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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주논단/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아니한 것
이희탁  |  lht47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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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07  15: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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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와 참나무가 있었다. 어느 날 참나무가 버드나무에게 물었다. 너는 왜 그리 약하냐? 바람만 불면 가지가 휘어지고, 쓰러질 것 같으니 그런 몸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니?버드나무가 대답했다. 힘이란 자랑하는 것이 아니야. 우리 조상들은 항상 뽐내지 말고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쳤단다.

그 때 마침 거센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버드나무는 여느 때처럼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휘어졌다. 그러자 참나무는 버드나무를 비웃으며 보란 듯 뻣뻣하게 몸을 추켜세웠다.버드나무야, 나를 보아라. 그 때였다. 세찬 바람이 불어와 꼿꼿한 참나무를 두 동강내고 말았다.어지러운 이 난국에 하필 이 흔한 동화가 떠오르는 건 어떤 의미를 주는가?

우리는 사람의 마음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상대방의 마음도 읽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음은 반드시 보인다. 마음속으로 결심하지 않고 행동에 옮기는 일이 있는가. 그러니 하는 짓을 보면 당연히 마음이 보이는 것이다. 전기는 보이지 않지만 밝은 전등을 통하여 전기의 존재는 보인다.

바람은 보이지 않지만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을 보아 바람의 존재를 안다. 사랑은 보이지 않지만 사랑하는 자를 통하여 사랑을 느끼고 그리움은 보이지 않지만 그것이 얼마나 뼈 속 깊이 파고 드는 고통스러운 것인가를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 사이에는 인식의 차이가 존재한다.

우리 삼척지방에 또 하나의 갈등이 시작되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해 지고 있다. 원전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이 서로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소의 건설과 유지에 관련된 이 가혹한 현실은 남의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20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고 앞으로 2024년까지 14기를 더 건설할 예정이다. 지금 우리 삼척과 경북 울진·영덕의 지역 유지들 중심으로 원자력유치협의회 같은 단체가 만들어져 서로 우리 고장으로 유치하려고 경쟁한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현지 취재에 나갔던 모 신문사 기자는 어느 할머니가 내 놓은 이런 말을 전했다. 보상받은 돈으로 편히 살다가 자식들한테 좀 물려주면 얼마나 좋으냐. 할머니는 평생 꿈꾸지 못했던 돈을 만질 기회를 잡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담보로 내놓겠다는 뜻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 할머니의 말을 잘 해석해 보면 원전결사 반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진정 무서운 것은 지진 해일에 의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자본주의 침탈구조에 의한 인간성 파괴임이 분명하다. 현미경이 발명되기 전까지 인간은 미생물의 존재를 몰랐지만 박테리아도 몰랐다. 그러므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없다고 말하던 인간의 태도는 상당한 수정을 요구받게 되었고, 그러한 편견은 무지에서 온다는 사실도 인정하게 되었다.

주민들의 속마음을 알 수 없는 건 당연지사이기에 찬반 투표에서 못다 이룬 결과를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여 주었기에 신임 삼척시장이 선출되었다고 보여 진다. 하지만 여기에도 물론 과학의 공이 크게 자리하고는 있지만, 반대로 과학의 재앙도 엄청난 것들도 나름대로 찰라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사실로 보여 진다. 하늘의 신 역시, 절대자의 존재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아직도 존재영역이 과학이 아니라 철학적 논쟁에 속하고 잇을 것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고 믿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인간의 모순이 속속 드러나면서 신의 존재조차도 단언키 어려운 게 삼척원전 찬반 논쟁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까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과의 차이에서 무와 유를 결정지어왔다. 그러나 무란 없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란 사실이 더 맞을 것이다. 처음부터 무가 존재하였다면 유와 무는 영원한 이원론적 개념이 될 것이다. 마치 선과 악이 영원히 평행선을 긋는 이원론적 존재이기 때문에 세상은, 인간은 선과 악의 치유 불가능의 갈등 속에 영원히 존재한다는 전제와 같은 것과 같다. 지금까지 철학과 과학은 영원한 평행선을 그려왔으며, 하나는 이념이나 방법론으로, 다른 하나는 실증학문으로 존재해왔다.

그러나 철학적 논증과 과학적 실증을 거치지 않은 진리로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삼척 원전 찬반일 것이다. 자세한 법리 검토를 위해 찬반 투표를 유보한 것이 어쩌면 한 발짝 앞서 가는 것으로 보여 진다. 신임 삼척시장의 깊은 고뇌와 무거운 짐을 우리 주민은 함께 나누어 갈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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