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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새해를 맞아 피어 오른 여명을 보며 무술년 한해의 안녕을 기원했다.
많은 동물들이 오랜 기간 동안 인간과 함께 생활해 왔지만 스스로 사람이 좋아서 같이 생활한 동물은 개가 유일하다. 개는 인간을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하기도 하며,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이기도 하다. 그리고 가끔씩은 인간이 개들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기도 했다는 문헌도 있다.
고고학자들은 호모사피엔스가 살던 아주 오랜 옛날부터 개들과 사람의 유대 관계가 존재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중동 지역에서 발견된 약 1만 2000년 전 강아지의 화석은 주인과 함께 매장돼 있었는데 애정을 담아 쓰다듬는 주인의 손길이 눈길을 끌었다.
김민규 충남대학교 동물자원과학부 교수의 글을 참조하면, 우리나라에서도 개에 관련된 전설이나 설화가 많이 존재한다고 했다. 일례로 임실군 오수면의 의견(義犬)은 삼국유사에까지 기록될 정도로 유명하다. 김개인이라는 사람이 기르던 개로, 주인이 들판에서 잠든 사이 주위에 불이 나자 자신의 몸에 물을 묻혀 불을 끄고 자신은 희생됐던 이야기다.
옛 초등학교 교과서에까지 실리기도 했는데 오수 지역에 가면 이를 기리는 의견비와 의견공원이 있어 우리 조상이 예부터 개와 관계가 돈독했음을 보여 준다. 특히 삽살개와 진돗개는 사람들의 보살핌으로 우리의 조상과 삶을 같이해 온 자랑스러운 토종견으로 자리하고 있다.
사람이 죽으면 백(魄·사람의 생장과 오관을 주관하는 음의 기운)은 인체와 함께 흙으로 돌아가고 혼(魂·사람의 정신 작용을 주관하는 양의 기운)은 하늘로 올라간다고 한다. 혼백이 함께 있으면 살아있지만 혼백이 흩어지면 죽는 것이다.
하늘은 혼을 주관하고 땅은 백을 주관하는데 혼은 하늘의 영역에 머물다가 땅의 백과 만나서 다시 태어난다고 전한다. 살아서 덕을 많이 베푼 혼이면 땅의 귀한 백과 코드가 맞고, 죄를 많이 지은 혼이라면 땅의 천박한 백과 코드가 맞아서 다시 태어날 때 부귀빈천이 엇갈리게 된다는 것이다.
개띠 술(戌)은 죽음과 관련이 있는 기질로서 온갖 잡스러운 정령이 모여 있는 집에 비유된다. 따라서 개는 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귀신을 볼 수 있고 그것으로부터 주인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삽살개의 이름 중 삽은 액을 막고 악귀를 퇴치하는 기능을 갖는 도구를 이르는 말로, 삽살개는 귀신이나 액운(살·煞)을 쫓아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삽살개는 귀신이나 액운을 쫓아낸다는 뜻
십이지신상에서도 개의 머리를 한 관세음보살이 한 손에 도끼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칼을 잡고 있는 모습은 귀신의 발호를 위협해 응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느 고고학자는 그의 저서 인간의 가장 최고 친구에 대한 새로운 고찰에서 개의 봉사 정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개들은 우리 인간이 사랑스러워서 우리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조상인 늑대들이 서로 간에 헌신할 수 있었던 그 힘을 그들, 즉 개에게 물려주었기 때문이다.
역사속의 무술년에는 어두운 면만 있는 건 아니다. 우리의 세종대왕께서 1418년 무술년에 왕위에 오르셨던 것이다. 사망과 재난으로 얼룩진 무술년의 불명예를 세종 같은 성군이 등장함으로써 말끔히 씻은 기분이다. 丁酉年은 태어나고, 즉위하고, 새로 마련하는 등 뭔가 새로 시작하고 이루어지는 해였지만 2017년 정유년만은 그 반대였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에 그치지 않고 구속까지 되는가 하면, 정권이 바뀌고, 전 정권의 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등 앞으로 나아가지는 못하고, 적폐청산이라는 이름 아래 보복과 신적폐가 싹트기 시작한 거꾸로 가는 한 해였다.
2017년 정유년이 역사 속에 묻힐 때 지진피해 화재참사 등 사망과 재난의 어두운 면은 낙조에 완전히 묻었으니 2018년 무술년은 밝고 진취적인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척주논단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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