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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주논단/ 어쩌자고 선거 공천과정에서 흠집 냈을까?
이희탁 논설위원  |  lht47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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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11  15: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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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우리지역 (동해, 삼척, 태백) 선거구에서 단 한 명의 단체장도 당선시키지 못했다. 유효 슈팅 제로의 참담한 패배를 맛보고 말았다.

경선 할 때부터 괜한 잡음이 있었고 경선 후 탈당이란 카드 론이 지역을 어지럽혔다.
경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면 무소속으로도 출마하지 못하도록 자물쇠를 채워둬야 하는데 시장후보가 시의원로 출마하고 도의원이 시의원으로, 그리고 시의원 경선에서 떨어진 자가 탈당하고 무소속 시의원으로 출마하는 사례가 지역 민심을 잃게 했다고 본다.

한국 불교계의 대표적인 선지식인 고우 스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황새 다리를 잘라 뱁새에 붙이는 식의 절충이었으니 애초 성공을 기대하는 게 무리였을지 모른다. 쉽게 말하자면 ‘사쿠라’란 표현을 뜻하는 격이다. ‘사꾸라’란 여기 와선 이 사람 편인 척, 저기 가선 저 사람 편인 척 애매하게 구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본래는 벚꽃을 뜻하는데 이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본래의 의미보다는 변절자 사기꾼의 뜻으로 더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말고기를 ‘사꾸라니꾸’라고 하는데 말고기의 색깔이 벚꽃과 같은 연분홍색이기 때문이다. 한데 변절자라는 뜻으로 변한 사꾸라의 어원을 보면, 소고기인 줄 알고 사서 먹어 보니 말고기였다는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정치인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자만심이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도 선수(選數)가 더해지면 본인도 모르게 목에 힘이 들어간다. 목이 빳빳해지면 그 순간부터 표 떨어지는 건 시간문제다. 의정활동을 오래 하다보면 자신은 안 그런 것 같이 느끼지만 유권자 눈에는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 걸로 보인다. 남의 말이나 충고도 듣기 싫어한다.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과신하기 때문이다. 처음 당선될 때의 올챙이 적 초심을 잃어버린다.  

정치인들은 유권자의 마음을 얻어야 하므로 겸손은 불문가지다. 한강수는 도도하게 소리 없이 흘러가지만 얕은 도랑물은 쫄쫄거리며 요란하다. 이번에 실패한 후보는 낙선원인을 자신 탓으로 돌리는 게 옳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공지지 속에서 민주당이 아닌 민주평화당이나 무소속으로 당선된 단체장을 보면 그 해답이 나온다.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줬다. 한결 같이 겸손하며 내공이 깊은 후보들이다. 스스로를 잘 들춰내지 않는다. 

민주당 후보들은 대통령 국정운영에 덕을 보았는데

누운 풀처럼 자신을 한 없이 낮출 줄 안다. 불경 잡보장경에 나오는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겁게 사는 사람들이었다. 한마디로 겸양지덕을 실천했다. 선거판에서 승리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겸손이었다. 민주당도 마냥 승리에 도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인기는 한낱 뜬구름과 같기 때문에 언제 역전될지 모른다. 도민들이 또 민주당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낸 건 문재인 대통령한테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였다. 

후보가 잘해서가 아니라 문 대통령이 워낙 안보분야에서 국정운영을 잘해 그 덕을 민주당 후보가 본 것이다. 정치인들이 겸손하지 않고 거들먹거리면 한방에 훅 간다.

헌법학자 김철수 교수는 사쿠라를 이렇게 말했다. 우리 대통령제 정치 현실에서 제3의 정당 출현은 쉽지 않다. 출현한다고 해도 사꾸라라고 비판되어 결국 여야의 큰 정당에 흡수되는 경향을 보였다. 유신 시절인 1970년대 중반에 신민당의 소석(素石) 이철승 대표가 중도통합론을 들고 나왔다가 사꾸라라는 거센 비난을 받은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겠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더불어 1970∼80년대 한국 야당을 이끈 주역이었던 소석은 이후 정치 수명이 다하면서 쓸쓸히 정계를 떠나야 했다.

이번 6.13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더불어민주당으로 입당한 의원들 마음은 지역을 위해 열심히 해보겠다고 입당한 만큼 결실을 맺어주길 바란다. 

인생사가 자기 뜻대로 항상 잘 나갈 수는 없다고 하지만 풍파는 늘 만날 수 있기 마련이다. 자업자득과 인과응보, 그리고 ‘출이반이’란 말이 있듯이 좋은 일 나쁜 일이 결국은 모두 자기 자신에 의해서 만들어지기 마련이니 의원의 신분으로 주민을 섬기는 자세를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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