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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깨/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동한  |  samki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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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01  11: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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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났는데 문이 안 열려요. 숨을 못 쉬겠어요. 여보 사랑해. 우리 애들 보고 싶어”, “미안하다. 가방이랑 신발을 못 전해주겠어. 돈가스도 해주려 했는데, 미안 내 딸아, 사랑해.”, “공부 열심히 하고 착하게 커야 해. 아빠가 미안해”라는 눈물 없이 볼 수 없었던 휴대폰 문자들. “엄마 지하철에 불이 났어..., 엄마 숨을 못 쉬겠어..., 엄마 숨이 차서 더 이상 전화를 못하겠어.”라며 애절한 목소리로 엄마에게 도와달라고 울먹이는 딸의 전화통화 내용…

지난 2003년 2월18일 오전 9시53분, 대구 지하철 객차가 화염에 휩싸였을 때 죽음을 눈앞에 둔 승객들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보낸 이별의 문자들과 전화통화 내용을 보면서 우리는 얼마나 가슴 아파하며 눈물을 흘렀던가. 우리는 그때 다시는 이런 문자나 전화 통화내용을 보지 않도록 해달라며 권력자들에게 당부하고 또 당부해,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도 약속도 받아 냈건만, 10여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또 다시 가슴을 쥐어짜는 고통의 눈물을 흘리게 한다.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보내 놓는다.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보낸 아들. 여객선이 이상하다며 누나에게 “누나 사랑해 그동안 못해줘서 미안해 엄마한테도 전해줘 사랑해.” “나 아빠한테 간다.”라는 동생의 마지막 메시지. 30여 명이 함께하는 학교 “연극부” 단체 카톡 문자 방에 후배들에게 남기는 문자 메시지 “내가 잘못한 거 있으면 다 용서해줘 사랑한다.”라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내용들.

“아빠 배가 가라앉으려고 한다. 구명조끼를 입고 침대에 누워있다. 나 어떡하냐.”라며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 이에 아빠는 “짐 다 버리고 기둥을 꽉 잡고 있어”라는 안타까운 말에 아들은 “살아서 만나요.” 마지막 말을.

또 한 아이는 엄마에게 “배가 반쯤 기울어져서 아무것도 안 보여요, 바다밖에 안 보여요. 나 아직 구명조끼도 못 입었어요.”라는 다급한 전화. 또 한 여학생은 동영상에서 “기울어져 물이 들어와 고여, 물이”라는 다급한 목소리가 담긴 친구들의 목소리가 담긴 동영상을 보내면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며 “어떡해, 엄마 안녕, 사랑해”라는 마지막 인사. 심장이 쪼여오는 고통을 느끼게 한 전화 통화내용들.

제주도 수학여행을 떠났던 안산시 단일고 2학년 학생들이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앞바다에서,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 속에서, 가족과 친구, 후배들에게 보낸 이승에서의 마지막 문자메시지와 전화통화 내용이 언론보도를 통해 속속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눈물을 흘리게 하고, 통곡하게 만들었다.

필자는 감히 말한다. 지난 16일 오전 9시부터 대한민국 시계는 멈추어 섰다. 더불어 정부 시스템도 작동이 멈췄다. 심하게 말하자면 그 시간만큼은 대통령도, 장관도, 국회의원도 없는 무정부, 무정치의 시간이었다고 감히 말 할 수 있다. 무능의 극치를 드러낸 정권과 정부관리만이 우리 곁에 있는 불운의 시간이었다.

바다 속으로 가라앉아가는 여객선을 보고 어느 누구하나 승객의 하선을, 또 선실 내부로 들어가 어린 생명을 구출하라고 명령 하나 내리지 않는 정부기관의 시스템을 보고, 과연 그 시간 정부와 정치가 우리 곁에 있었다고 억지 주장을 편다면 과연 민초들이 동의할까. 유가족뿐만 아니라 전 국민 모두가 지상파와 종편이 경쟁하듯이 보여주는 실시간 침몰화면을 보고 가슴이 타 들어가는 고통을 느끼고 있었는데 어찌 그 시간 정부와 정치가 존재했다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보시라! 여객선 침몰사태를 처음부터 지금까지 수습하는 정부 관리들의 엉성하고 우좌왕하는 태도를, 세계 유수의 언론매체들이 하나같이 후진국에서 일어나야 할 사건이 선진국인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고 비웃고 있는 모습을.

이런 대한민국을 보고 있는 민초들은 하나같이 분통이 터진다고들 한다. 내가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는 자체가 너무나 슬프고 또 슬프다고 한다. 정말 내가 내는 세금이 아깝다고들 한다. 어쩌다 우리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가.

참으로 안타깝다. 또 미안하구나. 한창 피어날 꽃 봉우리를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기성세대들의 무능력에 너희들이 안타깝게 희생되어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 슬프고 가슴 아프다. 정말 미안하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너희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란 그저 미안하다는 말뿐이구나.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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