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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의 장마로 ‘물폭탄’이 덮친 한반도와 정반대로 유럽은 요즘 '열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형태는 다르지만 둘 다 온난화가 불러온 재앙이다. 지역에 따라, 시기에 따라 극단적으로 바뀌는 날씨는 예측도 어렵다. 말 그대로 기상이변이다.
문제는 이제 시작이란 것이다. 이런 전 지구적 현상이 심화하면서 30년 후에는 1억4000만명이 ‘기상 난민’으로 전락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세계은행)이 나온다. 물 부족에 흉작으로 고통받고, 해수면 상승에 살던 곳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올여름 한국·중국·일본·태국 등 아시아 국가는 폭우 피해에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남부 지방에선 수재민이 5000만명을 넘어섰다. 직접 재산 피해액만 1444억 위안(약 24조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일본도 지난달 규슈 지역 폭우로 하천 105개가 범람하고 70여명이 사망했다. 이재민이 1000명을 넘은 한국의 경우 중부는 홍수, 남부는 찜통더위라는 ‘극과 극’의 날씨가 나타났다.
지구 한 켠에서는 물난리가 났지만 또 한 켠에선 전례 없는 무더위가 이어진다.
미국 남서부에서 40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캘리포니아 남부에는 대형 산불까지 발생했다. 현장에 2260명의 소방관이 투입됐지만, 불길은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유럽은 역대급 폭염으로 비상사태까지 발동했다. 지난달 30일 스페인 국립기상청은 북부 해양도시 산세바스티안이 관측 이래 최고치인 42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전체 도시의 3분의 1에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여름에도 서늘해야 할 북극과 러시아 시베리아도 이상 고온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북극은 38도, 시베리아는 30도 이상 기온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국제사회는 지구의 기온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2도로 제한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유엔이 2019년 9월 2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파리기후협정에 서명한 모든 나라들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지킨다고 해도 여전히 지구의 기온은 오를 전망이다.
기후변화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요하고 또 시급한 문제다. 이 같은 위기상황에도 한국사회는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성장과 이윤의 논리에 갇혀, 기업은 온실가스를 내뿜고 정부는 방관한다.
언론은 개개인의 생활실천 정도로 기후문제는 해결될 것처럼 호도한다. 재앙이 닥치면 피할 수 있는 존재는 아무도 없다. 빙하가 녹아 마을로 내려와 식량을 찾는 북극곰 이야기를 그저 웃어 넘겨선 안 된다. 생태계 붕괴와 식량위기, 기후재난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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