런 완장을 채워주었으며 또 휘두르라고 했는가. 이건 아니다.

이 때문에 모든 언론에서 윤흥길 작가의 소설 “완장”을 기초해 세월호 폭행기사를 작성했었다. 주인공 임종술. 한때 동대문 시장에서 목판 장사를 했고 포장마차도 했다. 양키 물건을 팔기도 하다가 다 접고 고향에 돌아왔다. 하지만 “농사는 땅이 없어서 못 짓고 장사는 밑천이 없어서 못 허고 품팔이는 자존심이 딸꾹질허는 통에 못한다.”는 한량이다. 그러다 최 사장이 차지한 동네 저수지의 감시원 자리를 제안 받는다. 자존심이 상해 일언지하에 거절했지만 “완장 채워준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진다.

시장통 경비나 방범에 쫓기던 뼈아픈 기억이 떠올랐다. 자비를 들여 노란 바탕에 파란 글씨로 ‘감독’이라고 새긴 비닐완장을 만들어 찬다. 그러곤 마치 떼까치 종류에서 하루아침에 보라매 같은 당당한 모습으로 탈바꿈한 양 굳게 믿는다. 저수지에 몰래 낚시를 왔던 사람들은 그에게 호되게 당한다. 심지어 초등학교 동창과 그 아들까지 안면몰수하고 두들겨 팬다. 쥐꼬리만한 권력을 겁 없이 휘둘러댔다. 언론들을 세월호 대책위 간부나 국회의원이 말한 ‘내가 누군지 알아?’는 말은 소설에서 임종술이 휘두른 ‘완장질’하고 동급이라고 표현했다. 누가 봐도 정당 표현으로 인정한다.

세월호 유가족 대표나 국회의원의 ‘완장질’은 민주사회가 지향하는 “평등”의 민주적 단어가 아니다. 오히려 그 정반대다. ‘내가 누군데 감히 네 따위가’를 핵심으로 삼는 권력 담론이자 강자가 약자를 짓밟는 ‘갑질’의 단어이기 때문에 민초들이 정치와 세월호에 등을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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