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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의 사상자를 낳은 강원도 최전방 GOP 총기 난사 사고에 이어 지난달 28일 발생한 “관심사병” 2명의 영내 자살사건 등의 파문이 체 가라앉기도 전에 또다시 국민들을 충격과 비탄에 빠뜨리는 군 인사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월 경기도 연천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육군 28사단 포병연대 의무대에서 발생한 사망사건으로 피해자 윤모 일병이 선임사병들로부터 전입 후 5개월 동안 상상도 못할 별의별 가혹행위를 당하다 결국 사망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군(軍)당국은 윤 일병 구타 사망사건이 지난 4월에 발생했으나 그동안 쉬쉬하고 있다가 모 언론 특종 보도에 이어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이 있자 마지못해 윤 일병 사망사건을 밝히면서 ‘재조사하니, 가해자 적용죄목 변경을 하니’ 하며 어물쩍 넘어가려는 군 당국의 행위에 비난의 여론이 들끓고 있는 실정이다.
군 당국의 윤 일병 사망사건 발표내용을 들은 필자도 귀를 의심케 할 정도의 비인간적인 행위에 치가 떨리는데 하물며 가해자들의 가혹행위는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단순 사고처리를 한 군 당국의 처신을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나 또 보내야 하는 부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이 밝은 세상에 적군도 아닌 아군인 선임사병에게 맞아 죽는 사태를 수수방관하는 당국의 처신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굳이 필자가 거론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 것이다.
필자는 구타가 어느 정도 용인되는 시절인 80년에 군(공병 병과)생활을 시작해 83년 1월에 제대를 했지만 이 정도로 선임사병에게 얻어맞는 군(軍) 생활을 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공병 병과는 일과시간 대부분 작업현장에 있다 보니 일석점호 전후로 하루일과를 평가(?)하는 형태의 구타는 거의 매일 있었다. 또한 야간근무 시 선임사병의 장난기 섞인 얼차리와 가벼운 구타정도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비인간적이고 집단적인 지속적인 구타행위는 전혀 없었다. 어쩌다 점호 시 구타 행위 적발을 위한 사단급의 불시검열에 대비해서라도 윤 일병 같은 경우의 구타행위는 전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밝고 투명한 사회에 그것도 끈끈한 전우애를 강조하는 군에서 이런 형태의 비인간적인 구타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었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사건개요를 다시한번 살펴보자. 선임사병의 구타로 숨진 윤모(23) 일병은 여러 선임사병들로부터 지난해 12월 전입오자마자 오전 3시까지 기마자세로 서 있게 하는가 하면, 치약 한 통을 통째로 먹이기도 했으며 또한 누운 상태의 윤 일병에게 물을 부어 고문하고 내무반 바닥의 가래침까지 핥아먹게 했다고 한다. 또한 성기에 안티푸라민을 바르는 성추행도 했다. 사고당일 윤일병은 내무반에서 동료들과 냉동식품인 만두를 나눠 먹다가 선임사병에게 폭행당한 뒤 기도가 막혀 병원에서 숨졌다. 윤 일병 사건을 보도한 채널A의 이언경 앵커의 말을 빌리자. 그녀는 뉴스보도에서 “윤 일병은 죽을 때까지 15분마다 한 대씩 맞았다”고 표현했다. 이게 인간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당정협의 회의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을 불러놓고 하는 말 “치가 떨려 도저히 말을 할 수 없다. 당신은 자식도 없냐.”고 했다. 김 대표 지적에 장관은 당연히 묵묵부답.
군 당국은 어쩌다 일어난 돌발적인 사건으로 치부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모든 군 내무반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변명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사건이 한 두건도 아니고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전역사병들의 증언을 본다면 이것은 근본적으로 심각하게 생각해야할 사인이다. 국민이 우려하는 것은 이런 일들이 아직도 일부 내무반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데 단지 밖으로 알려지지 않을 뿐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은 불안하고 사건을 감추기에 급급한 군 당국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또 국민들의 요구한 선임사병의 살인죄 적용은 당연하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이러한 가혹행위가 어떻게 5개월이라는 긴 시간동안 내무반에서 벌어지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간부들이 모르고 있었느냐 하는 점이다. 정말 모르고 있었다면 이는 직무유기에 해당된다. 따라서 사단장, 연대장과 대대장 등 일부 간부들만의 보직해임만으로는 이번 사건의 해결책이 안 된다. 간부들이 언제 어떤 형식으로 보고를 받았는지, 보고를 받았다면 어떤 조처를 취했는지 등을 철저히 수사해 범법행위가 드러나는 대로 전원 단죄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한민구 국방장관 취임 이후 “인격존중의 병영문화와 생산적 군복무”가 주요 추진과제에 들어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는 이것이 그저 구호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군이 병영문화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과감한 대책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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