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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도계광업소에서 실습할 때였다. 석공 사무실 하단 계단으로 내려가면 우측에 세워진 간판이 있었다. 이 간판을 제작하신 분이 바로 이길동 측량계장이 그림을 그려 놓고 훌륭한 글 한 줄까지 써 놓은 게 있었다. 흰 수염을 곱게 기르신 노인의 모습이 50년이 지난 지금도 눈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주먹을 힘차게 쥐고 검지를 앞세우고 “ 당신은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하였는가”
시간이 지나가면서 수많은 변화의 곡선을 그려 놓은 현재 1970년대를 맞는 그 때처럼 도계읍은 부흥의 단추를 채웠는지, 아니면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지 역사를 뒤집어 보고 싶었다.
과거나 현재나 변함없다는 건 탄광이 가행되고 있다는 것 외는 달라진 게 없을까? 있다면 강원대학교가 생기 넘치는 젊은 학생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으며, 자동차가 사람보다 더 많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내 어릴 적 부모님 따라 도계 5일장터에 가면 사람에 부대껴 내 발걸음을 제대로 옮길 수 없었고, 국밥집은 인산인해, 호떡집은 말 그대로 호떡에 불이 날 정도였고, 우시장에는 황소들이 주인오기만을 기다리며 워낭소리를 낸 그 때가 도계읍의 호화 경기였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은 죽을 맛을 솥단지에 끓이는 주모의 한숨소리가 도원동 골목을 누비고 지난다고 글을 엮어도 될까!
5일 15일 25일만 치루는 통리 5일 장날에 가보면 우리가 겪었던 70년 후반의 장날과 같이 변화의 톱니바퀴를 돌리고 있고 때로는 38호 국도 심포리 고원휴게소까지 차량이 밀려 도계에서 통리까지 약 40여 분이 소요될 만큼 통리장터는 그야말로 호루라기를 불어주는 교통경찰 수신호의 동작이 부럽기만 하다. 우리지역 탄광촌의 경제회생은 사자성어처럼 개과천선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싶다.
게으름과 매너리즘, 그리고 비관적 시각과 위선도 사람의 무의식에 깊이 뿌리를 내리므로 결국 그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듯이, 국가 경제 부흥의 초석이 된 석탄산업의 중심지였지만 거듭된 폐광으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태백 철암지역에 문화를 바탕으로 한 도시재생사업이 진행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동원하고 있었다. 철암-역사, 문화장터 만들기, 프리마켓 행사가 지난 6월 22일~23일 이틀간 철암 탄광역사촌과 철암 쇠바우 문화장터, 철암역 일대에서 펼쳐졌다.
우리지역 청사진은 어떤 것인지 보고 싶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마켓이 아닌 지역의 유산과 문화, 예술 등이 오고가는 마켓이라는 의미를 담아 블랙마켓이라는 명칭으로 진행시켰다. 그뿐인가, 가행탄광인 태백시 장성동의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를 살아있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려는 태백시의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태백시는 올 2월부터 펼쳐오고 있는 장성광업소 시설물 전수 조사와 학술 용역을 오는 8월까지 완료한다고 매스컴이 담았는데. 올 9월부터는 용역 결과에 따른 발굴사료 등록문화재 등재를 준비하고, 내년 1/4분기 중 문화재청에 등록문화재 지정을 신청할 방침을 덧 붙였다. 특히 장성광업소 시설물 중 철암동의 철암역 선탄장은 2002년 등록문화재 제21호로 지정되었지만 2021년부터 세계 문화유산 지정 추진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한편 세계 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 신청 절차 등에 나서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지역의 청사진은 어떤 것인지 보고 싶다. 인간이 행복하게 사는 길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금까지 각자가 얽매였던 틀에서 잠깐 생각과 시선을 돌려본다면 다른 꿈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가진 어느 한 부분을 나누어 작은 정성이나마 이웃을 위해 쏟아 부으면 우리지역이 새롭게 변화될 것이다. 경제적, 육체적으로 어렵거나 능력이 다소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과 서로 손을 마주 잡고 미래를 향해 설계해 보자.
테레사 수녀나 슈바이처 박사 같은 나눔은 아니더라도, 내 마음을 열어 내미는 작은 손길이 닿는 여린 얼굴들을 위해 봉사한다면 해맑은 미소가 머물 것이고 그러다보면 오늘 하루의 삶이 내일을 위한 자양분으로 축적될 때 지역은 활성화가 된다. 일을 즐기는 사람만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고, 나누는 삶을 즐길 수 있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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