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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 있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맡은 일에는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서 잇속에만 마음을 둘 때 쓰는 표현이다. 여기서의 ‘잿밥’을 ‘젯밥’이라고 쓴 글자를 보았다.
이것이 맞는 글자인지 해서 사전을 찾아보았더니 이런 내용이 눈에 확 들어왔다. 잿밥(齋)은 불공을 드릴 때 부처 앞에 놓는 밥이니 제사를 지내기 위해 차려 놓는 젯밥(祭)과는 다르다. 재(齋)는 성대한 불공이나 죽은 이의 넋을 극락으로 보내기 위해 치르는 불교의식을 뜻하기 때문이라고 써놓았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사십구재(四十九齋)도 사람이 죽은 지 49일 되는 날에 지내는 천도재(薦度齋)의 하나다. 잿밥을 굳이 젯밥으로 쓰고 싶다면 제사엔 관심이 없고 젯밥에만 마음있더라고 하면 된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요즘에도 스님들의 선거에 돈 봉투가 오가고 폭력 사태가 벌어지는 일이 다반사인 모양이다. 모두 잿밥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우리나라 최고의 선승으로 일컬어지는 송담(松潭) 스님이 최근 조계종을 탈퇴하겠다는 선언이 귓가에 들려왔다. 송담 스님이 누구인가. 남 진제 북 송담이라 해서 조계종 종정인 진제스님과 함께 최고의 존경을 받는 불교계 어른이 아니겠는가. 그런 스님이 갑자기 조계종 탈퇴 선언을 한 것은 용주사 주지 선거 때문이다. 문중이 화합해 주지를 추대하라고 타일렀지만 말을 듣지 않아 크게 낙담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닭 벼슬만도 못하다는 중 벼슬에 매달리는 추태를 더 이상 볼 수 없어 88세 노선사가 평생 지켜온 종단을 떠날 결심을 했다는 것이 이아침의 단상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무엄하게도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는 속담을 떠올린 것은 그 때문이 아니다. 요즘 야당이 빚어놓은 꼬락서니와 박영선 비대위원장의 탈당 해프닝을 보면서다. 중이 싫다고 절이 떠날 수야 없겠지만 온통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의원들 사이에서 오죽했으면 절을 떠나겠다는 탈당 카드를 내밀었다가 원로들 설득에 마음을 되돌려 돌아왔다는 야당 수장이 국민들 앞에 사과했다.
어찌됐든 박 위원장은 나흘간 이어진 칩거를 끝내고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면서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그동안 당을 분당위기로까지 내몰았던 탈당 카드를 접고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 어쩌면 정치계의 못된 수단을 본보기로 보여준 행동이라고 필자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내보인다.
야당이 치고받는 싸움 틈새를 열고 들어 온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이 주장하는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히며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버렸다. 들으려면 듣고 안 들으려면 말라는 식으로 야당을 압박했을 때 오죽했으면 새누리당의 한 의원까지 나서서 동냥은 주지 못할망정 쪽박은 깨지 말라고 까지 했을까. 이런 상황이니 벌써부터 야당의 앞날이 험난해 보이는데 5선의 문희상 의원이 어제 위기의 새정치민주연합을 이끌 구원투수로 재 등판했으나, 이순신 장군이나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원장으로 모신들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는 자조의 소리도 없지 않다.
겉과 속이 다른 꼼수라도 가끔은 필요하다
현재 새정치연합은 친노무현계, 김한길계, 정세균계, 구민주계, 486계 등 5∼6개의 계파가 내년 초 열릴 예정인 전당대회를 앞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당 내부에서는 차제에 갈라서자며 분당 설까지 나온 바 있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이렇게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일 바에는 차라리 쪼개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모 지방 신문칼럼에는 이런 줄거리를 써 놓은 것을 옮겨 본다. 탤런트 이하늬의 외삼촌이며 겉은 장비고, 속은 조조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문 위원장. 그는 과연 10%대의 지지율로 허덕이고 있는 새정치연합의 날개 없는 추락을 멈추게 할 수 있으며 잃어버린 야당으로서 존재 의의를 언제쯤 되찾아서 반석위에 올려놓을지 기대치를 관심에 두겠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런 기대 속에서 필자는 속과 겉이 다른 오합계파들이 벌이는 재롱잔치에 성경 한 구절을 들려주고 싶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 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
이 말씀을 염두에 두고 국민의 눈을 집중시켜주었으면 하는 나의 바램이다. 겉 사람은 갈수록 늙어지기 때문에 낙심할 일이지만, 속사람이 날로 새로워지는 것으로 인하여 우리가 낙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성경 말씀처럼 겉 다르고 속 다른 기막힌 꼼수를 접목시켜서라도 올 곧은 야당의 길로 안내하기 바란다.
하늘은 알고 있겠지만 국민들은 당장 눈앞에 먹고 사는 게 급하다보니 생각할 틈이 없고, 우리가 아우성을 쳐봐도 무노동 무임금 법을 만들어 놓은 의원들에 비해 민초의 한계에 부딪치지만, 하는 일이 없어도 세비에다 상여금까지 받아가는 철없는 국회의원들처럼 밥 세끼는 먹고 있다. 국회에서 내기 장기 두는데 국민들이 훈수라도 들어줄 것 같지만 높아 가는 가을 하늘에 다가오는 투표 날짜만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 있으면 좋겠다는 한마디를 남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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