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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주말 결혼식이 있어 버스를 타고 대구를 향해 상큼한 차창가의 풍경을 보며 영주를 거쳐 안동휴게소로 들어가기 전 연분홍 배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농장을 보고 있었다.
산천은 봄의 향기를 뿌려내는 연한 꽃들이 각기 피어 한 점 바람에 흔들리며 아름다운 자태를 빚고 있다. 필자는 가을보다 봄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여유로움이 있고 희망을 꿈꿀 수 잇다는 것 뿐이다. 가을은 아름다움이 채색되면서 화가들 보다 더 멋진 풍경을 삼라만상으로 만들지만 보름 정도 지나면 낙엽 되고 그 낙엽이 길거리를 헤집고 쓸려가고 나면 허전한 겨울이 달려들기 때문에 언제나 춥다는 생각에 봄을 즐긴다.
버스는 휴게소에 정차하고 일행들은 쉼터 공간을 찾아 커피 잔을 들고 떨어지는 벚꽃나무 아래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필자를 불렀다.
하지만 나는 화장실로 들어가는 젊은 아버지께서 걸음걸이가 온전치 못한 청소년의 손을 부축하며 장애자화장실로 향하는 걸 바라보고 있었다.
40대 약간 넘은 아버지와 15살 되는 아들과의 실랑이는 다른 게 아니다. 아들이 일반화장실로 가겠다고 하니 아버지는 안 된다고 하자 아들은 아버지를 밀치며 일반실로 향하는 걸 보고 있었다. 아버지는 변기 앞에서 아들 바지 지퍼를 내려 주며 바지를 부여잡고 있는 모습을 보고 연분홍 배꽃 꽃말처럼 온화한 애정으로 아들을 키우고 잇다는 생각을 가졌다.
수많은 인류 가운데 부부, 부모, 자녀, 형제의 인연으로 만나지는 것이 얼마나 두터운 인연이어야 할까? 조금만 마음을 가다듬고 생각한다면 참으로 바라보기도 아까운 소중한 인연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되는데, 가족은 너무 가깝게 항상 함께 살기 때문에 쉽게 원망하고 요구만 하여 섭섭해 하고 서로 자존심 때문에 대화가 단절되고 세대차로 빚어지는 갈등 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살면서도 가정 문제라서 남에게 이야기도 못하고 마음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 곁에 많이들 계신다.
볼 일을 마치고 부자는 손을 잡고 이곳저곳을 돌면서 먹을 것을 사 들고 아버지 입에 넣어 드리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지고지순한 애정을 펼치고 있는 그 진한 순간을 지켜보고 있었다.
친구 부인이 내 곁에 다가와서 불러도 돌아보지 않는데 무엇을 유심히 보고 있는지 같이 보자고 하였다.
부자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감동은 신이 빚어 낸 연출
저 부자의 모습을 눈여겨보세요. 이 세상에서 너무나 아름다운 인간애를 나누고 있는 저 모습은 일생에 한 두 번 볼까 말까합니다.
잠시 시선을 집중한 채 감동의 액션을 보면서 우리는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사랑의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내 핏줄이라고 해서 죽지 못해 자식을 돌보는 건 아니지만 저 부자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감동은 신이 빚어내는 연출로 보고 있다는 것을..... 불가에서는 소중한 인연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혈연과 법연이라는 것이다.
혈연은 육친의 가족이고 법연은 법의 가족이라고 말하였다. 혈연과 법연이 다 소중하나 영생을 놓고 볼 때에는 혈연보다 법연이 더 소중하다고 하였는데, 4월 16일은 부활절이고, 5월 3일은 석가탄신일인데 우리가 미리 신의 작품을 만나 법연의 사부곡을 감동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행복을 축복으로 받고 잇다는 걸 잊지 말자고 까지 말을 나누었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혈연으로 만났을 땐 애정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안으로 믿음을 가져 마음 밝히는 일에 공을 드려줘야 서로 진급하는 법연에서 세세생생 함께하는 인연이 된다는 진리를 알고 버스에 올랐다.
떠나가는 버스 유리창으로 살며시 들어오는 부자의 모습은 어느 누가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 채 부자의 정을 처음 그대로 엮어가고 있었다.
/이희탁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