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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여름철 장마와 함께 찾아온 수도권과 중부내륙의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수십 명의 인명피해와 농경지를 비롯해 평온하던 삶의 터전이 진흙탕 속으로 내동댕이 처지고 말았다. 가뜩이나 코로나19 때문에 긴 터널 속에 갇힌 듯 늘 답답한 일상의 연속이었다. 정치권에서는 부동산 문제로 한참 기 싸움판을 벌였다. 하지만 코로나 감염자가 차츰 줄어드는 추세에다가 마침 여름 휴가철도 시작되어 실낱같은 희망을 찾아 고개를 드는 순간 대형 물 폭탄을 맞고 만 것이다.
코로나에 대해서는 한국의 방역이 세계에서 최고라고 평가되고 있어 참으로 고무적이고 코로나 덕분에 오히려 간만에 국위선양에 한 몫을 차지한 성과였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화재와 수해로 인한 안전불감증은 세계에서 몇 위를 차지하고 있을지가 궁금하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겨울이면 대형 산불과 각종 화재로, 여름이면 물난리를 해마다 찾아오는 단골손님으로 맞이하고 있는 중이다. 먼저 이번에 또 한 번 참혹하게 겪고 있는 수마(水魔)에 대해서 몇 가지 대책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물은 산으로부터 시작 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지의 대부분이 급경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집중호우 시에는 각각의 계곡 지류에서 모아지는 물과 토석류의 양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커지게 된다. 2011년 서울 우면산 산사태를 직접 겪은 필자는 2년에 걸쳐 복구사업를 총괄하면서 이를 몸소 경험한 바 있다. 결국 우면산 산사태를 계기로 사방댐 등 산지사방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었고 산림청에서는 전국의 산사태 우려지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렇게 소중하면서도 위험하기도 한 물의 원천이 바로 산림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더구나 매년 이렇게 당하기만 하고 발만 동동 구르며 지켜보는 일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생명을 존귀하게 느낀다면 국가예산의 0.5% 정도에 불과한 산림예산을 적어도 3%까지는 쥐어주고서 산림관리와 함께 산지의 물 관리까지 철저히 하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기존의 사방댐이 저사(貯沙) 저수(貯水)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재정비는 물론 계곡의 하류 즉, 산림의 끝자락 인근에 물가두기 사방댐을 설치하여 갈수기(渴水期)에는 농업용수로 활용하고, 봄철 산불 발생 시에는 소방헬기의 취수장 역할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계류 상부의 산림 안에서 숲가꾸기나 간벌에 의한 산물들이 이용되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되었던 것이 집중호우로 사방댐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있다. 버려지는 산물을 전량 수집하여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면 이 또한 일자리 창출 뿐만아니라 버려지는 자원의 활용 측면에서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좋은 산림정책이 아니겠는가.
저지대의 취약한 구조는 해당 부처에서 대안을 마련하고 적어도 산지로부터 내려오는 수마(水魔)는 산림당국에서 총력을 기울여 막아내는 것이야 말로 K-안전을 책임지는 산림청이 될 것이요, 국민을 위해 일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치산치수(治山治水)는 나라 통치의 근본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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