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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주논단/ 유언비어는 언제들어도 사실은 아니었다?
이희탁  |  lht47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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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01  14: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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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떠나면서 남행하는 야간열차 안에서 생긴 일이다. 갑작스럽게 부산으로 가는 일이 생겨 입석표로 비좁은 열차에 몸을 맡기고 있을 때 막 서울역을 떠나면서 남행하기 시작한 필자가 탄 열차의 앞 칸이 시끌벅적했다. 이른바 남도 여성들을 많이 태워 경부선을 달리고 있다는 표현으로 글을 빚어 본다.

서울 여성들이 귀를 틀어막고 견디고 있는 사이에 기차는 마침내 동대구역에 닿았다. 대구 여성, 한 무리가 내렸다. 기차가 종착역 부산을 향해서 출발하자 여자들은 이젠 살았다고 귀를 막은 손을 내렸다. 한데 웬걸 별로 나아진 게 없었다. 부산 지역 여성만 남았는데도 서울 여자들 귀는 여전히 따가웠다. 견디다 못한 서울 여자 승객 한 사람이 친구들을 대표해서 부산 여자들이 모여서 앉은 쪽으로 다가갔다.

그 좀 조용할 수 없을까요. 부산 여성이 대뜸 받아서 소리쳤다. 그래 이 칸이 말칸 니 칸이가~ 칸은 거가 (필자도 모르는 부산 방언을 들었다) 서울 여자는 제 친구들에게로 돌아가서는 저기 저 여자들 다 일본 사람이야. 이렇게 투덜대고는 한숨을 토해낸다. 이건 남도 사람들이 들으면 여간 재미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거기 비해서 서울 사람들은 무순 이야기인지 전혀 못 알아듣고는 어리둥절할 게 뻔하다. 거기에는 영남말의 멋과 흥이 넘실대고 있지만 서울 사람 귀에는 외국말로 들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서울 여성 귀에 일본말로 들린 부산 여성의 발언을 서울 사람 알아듣기 쉽게 옮겨 보자. 그래, 이 (기차) 칸이 몽땅 네 칸이라고 말하는 것이였다? 이쯤 될 테지만 그래 가지고는 흥겨운 이야기 거리가 될 것은 눈곱만큼도 없을 것이다. 부산 여성의 발언은 짧은데도 칸이 자그마치 네 번이나 되풀이 되어있다. 칸, 칸, 칸, 칸의 반복이 신난다.

프랜치 캉캉의 춤사위 같으며 일행시가 아니면 무슨 경구나 속담처럼 재미있게 들린다. 하지만 그걸 서울말로 옮기고 보면 영 맨송맨송 해서 무슨 맹꽁이 울음 같고 재미라곤 티끌만큼도 없으나 입에서 나온 말이기에 정겨움은 묻어 있다.

음식을 삼키는 입보다 더 조심스런 것이 내뱉어야 하는 것은 입이라고 한다. 말 속에는 그 사람의 사람됨이 들어있으며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도 했다. 사람이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 사람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흰소리를 자주 하면 사람이 실없어지는 것도 여기에 있지 않는가 한다.

요즘 정치인들은 할 말과 아니 할 말을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내 쏟고 있다. 그렇다고 입으로 내뱉는 것이 모두 다 말은 아니라고 생각은 하지만 더 웃기는 것은 지키지 못할 말과 책임지지 못할 말과 거짓말들이 요즘 우리들을 속상하게 한다. 말 속에 의미가 없고 말 뒤에 실천이 따르지 않는 것은 소리일 뿐인데 앞뒤를 생각지 않고 허공과 같은 공약들을 일렬로 내세워 놓고 당선된 후, 나 몰라라 하는 그들의 입은 주둥이라고 부르면 되는 것일까 싶다!

신뢰가 사라지면 말은 소리로 추락하고 도덕성도 잃게 한다

주둥이로 소리를 내는 것은 짐승이다 흰소리, 발림 말, 거짓말은 새가 지저귀는 것이나 개가 짖는 것과 진배없다. 그러니까 말이 뜻을 잃고 소리로 떨어지면 사람은 곧장 짐승으로 추락하는 것이다.

옛말에 사람이 사람 짓 하기 어렵다라더니 말 한마디 잘못에 짐승이 되고 마는 셈이다. 그렇다면 또 알겠다. 불교에서 정구업진언 (淨口業眞言)이 있다. 입이 저지른 악업을 씻는 진언을 외고 나서 의식을 시작하는 까닭을 먹을거리에 집착하는 것이며 제 한 몸의 추잡함에 그치지만 말을 잘못 내뱉으면 여러 사람에게 해를 끼치기 때문이리라고 설파한 범어다.

사람의 말! 즉 사람다운 말일 때라야 신뢰가 생긴다는 뜻이다. 신뢰가 사라지면 말은 소리로 추락하고, 사회는 망가지고 마는 것이다. 공자가 사람들 사이에 신뢰가 없다면 공동체는 존재하지 못한다 (民無信不立) 라고 경고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 나왔다고 본다. 몇 년 전 새나라당 (당시 한나라당) 중진인 김무성 의원은 선거과정이란 난장판이라며 안철수 교수더러 난장판인 선거전에 기웃거리지 말고 강의나 하라고 권했다고 했다. 말인즉 틀린 말은 아닌 듯하나,,, 곰곰히 생각해 보면 참 무섭고 서리가 끼는 말이다.

본인을 위시한 의원들이 모두 협잡과 사기 거짓말과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난장판 출신이라는 자기고백으로 들려준 것 같기도 하다.정치가가 자승자박하는 소리를 태연히 내뱉은 말은 우리 민초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음식에 껄떡대는 입이야 제 한 몸을 누추하게 만들 뿐이지만 공공재인 말을 검은색으로 오염시켜 공동체를 망가뜨리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저 더러운 입들은 어떻게 받아 줘야할 것인가!

시엄씨 몰래 술 뚱쳐 먹고 이 방 저 방 다니다가 시엄씨 궁뎅이를 밟았네 란 노래가사는 진도 며느리들의 슬픔을 아리랑 타령에 붙여 놓은 건 멋 부리고 익살을 떠는데 비한 가사들이지만, 우리 삼척 방언 중 할무이 어데가와 하고 물으면 나사 정라 안가와 하며 화장실 가는 것 까지 대답해 주는 이 땅의 정겨움은 어디로 사라지고 어느 단체 자유게시판에는 흑색선전인지, 아니면 사실적 단서인지 알 수 없는 내용들이 꼬리를 물고 게재되고 있어 필자의 눈을 어지럽히고 있다.

어쩌다가 이런 추악한 틈새에 끼여 가슴 아픈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답답하다. 매스컴에서는 수사를 의뢰했다고 보도하였는데 사실여부가 빠른 시일 내 발표되었으면 한다. 사나운 개 콧등에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는 옛말은 우리 삼척을 두고 지어 낸 말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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