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또 물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천이 바닥을 드러내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다.
어렵게 파종한 농작물이 누렇게 타들어가고 계곡 물줄기가 끊어지고 있다.
가뭄이 길어지면서 강은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한때 넘실대던 개천은 이윽고 작은 시냇물처럼 변할 만큼 강원도 동해안이 가뭄에 타들고 있다. 강릉과 속초 등 동해안 시·군들이 제한급수를 검토하는 등 2년만의 극한 가뭄이 현실화되고 있어 안타깝다, 속초시는 식수원인 쌍천 지하댐 수위가 위험 수위에 근접해지자 지난 달 29일 시민들에게 절수를 요청하는 등 비상 급수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보도를 접했다. 강릉시 역시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평년의 절반 수준인 48%에 불과해 사상 첫 수돗물 제한급수까지 고려하고 있는데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생활용수 제한급수가 불가피하다고도 했다.
몇 달째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5월 31일과 6월 1일 천둥소리를 듣게 되었고 소나기가 10여 분 내려주어 모처럼 비오는 풍경을 보게 되었으나 우리 강원도 곳곳은 아직도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까지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은 161.1㎜. 평년의 (292.7㎜)의 절반 수준이다. 모내기를 비롯한 농작물파종이 늦춰지면서 농사를 포기해야 할 판에 하늘은 비 소식을 전해주지 앉자 기상청은 내달까지 가뭄이 이어질 것이라며 가뭄에 따른 대책을 주문하여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는 정작 가뭄 피해가 현실화되는 것도 예상했으면서도 마땅한 대책을 세우지 않았으며 고작 관정을 파고 양수기를 동원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런 식 땜질 처방으로는 매년 되풀이 되는 가뭄을 극복할 수 없지 않을까 싶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부터 매년 가뭄에 시달렸다고 했으니 3년째 같은 똑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당국은 가뭄 극복 매뉴얼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한편, 일선 현장에 필요한 장비는 차질 없이 지원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해 농민들이 걱정하지 않고 농사를 짓게 해줘야 한다.
우리 영동지방은 겨울은 따뜻한 날이 많고 여름에는 차가운 날씨가 많다, 그리고 동풍이 불면 영동지방은 비가내리지만 영서지방은 비가내리지 않는데, 동풍 땐 곡식이 잘 익는 반면, 서풍이 불 때는 곡식이 익지 않고 마르는데 다만 영서는 그러하지 않다고 1660년 삼척군지에 기록해 두었다.
5월 30일 도계읍 늑구리 은행나무는 강원도 기념물 제59호로 지정받고 있는데 이 나무에 제례를 지내는 뉴스를 인터넷 신문으로 보았다. 어떤 이유로 제례를 지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늑구리 은행나무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이번 삼척 대형 산불로 인해 길이가 약 4m 50cm 정도 되는 구렁이가 돌을 감아 싸고 죽어 있는 사진이 유포되었다.
산불로 타 죽은 구렁이가 이 나무 지킴이가 아니기를
전설에 의하면 동자승이 늑구리 은행나무에 오르는 걸 좋아해 스님은 나무껍질을 벗겨버렸다. 그러자 그 틈에서 붉은 피가 흘렸고 하늘에서 비를 뿌렸다 스님은 당황하여 부처님께 빌었고 부처님은 스님께 그 나무에서 나오는 피를 먹으라고 하였다. 그 피를 먹는 순간 스님은 구렁이로 변하여 이 나무를 지키고 있다는 천 오백년의 전설이 있는데 이번 산불로 타 죽은 구렁이가 이 나무를 지키는 구렁이가 아니기를 바란다.
극심한 가뭄이 계속된 지난 달 5월 30일 단옷날 단오제단에서 최명희 강릉시장을 초헌관으로 기우제를 봉행하는 신문기사를 보았다. 지극한 정성이 하늘에 통하길 두 손 모아 기도할 때 가뭄이 해갈되길 바랄 뿐이다.
2600여 년 전 인도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어느 날 한 농부가 물을 대기 위해 강에 나갔다가 건너편 마을에서 깊이 물길을 파서 물이 모두 그 마을 농지로 가는 것을 봤다.
강에서 싸움이 일어났다는 말을 들은 호민관(관청)은 상부에 알리는 한편 지역수비대를 급히 소집해 강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마침내 두 나라의 군대가 시냇물이 된 강을 사이에 두고 창과 칼을 겨누었다. 우리 자신이나 이웃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작은 갈등이 심각한 싸움으로 커지는 경우가 있다. 석가모니는 그 소식을 듣고 강으로 달려가서 두 나라의 군대가 서로 창과 칼을 겨누는 강 가운데로 나아갔다.
장군이여, 호민관이여, 그대들은 지금 무엇 때문에 이렇게 서로를 원수처럼 노려보면서 창과 칼을 겨누고 있습니까. 물이 더 소중합니까, 목숨이 더 소중합니까, 라고 물으면서 석가모니의 적극적인 설득과 중재로 군대는 무기를 거두었고, 처음에 욕을 하고 흙덩이를 던진 농부도 사과하며 물싸움은 일단락됐다. 그리고 며칠 뒤, 가뭄을 끝내는 비가 내렸다.
물이 중요한가, 생명이 중요한가를 우리에게 묻는다면 아마 당연한 듯 생명이라고 답할 것이다. 나무를 지키는 구렁이가 아니겠지만 하늘을 승천하는 제례를 지내준다면 우리들 마음은 편할 것이다. 우리는 과연 생명가치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며 살고 있는지 돌아 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