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교에서 주창하는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란 말이 있다. 인의예지신은 한나라의 동중서라는 사람이 이전에 맹자가 주창한 인(仁)·의(義)·예(禮)·지(智)에 신(信)의 덕목(德目)을 보탠 것으로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은 인간이 지켜야할 5가지 기본덕목으로 오상(五常)이라고도 한다. 삼강오륜과 함께 유교윤리의 근본을 이루고 있는 말이다. 유교에서 주창하는 인의예지신이나 삼강오륜은 유교가 도입된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우리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런 사회질서의 버팀목인 인의예지신이나 삼강오륜이 민중이 아닌 사회 지도층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사회질서 붕괴가 우려되고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런 현상이 정치, 사회 지도층에서 조금씩 눈에 띄기 시작했지만 최근 들어 더 심해지고 있다. 최근 정치권이나 사회지도층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말장난)를 지켜보면 과연 동방예의지국인 우리에게 예(禮)란 것이 존재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 심각한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는 필자의 판단이다. 삶에 찌들어 허덕이는 민중들이야 먹고살기에 바빠 간혹 입에 담기조차 싫은 소리를 내뱉을 수도 있으나, 속칭 가방끈도 길고 삶도 민중보다 넉넉한 그들이, 민중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그들이, 사회질서에 가장 기본인 예를 도외시한 행위와 언어를 다반사로 사용한다는 자체는 그나마 우리 내면에 흐르는 유고적사상덕에 유지되고 있는 사회질서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들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 더불어 천년고도라며 예를 중시하는 우리고장에서도 예(禮)의 실종 현상이 여러 계층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중앙보다 더 심각하다는 필자의 진단이다.
먼저 중앙정치에서 실종된 예의 경우를 보자. 지금 야당 초선의원이나 시민단체 또는 종교단체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쏟아내고 있는 험한 말들을 보라. 인간이면 갖추어야할 가장 기본덕목인 예(禮)는 아예 없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고사하고 저주에 가까운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들어 귀태는 물론이고 심지어 원수라고 까지 표현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성에게 해서는 안 될 말까지 여성대통령에게 하는 것을 보면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다. 아무리 선거 때 상대편에 있었고 또한 사상이 다르다 해도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다.
아주 오래돼 일로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고 노무현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여·야 정치권 인사들을 청와대에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던 일이 있었다. 그때 TV 뉴스화면에 청와대에 초청된 정치권인사들과 노무현 대통령이 오찬장에 함께 입장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때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보다 한발 앞서 걸어가는 모습이 TV 화면에 포착되자 당시 여당이나 국민들은 최 대표의 돌출행동에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강하게 비판했었다. 또한 임기를 마친 DJ를 향해 최 대표가 “햇빛 정책은 이적행위”라고 비판하자 당시 여당 의원들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야당 대표가 할 소리가 아니라며 전직에 대한 예를 갖추라고 비판했었다.
그런 야당이 지금 어떤 모습으로 변했는가. 현 대통령이나 전 대통령에게 예의는 고사하고 인격적으로 모독하는 일이 다반사로 하지 않는가. 이래서 되겠는가.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우리가 존중해 주지 않으면서 어느 나라 누구보고 대통령을 존중해달라고 하겠는가. 이러니 일본 산케이신문이 치졸한 기사나 내보내 우리를 우롱하고 있지 않나.
중앙만 그런가. 아니다 우리 지역사회도 마찬가지다. 유교적 사상이 머릿속에 박혀있는 옛 삼척지역 토박이들 한데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후 현직들에 대한 예우 부재현상은 심각하다. 6·4 지선에서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이나 도·시의원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심각하다. 선출직 고위직 인사를 직위가 아닌 이름을 공공장소에서 호명하지 않나 또는 당선된 인사 면전에 두고 자질이나 취임시기를 고려한 인격적 모독도 서슴지 않는 것을 보면 정말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물론 선거기간 중 그들과 대립관계에 있었다고 현직에 대한 예를 갖추는 것은 인간의 기본 상식이다.
아직까지 우리의 정신적 지주는 유교사상이다. 그런데도 배울 만큼 배우고 사회적 지위에 오른 그들이 어린애들이나 할 정도의 말장난을 일삼고 있는 것을 보니 너무나 한심스럽다. 사회기강이 무너져 지금의 폭력사태(학원, 군)가 왔다고 지적하지 말라. 그들 자신이 사회 질서와 기강을 무너트리는 행위로 인해 어린 사람들이 보고 배워 이런 혼란을 맞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는가.
사람이 사람을 대할 때 그 사람에 걸 맞는 예우를 해주는 것이 기본상식이다. 이는 그 사람과 그의 위치를 존중해주는 의미이며 또한 자신의 품격을 상대에게 어필함으로서 그 사람도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하는 일종의 사회적 행위이다. 또한 예를 갖춘다는 것은 자신에게 품격이 있음을 알리는 행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자신이 스스로 나는 품격 없는 사람이요 라고 만천하에 홍보하는 꼴이다.
/동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