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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꼭 구한말이나 일제 패망 때처럼 강대국들의 놀이터로 변해 버린 느낌이 든다. 김정은의 탄도미사일과 핵으로 형성된 한반도의 비상시국에 이해당사자인 남쪽은 없고 주변 강대국끼리 모여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 같은 모습이 과거 조선 오백년 역사를 한순간에 짓밟아 버린 그때나, 제 2차 세계대전 승리국 정상들이 모여 한반도 허리를 두동강 내놓은 그때 그 시절처럼 우리의 운명이 꼭 남의 손에 맡겨진 느낌이 든다.
필자의 기우일까. 지금 한반도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숨가쁜 외교 현장을 한번 점검해 보라. 동아시아 외교 무대에서 대한민국은 완전히 사라진 모습이었다. 물론 대통령 탄핵으로 국가원수가 궐위였던 이유도 있었지만 그래도 정부를 대표하는 권한대행이 있었고 외교나 국방장관이 있는 내각이 분명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긴박하게 돌아가는 외교현장에 그들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었다.
4월 위기설이 고조되었을 때 미 대통령까지 나서 핵추진 항모인 칼빈슨호를 동해로 보내 한반도를 지킬 것이라며 호헌장담 했었지만 한반도로 항로를 변경했다던 칼빈슨호는 한반도가 아니라 호주로 가기 위해 인도네시아 부근을 항해하다 언론에 포착돼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었다.
또 트럼프와 중국의 시진핑 주석간의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한반도가 중국의 일부였다고 하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내용 공개에 반만년 역사를 간직한 우리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지만 정부는 그냥 가만히 있었다. 물론 사태 발발 시 외교부나 국방부의 면피성 성명은 있었지만 그래도 국민의 자존심을 세우는 과감한 외교전은 전혀 없었던 것 같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필자는 언론들이 거론한 코리아패싱은 아주 적절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19대 대선에서 정권을 잡은 문재인 대통령은 빠른 시일 내 국제외교무대에서 자신감을 갖고 우리의 이익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낸다면 무너진 외교전선은 곧 회복될 것으로 생각한다.
아울러 코리아패싱도 중요하지만 중국이나 미국보다 일본의 움직임을 더 눈여겨 보았으면 한다. 일본이 평화헌법을 무위로 만든 안전보장법에 따라 지금 자위대의 움직임 반경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일본이 패망하면서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는 구전을 그냥 귓전으로 흘려보내지 말았으면 한다. 일본의 군사대국화가 과연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지켜보고 대처했으면 한다.
한편 코리아패싱은 1998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건너뛰고 곧장 중국만 방문하고 돌아간 일 이후 재팬 패싱(Japan passing)이란 말이 언론에 거론되기 시작한 이후 코리아패싱이라는 말도 나왔다는 점. 코리아 패싱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알고 대처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