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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아침 조간신문에 필자의 눈길을 끄는 기사가 있었다. 하나는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라 상장기업 5억 이상의 연봉을 받는 등기임원의 개인별 보수가 공개되면서 샐러리맨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사회적 위화감 증폭이 우려된다는 해설기사가 있었다.
또 하나는 한국 갤럽이 “몇 억 정도의 돈을 가진 사람을 부자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10억원’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0%로 가장 많았고 20억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10%가 돼 자산 규모가 20억 정도면 대체로 ‘부자’라고 인식한다는 내용이다.
필자도 그랬지만 이 기사를 본 서민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죽지 못해 사는 민초들의 염장을 질러대는 기사”라고 평가 절하했다. “억대 연봉이니 자산규모 20억”이란 단어는 애초 서민사회에 존재하지 않는 뜬구름 잡는 말로 박봉으로 인해 생활비와 아이들 교육비 충당도 어려워 쩔쩔매는 이 시점에 웬 “억”소리냐고들 하더라. 그래서 필자는 민초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뜻에서 오늘 “20억 부자” 기사보다 대기업 등기임원들의 “고액 연봉기사”에 대해 한마디 거들작정이다.
기업에 종사하는 민초들의 대부분은 오직 회사만 바라보고 청춘을 다 바쳐 충성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보상은 아주 가벼운 월급봉투뿐이다. 거기에다 회사가 적자라도 나면 비상경영체제 전환이니 어쩌니 하며 직원들에게 허리띠를 졸라매달라고 요구해 급료에 후생비까지 삭감, 또 조기퇴직까지도 강요당해 아까운 생마저도 마감하는 민초들이 수두룩한 실정이다. 그런데 그들은 임금삭감은커녕 많게는 수백억의 연봉을 받아 챙겼다는 기사를 본 직원들이 느끼는 배신감의 무게는 아마 측정이 어려울 것 같다.
심지어 경영 잘못으로 회사를 거덜 내고 편하게 국립호텔(교도소) 특실에 앉자 심신수양에 힘쓰고 있던 일부 오너들까지도 고액의 연봉을 받아 챙겼다고 하니 그들로 인해 피해를 입은 투자자나 직원들은 그들의 고액 연봉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루 16시간 죽도록 일하고도 얄팍한 월급봉투만 제날짜에 주기만 하면 너무 고마워 허리 숙이고 또 숙이며 두 손으로 공손히 받아든 근로자들에게 그들은 무어라고 변명할지도 무척 궁금해진다. 그래서 필자는 이런 경우를 보고 어찌 이들의 도덕적 헤이를 질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버액션인지 아닌지 한번 자세히 보자. 회사 공금 횡령혐의로 지난해 1월 법정 구속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계열사 4곳에서 301억원의 보수를, 2012년 8월 징역 4년을 선고받고 구속됐다가 올해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131억원의 연봉을 받았다고 한다(언론보도 후 사회여론이 나빠지자 연봉을 회사에 반납). 더 심한 것은 적자가 난 회사 오너들도 거액의 연봉을 받았다는 사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GS건설에서 17억2700만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GS건설은 작년에 8273억원의 적자를 본 회사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도 회사가 427억원의 적자인데도 42억41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지.
더 웃기는 일은 동양그룹 사태로 지역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킨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도 계열사로부터 42억원의 보수를 챙겼다고 한다. ㈜동양은 지난해 현 회장에게 14억4000만원의 연봉을 지급했고 이혜경 부회장에게도 10억8000만원의 연봉을 주었다. 또 현 회장은 동양네트윅스에서 연봉 12억5000만원을 받았으며 동양시멘트와 동양증권으로부터 각각 8억900만원, 7억3300만원을 연봉으로 받았다. 이정도면 필자가 나무라도 되지 않겠는가.
필자는 기업총수들의 연봉이 과연 얼마가 적정선한지 경제 문외한으로서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일반인이 느끼는 상식선에서 급료가 책정되어야지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안 된다. 회사가 적자인데도 불구하고 또는 비리로 감옥에 있으면서도 고액의 연봉을 꼬박꼬박 챙겼다는 것은 사회의 일반통념에서 크게 벗어난다. 근로자에게 무노동 무임금 적용을 주장하지 말고 당신들도 그 법을 따르라고 필자는 말하고 싶다. 하나 더 이야기 하자. 일부 국회의원이 기업 총수들에게 무노동 무임금 적용을 강하게 주장했다고 하던데, 국회의원들, 지금 무노동 무임금을 입 밖에 내놓을 형편이 아닐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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