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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주논단/ 진폐협회 통합에 대한 고견
이희탁 논설위원  |  lht47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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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27  18: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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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근간에 진폐협회 상호간에 통합하면 어떻겠냐는 의사를 몇 번 듣고 많은 것을 생각했다. 어디서 어떤 순서를 앞세워 이 문제를 꺼내 놓아야 하는가를 고민했었다. 정말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 팽개칠 상황도 아니라서 문제를 꺼내 보았다.
혁신은 가까운 곳에서 시작된다. 내가 사는 곳에서, 내가 직접 느끼는 문제들을 바꾸거나 해결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터가 더 나은 공간으로 바뀌고, 우리의 공동체가 더 건강한 관계로 바뀌는 것을 추구할 때, 그리고 이것을 단순히 추상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구체적인 계기와 활동을 조직하고 수행할 때 변화는 시작된다.기술은 발달하고, 세상이 바뀌고 있다. 다른 한편, 세상은 그대로이다. 겨울은 가고 봄이 온다. 꽃은 피고 진다. 사람은 태어나고 죽는다.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 사이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그리고 바로 그 사이에서 변화와 혁신은 시작된다. 변화와 혁신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온전하게 하루하루를 살아 내는 개인만이 가능하다. 비록 주어진 환경과 조건이 공평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살아갈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차이가 드러나는 서로 다른 조건 위에서 비로소 변화를 위한 혁신은 시작된다는 사실이다.한때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바뀌지 않는지 궁금한 적이 있다. 이젠 조금은 알 것 같다.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의 사이에서, 서로 다른 조건의 사이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내일 더 나은 사람이 되는 유일한 길이다. 그 사이를 깨닫는 것이야말로 축복이다.
하기야 투쟁도 아니 하면 우리를 알아나 주겠냐마는 어떤 조건과 요구 사항이 무엇인가를 구분해서 요구한 후 그것이 반영되지 않을 때 협회들이 목소리를 모아야 뭔가를 얻게 되는데 단독 프레이와 또는 몇 단체들이 연합회를 구성해서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해서, 어느 단체를 비아냥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분노이다
협회는 나름대로 운영하고 회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발전해가고 있다, 어느 협회가 투쟁해서 얻어 온 것을 가만히 앉아서 얻어먹는 협회가 있다는 발언은 삼가해야한다.
아주 오랜 된 옛날이야기를 꺼내 놓고 시작해 보기로 한다. 공양미 삼백 석에 팔려간 딸이 임당수의 제물이 된지 3년, 심봉사가 사는 도화동엔 심청의 효행을 기리는 비석이 세워졌지만 심봉사는 여전히 앞 못 보는 불행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도 뱃사람들이 과외로 준 돈을 굴려 세간 살이 늘어나고 집터의 경계선도 넉넉해지고 삶의 질이 높아지는 어촌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낙엽처럼 허전해지는 탄광촌 현실을 다듬어 본다면 통합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하늘 두 쪽 뒤집어쓰고 막장에서 일한 노병을 위해서라면

요즘 말대로 시쳇말로 등 따습고 배부른 팔자 되자 심봉사는 공연하게도 동네 과부 집을 찾아다니며 선웃음 풍장 담을 해대는데 이 대목을 신재효의 판소리 심청가는 이렇게 엮어댔다.
장님 혼자 사는 집에 돈 두기가 미안키에 후원에 땅을 파고 돈 천이나 묻었더니 이번에 구멍 뚫고 가만히 만져보니 꿰미는 썩어지고 삼노에 돈이 붙어 한 덩이를 만져보면 천연한 노래 가락이 귀를 즐겁게 하지만 까놓고 보면 알맹이는 없다는 뜻이다.
진폐 협회간의 통합도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회원들의 가려운 등을 잘 끓어줄 수 있다. 말로만 통합하면 잘 될 것이라는 오만한 생각은 화를 자초할 뿐이다. 
심청가 가사 중에 이런 가락을 보면, 쌀 묵으니 우습더구. 벌레가 집을 지어 한 되씩이 엉겼는데 올 어장이 어찌 될꼬. 갯가 사람 빚 준 돈이 그럭저럭 천 여 냥, 고기를 잘 잡아야 수세가 탈 없을 새, 어린 딸이 얻어오는 동냥으로 겨우 겨우 주린 배를 채우던 시절을 까맣게 잊어버린 꼴이 되었다고 꼬집은 대목이 될 수 있다
프랑스에서 장애를 갖고 태어나 휠체어를 타야 했던 샤를로트 드 빌모양 그녀는, 2015년 휠체어 탑승 차량을 알아보다가 엄청난 비용에 포기하면서 이런 말을 화살촉에 달았다. 뭔가 옳은 일이 이뤄지길 바란다면, 당신이 직접 하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통합은 지역민들의 숙원일지도 모른다. 막장에서 하늘 두 쪽 뒤집어쓰고 일해 온 광부들을 위해서라면 따뜻한 사랑과 자존심이 프라하의 봄처럼 인권을 향해 언제쯤 달려올지 기다림에 목을 놓고 긴 사슴이 되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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