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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주논단/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기고 간 흔적!
이희탁  |  lht47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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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07  15: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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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가톨릭 수도회인 예수회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교황이 된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예수회가 아닌 프란치스코회(작은형제회) 설립자 이름에서 처음으로 교황 이름을 따 와 화제가 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직접 쓴 첫 권고문 복음의 기쁨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모두 아시시의 성인처럼 하느님 사랑 안에서 작지만 강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나약한 세상과 사람들을 보살피도록 부름 받고 있다. 8월 14~18일 한국을 찾은 교황은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벗 임을 한국 땅에서도 여실히 보여 줬다.
세월호 추모 노란 리본을 단 채 귀국 비행기에 오른 교황은 방한 내내 세월호로 상처 받은 이들을 따듯하게 다독였다. 압권은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학생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에 대한 세례식이었는데, 세례명이 교황과 똑같은 프란치스코여서 다시 한 번 화제가 되었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한국의 프란치스코 이 씨가 도보로 순례하며 짊어졌던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귀국길 상공에서 공식 트위터를 통해 메시지를 전해 왔다. 예수님이 지신 십자가의 힘을 믿으십시요!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화해의 은총을 받아 이웃과 나누시길 바랍니다. 아시시의 성인으로부터 교황으로 이어진 사랑과 화해의 물결이 갈등과 분단의 한반도에도 거듭 출렁이고 있음을 보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방문을 마치고 떠나면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에게 편지를 남겼다. 교황은 자필 서명한 한글 편지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직접 찾아 위로의 마음을 전하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하시면서 마지막까지 가장 낮은 사람들, 힘든 사람들을 챙기는 그 자상함에 우리는 고개를 숙인 채 아주 낮은 자세에서 그분을 존경해야만 했었다. 대한민국 방문 4박 5일 동안 화해와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종교와 세대를 넘어 존경과 사랑을 받으면서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고작 98시간 30분이였지만 서울과 경기, 대전, 충남, 충북을 오가는 이동거리는 1천km 였다.

교황은 짧은 일정 동안 공식 강론과 연설 등을 통해 화해 외에도 수많은 메시지를 남겼다. 종교성 별 세대·직업을 막론하고 많은 이들이 교황의 말을 경청하고, 위로와 힐링을 얻었다고 필자는 확신해 본다.교황은 마지막 한국을 떠나는 날까지 이 땅의 낮은 사람들을 챙기고 떠났다.

위안부 할머니, 쌍용차 해고 노동자, 제주 강정마을 주민, 용산 참사 피해자, 경남 밀양 주민 그리고 세월호 실종자 가족까지 한국 땅에서 가장 소외되고 낮은 곳의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선물한 것을 우리 국민 모두는 눈과 귀로 보고 들었다.진심을 전하는 교황의 이러한 소통법은 불통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기시고 조용한 귀국길에 오르신 후 8분이 지나면서 중국 영토 상공에서 기도와 메시지를 또 전하시지 않았는가!

유족들과 수백 km 도보 행진을 함께 한 세월호 십자가

방한 일정 내내 스스로를 낮추고 상대를 배려하는 그만의 소통법은 대한민국을 교황 앓이에 빠지게 했다. 내가 아는 유일한 언어는 몸의 언어라고 말했던 교황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지친 손을 잡아주고, 힘든 어깨를 감싸주는 모습으로 백 마디 말보다 더 큰 감동을 선물했다. 말을 할 때는 오로지 진심을 전할 뿐 사전에 정해진 격식에 얽매지 않았다.

교황이 방한 일정 중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사랑’이었다는 기사가 대한민국 국민의 심장을 뛰게 했다.특히 소탈하면서 겸허한 모습은 신선한 감동을 주셨고 어린아이에서부터 대통령까지 누구를 대하든 똑같은 모습이었고 자신을 낮춤으로써 높아진다는 가르침을 몸소 보여 주었다.

가톨릭 교회 최고 수장임에도 편지 맨 끝에 스스로를 하인 중의 하인으로 낮춰 표현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늉과 흉내가 아닌 진심을 처음부터 끝까지 실천으로 보여 주신 성직자였다고 말하고 싶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소박한 선물이 들어 있던 이해인 수녀의 그 작은 손가방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수녀가 천으로 만든 작은 손가방은 화수분이었는데, 가방에서는 책이며 양초, 엽서, 조개껍질 등이 끝도 없이 나왔는데 현장에 있던 많은 이들이 그녀의 선물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인터뷰 중, 작은 가방이 무슨 보물 상자 같다고 했더니 그녀는 선물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행복하게 해주는 거라고 하였다.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많은 이들이 진심이 담긴 선물을 전해 주었다. 유족들과 수백 km 도보 행진을 함께 한 세월호 십자가, 위안부 할머니가 그린 못다핀 꽃, 장애인이 발로 접은 종이학, 3개월간 손으로 일일이 자수를 놓아 완성한 교황의 초상화. 그리고 방한 내내 달고 다녔던 노란 리본까지 부담 없는 선물이다. 교황은 위안부 할머니와 세월호 유가족에게 묵주를 선물하였는데 어쩌면 국민 모두가 큰 선물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교황이 보낸 위로는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졌고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는 깊은 울림을 줬다. 교황이 전해 주고 간 마음의 선물은 오랫동안 용기가 되고, 힘이 되고, 격려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서로 벽을 치고 귀를 막았던 우리들이 아니었던가. 이제 권위를 내려놓고 상대를 배려하는 소박함의 소통을 가르쳐 준 교황의 축복에 우리는 실천으로 답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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