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 관련 집단소송 불허가 원심(서울고법) 파기‘회사채 매수’ 사기 피해자, 소송 4년만에 심리
대법원이 '동양그룹 사태' 피해자들에게 집단소송 가능성을 열어줬다. 집단소송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한 원심 결정을 뒤집은 것으로, 피해자들이 소송을 낸 지 4년 만에 본격적인 집단소송 심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A씨 등 1254명은 동양그룹이 2012년 3월부터 8월까지 발행한 회사채를 매수했다가 피해를 봤다. 이들은 "회사채의 증권신고서 및 투자설명서 등에 중요사항이 빠져 있거나 허위로 기재됐고, 회사 측은 부정한 수단 등을 사용해 회사채를 판매했다"며 동양그룹과 회사채 매수 모집사무를 주관한 옛 동양증권(유안타증권)을 상대로 2014년 집단소송을 냈다.
1심은 “동양증권 회생절차에 손해배상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지 않아 채권이 실권됐다”며 일부 피해자들의 신청을 각하하고 나머지 피해자 역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소명을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단소송 불허가’를 결정했다.
2심은 집단소송을 낸 사람들의 대표격인 대표당사자 중 일부가 법이 정한 대표당사자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소송을 허가해 달라고 신청할 수 없다면서 1심 결정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5일 A씨 등 1254명이 낸 증권관련집단소송 허가신청 재항고사건(2017마5883)에서 불허가 결정을 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대표당사자는 복수일 필요가 없다”며 “대표당사자 중 일부가 집단소송의 구성원에 해당하지 않게 됐더라도 다른 대표당사자가 그 구성원으로 남아 있는 이상 집단소송을 허가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서울고법은 집단소송 구성원의 범위를 새로 정한 뒤 소송을 허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송을 허가하면 소송 절차가 시작되며 동양그룹과 옛 동양증권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는지를 본격적으로 따지게 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2004년 1월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이 제정됐지만, 소송허가 요건의 불명확성, 선례 미비 등으로 활용 자체가 미미했다”며 “선례가 없고 학설이 대립하던 영역에서 증권관련집단소송의 소송허가 절차를 명확히 해 입법의 불비로 인한 소송절차의 불확실성을 제거함으로써 증권관련집단소송의 신속과 원활을 도모하고 절차적 낭비와 무용한 절차의 반복을 방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제의 현재현 동양그룹 전 회장은 지난 2016년 9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7년 선고를 확정받았다 정진석 전 동양증권 사장, 이승국 전 동양증권 대표 등과 공모해 2013년 2월부터 9월까지 상환능력이 없으면서도 1조3032억원 어치의 CP와 회사채를 발행해 9942억원을 지급불능 처리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지난해 1월 구속기소됐었다.
동양파이낸셜대부 등 다른 계열사가 동양레저 등 CP와 어음 6231억원어치를 매입토록 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도 받았다. 현 전 회장은 동양시멘트의 주가를 조작해 12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277억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취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추가 기소됐다.
서울대 법대 출신의 법조계 검사 출신으로 한때 재계순위 20위권 재벌 총수였던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67·수감중)이 20016년 9월 댇법원에서 7년 선고를 받고 복역중이다. 같은해 법원으로부터 파산 2013년 주도한 기업어음(CP) 발행 사기의 피해자 남모씨 등이 낸 파산 신청이 수용돼 동양그룹은 물론 가정도 몰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