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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비경의 산들과 명사십리 해수욕장 등 피서지 그리고 예의 바르고 마음씨 착한 사람들이 사는 곳 삼척. 삼척경찰서로 부임한지 벌써 반년을 지나고 있다. 반년의 시간동안 관할하는 지역내 거의 모든 곳을 치안을 살피느라 다녀왔다. 특히 아름다운 고장 삼척시 가곡면에는 비경을 자랑하는 웅장한 “덕풍계곡”이 있다.
예부터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신라 진덕왕 때 의상대사가 나무로 만든 기러기 3수를 날려 1수는 울진 불영사에 떨어지고, 1수는 안동 홍제함에 날아가고, 또 1수는 덕풍용소에 떨어져 그로 하여금 천지개벽이 일어나 오늘과 같은 기묘한 산수의 조화를 이루었다고 한다. 그만큼 덕풍계곡의 풍광이 빼어나 지금까지 구전되어 오는 이유일 것이다.
이 계곡을 둘러보면 ‘구전하는 말이 허풍이 아니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어 지인들에게 SNS를 통해 자주 이곳의 비경을 소개하곤 한다. 그래서인지 계곡이 아름답다는 소문은 널리 퍼져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철이면 전국에서 산악회,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보기에도 눈이 탁 트이고, 듣기에도 귀가 시원한 계곡을 찾아 이곳 덕풍계곡으로 몰려온다.
계곡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일상의 피로와 지친마음을 달래기 위해 명산계곡을 마음껏 즐긴다. 그런데 청정계곡 속에서 그들은 마음껏 즐긴 나머지 계곡에 온갖 쓰레기 더미와 머문 흔적들을 남기고 돌아가 푸른 계곡을 병들게 하고 있다.
의상대사가 기교를 부렸던 덕풍계곡에서 피서객에 의해 버려진 쓰레기가 여기저기 마구 나뒹구는 것을 보고 있을 때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아려오고 눈살마저 찌푸리게 된다. 백발노인 여럿이 뙤약볕 아래 굽은 허리를 더 깊숙이 숙여 손으로 쓰레기를 주어 담는 모습을 볼 때 의상대사가 괜히 이곳에 왔다갔나 싶은 생각이 들어 무척이나 씁쓸하다.
청정 계곡을 찾아온 피서객들은 자손만대 자연유산을 전하려는 마을 노인들의 수고로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곡을 즐기는데 여념이 없나보다. 이는 비단 덕풍계곡만이 앓고 있는 몸살이 아니리라. 전국의 명산계곡을 비롯한 바다, 산, 강 등의 피서지에 ‘쓰레기투기금지’라는 경고문구가 무색하게 쓰레기들이 너저분하게 있는 모습이 담긴 화면이 연일 방송에 보도되고 있다.
덕풍계곡을 비롯한 공유자원은 한 사람이 소비하는 만큼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이 줄어드는 ‘경합성’과 소유권이 정해져 있지 않아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사람들의 소비를 차단하지 못하는 ‘비배제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마르지 않는 샘‘처럼 공유자원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결국 생물학자 가렛 하딘(Garrett Hardin)이 언급한 ‘공유지의 비극’이 나타나게 되고 급속하게 파괴될 것이다. 지자체마다 캠페인을 벌리는 등 각종 기발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넘쳐나는 쓰레기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법제상으로는 종량제 봉투 미사용 투기, 불법 매립, 불법 소각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이를 단속할 인력이 부족할뿐더러 실시간 감시는 더욱 불가능하다.
특히 현장에 투기자가 없는 경우 CCTV와 타고 온 차량 등의 정보를 토대로 투기자를 역추적 하자니 감수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 크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가정과 학교교육을 통해 사회규범을 학습하게 되고 스스로 규율을 내면화하여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간다.
이제는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을 ‘나부터...’라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전환할 때이다.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지 말고 지정된 장소에 버려 계곡을 잘 관리하고 보존해 소중한 자연유산으로 후손에게 고스란히 물려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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