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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길에는 여러 갈래가 있다. 역사의 길은 항상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수난의 길도 있고, 극복의 길도 있고, 희망의 길도 있다. 이 길 위에 수놓았던 선현들의 영혼의 울림 같은 시대의 종소리를 되새겨 보는 것도 오늘날을 열어 가는데 귀중한 교훈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역사를 오래된 미래라고 하지 않는가! 원효의 아들 설총이 지은 화왕계(花王戒)는 신라가 삼국통일을 한 뒤 해이해져 가는 왕실을 비롯한 사회 분위기를 바로잡기 위해 신문왕(신라 31代 재위 681∼692)에게 지어 바친 유교의 교훈서에는 왕을 모란꽃에 비유하여 장미꽃의 화려한 유혹에 현혹되는 임금에게 풍요로운 때일수록 띠풀도 아껴야 하고, 지도자는 진실과 허구를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는 할미꽃의 진언으로 신문왕을 각성케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한편 지배층의 부패가 극심해서 민생이 도탄에 빠져가는 고려 말에 가정 이곡(1238∼1351)이 지은 차마설(借馬說)을 통해서는 시대를 바로잡기 위한 지성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돈이 없어 말을 빌려 탈 때, 날쌘 말을 빌렸을 때는 낙상의 위험이 크고, 야윈 말을 빌렸을 때는 넘어질까 조심하여 냇물은 걸어서 건너고 비탈길도 조심하여 오히려 낙상의 위험이 적다는 이야기도 나온다.이를테면 잘나갈 때 조심하라는 것이다. 덧붙여 모든 것은 다 빌린 것으로, 세상 떠날 때 가져갈 것이 없는데 제 것인 양 착각하고 집착하여 화를 자초한다는 뜻이다.
모 방송국의 역사 드라마 정도전이 장안의 화제다. 이전의 퓨전사극과 달리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정통사극을 표방한 것이 인기 비결이다.
지난 22일 밤 방영분에는 포은 정몽주와 삼봉 정도전이 이성계 앞에서 자신들의 의중을 글씨로 표현하는 장면이 나왔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을 한 글자의 한자(漢子)로 쓴 것이다.
포은과 삼봉 모두 민심의 기본은 먹고사는 문제에는 이견이 없었다. 삼봉이 먼저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먹고사는 문제(입·口)에 사람(人)이 더해져야 한다며 사(史)를 썼다. 인재를 얻어 부패한 고려를 뒤엎고 새 나라를 세우라는 메시지였다.
이를 지켜본 포은은 민심(口)을 꿰뚫고 중심(中)을 잡는 마음(心)이 중요하다며 충(忠)으로 답했다. 이성계도 신하인 만큼 임금에 충성하면서 개혁을 통해 부패한 고려를 뜯어 고치라는 의미였다. 그동안 동고동락 해 온 포은과 삼봉이 각자 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명장면이었다.
포은과 삼봉은 1360년(공민왕 9년) 과거에 합격하면서 조정에서 처음 만났다. 24살의 포은은 3과에 장원급제했고, 삼봉은 19살로 성균시에 합격했다. 이후 둘은 막역한 친구이자 선후배 관계를 유지했다.
이성계와의 관계는 포은이 종사관으로 세 차례 출전하면서 먼저 맺었고, 삼봉은 조선 개국의 큰 꿈을 안고 제 발로 찾아가면서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포은이 이성계를 도와 역성혁명을 꿈꾸는 삼봉의 야심을 알게 되면서 둘은 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둘의 경쟁은 포은이 선죽교에서 이방원의 무리에게 참살당하면서 삼봉의 승리로 끝났다. 개국공신 삼봉도 6년 후 이방원에게 비운의 최후를 맞았다. 포은보다 고작 1년을 더 살았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친한 우정도 자르는 게 정치였다
우리 역사에서 민족문화의 토대를 이룬 세종대왕(조선왕조 4代 재위기간 1418∼1450)의 따뜻한 정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그 중에 세종대왕이 즐겨 썼던 생생지락이라는 말이 있다. 나라는 백성으로 근본을 삼고, 백성은 먹을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는 이야기다.지도자가 성심으로 이끌면 백성들은 부지런히 근본에 힘써 종사하여 그 생업을 즐거워한다는 것으로, 세종대왕의 나라사랑, 인간 사랑이 돋보이는 대목도 여기에 두었다.또한 조선의 르네상스를 일으킨 군주로 평가받는 정조임금(조선왕조 22代, 재위기간 1776∼1800)은 지식과 실천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라는 신하의 질문에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알면 행하는 것인데 행하지 않는 이유는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고기가 맛있는 줄 알면 먹지 않을 사람이 없고, 독초를 먹으면 죽는다는 것을 알면 먹지 않을 것이라는 비유를 들어 명확한 지식이 바른 실천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됨을 주장하였다.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 우리에게 나라사랑의 주인정신을 잃지 않고 희망을 열어가야 한다. 어린이는 방그레, 노인들은 벙그레, 청년들은 빙그레, 전국에 미소운동을 펼치자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독립을 향한 열정적인 호소는 우리 민족의 미래를 밝히는 횃불이 되었다.
6,4 지방선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20세기 들어 일제의 잔악한 침략 앞에서 도산 안창호(1878∼1838)는 새로운 희망과 각오로 독립 정신을 고취시켰듯이 우리들의 선택만이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의 물질만능 시대, 경쟁의 시대, 분열과 대립의 시대에 우리 선현들이 남겨 놓은 맑은 영혼의 소리를 들으면서 새 생명이 싹트는 봄이 오는 소리와 함께 희망의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우리들의 삶을 정도전의 드라마처럼 펼쳐주는 인물들이 탄생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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