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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 출발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연하장이 돌고 돌면서 경자년 새해에 빼앗기고 기해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정말이지 세월은 유수 같고 바람처럼 오고가는 게 보이지 않으니 괜히, 내 마음이 바빠지는 건 365일 나를 지켜주며 일정의 공백을 채워주던 책상용 달력마저 아쉬움에 젖어 허전하게 보이고 있어 그러한지 몰라도 원고지 한 장도 무겁게 느껴지는 속마음이다.
한해의 시작이 씨앗이었다면 한해의 마지막은 결실로 보아야 할 것인데 이것들이 자연의 순리겠지만 인생의 길은 대개 그의 반대로 가고 있다고 나는 본다. 한해의 시작은 마냥 부푼 마음으로 오색찬란한 꿈과 소망 속에 멋진 미래를 설계해 보았지만 정작 한해의 끝자락에 서게 되면 대개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의 벽에 부딪혀 낙담하게 되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작년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울컥거려 년 초에 세웠던 다짐들을 더듬어 본다. 틈틈이 빛바랜 추억들을 정리하며 주기적으로 체력도 기르고 싶은 작은 소망들이 많았었다. 실패한 경험을 떠올라 두려웠지만 꾸준히 일기도 써가며, 걷기도 하고 가끔 뛰면서 내 다짐에 충실하려고 노력을 경주한다. 차츰 익숙해지며 평소 사물을 쉽게만 보아 오던 습관들이, 조금은 깊이 숙고해지는 버릇이 생겼고, 내 자신의 철학과 그리고 과거와 현재, 미래의 행적을 엮어 보려는 욕심에,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노력한 보람으로 필자는 16년 째 본지에 칼럼을 쓰면서 큰 자부심과 기쁨에 젖어 나의 건강도 챙겨왔다.
그동안 써온 한편 한 편의 칼럼들이 미숙했지만 겪어 온 사연들을 압축한 내 속 마음들이었다. 따라서 평정심 잃지 않고 쓴 생활 속의 이야기들이 구독자의 마음에 바로 전달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과 글 속에서 잉태한 내용들이 서로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람에 두고 써왔었다. 어찌 보면 나에 내면은 교만과 이기심이 가득 찬, 속물에 불과 한지도 모르지만, 인간은 서로 개성과 사고가 다르기에 조금은 고개 숙일 줄 아는 아량에서 인간적 향수를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젖어 반성도 해보았으며 조금 무른 듯 양보하며 살았으면 하는 생각을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여기까지 왔는가를 후회 해보곤 했다.
희망이 샘솟고 행복의 꽃이 곱디곱게 피어나기를 소망하며
눈물과 슬픔이 있고 미움이 있는 게 세상이다. 또한 웃음도 있고 기쁨도 있고 사랑도 있는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면, 구지 이를 악물고 세상을 이기려 하지 말고 세상사와 상관없이 행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또한 이것이 진정 삶을 즐기는 방법인지 되 짚어보며 살아간다면 우리에게 웃을 수 있는 기회는 언제든지 남아 있기 마련일 것이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고행이라지만, 서로 어우렁더우렁 뒤엉켜지면 인간의 깊은 정을 새삼 느낄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물위에 떠 있는 나뭇잎에서, 해탈의 지혜도 배우고, 산길에 누군가 달아 놓은 길안내 리본과, 등대가 반짝여 주는 의미도 삭여 가며, 노후의 삶을 재충전하는 기회로 삼고 가는 게 삶의 여정을 가는 길이라고 본다. 우리는 매년 새해를 맞으면 그랬듯이 무의미하게 보낸 지난해의 못 다한 마음을 새롭게 다짐을 갖는다. 그리고 언제나 우리에게 신선함과 기대감을 안겨 주고 있다. 2020년 경자년 여명의 둥근 해가 떠올라 내일을 비추고 있다. 찬란함이 피어오를 때마다 희망이 샘솟고 행복의 꽃이 곱디곱게 피어나기를 소망하며 아름다운 실직국 삼척, 동해가 번창되길 소망한다.
이 아침, 세상의 길을 알려준 글 한 조각이 생각난다. “세상이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부와 명예이지만, 세월이 나에게 물려준 유산은 정직과 감사 그리고 애정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소만보다는 자식의 미래와 소망을 걱정하는 나이라면, 이제부터는 우리지역의 희망을 예찬할 나이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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