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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유교사상(儒敎思想)의 근본원리(4)<끝>
안호성 이사부기념사업회 회장  |  sd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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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5  10: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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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서는 건전한 사회정신의 기반이 무너져 내리는 오늘날 우리 사회 현실에서 유교의 기본이념과 철학을 되새겨 보고자 지난 호에 이어 마지막으로 유교사상의 근본원리④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모든 문제의 원인은 인간의 도덕이라고 본다.

 

   
▲ 안호성 이사부기념사업회 회장

3. 변화(變化)의 철학(哲學)이다

유교의 근본 사상은 역(易)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역’은 세 가지 원리를 포함하고 있는데, 변역(變易), 불역(不易), 이간(易簡)이 그것이다. 첫째, 변역이란 변하고 바뀐다는 뜻이다. 이 세상 아니 우주와 그 속을 채우고 있는 삼라만상(森羅萬象)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말이다. 역(易)이라는 글자는 해(日)와 달(月)을 뜻한다고 한다.

해(日)와 달(月)이 합해 역(易)이 된 것이고 해와 달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갈마들듯이 이 세상 모든 것은 바뀌고 있다. 역은 또 음양(陰陽)이라고 한다. 우주만물은 음과 양으로 이뤄진다. 음과 양이 갈라지고 합하고(離合), 성하고 사그라지고(盛衰), 없어지고 자라남(消長)에 따라 삼라만상은 모습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또한 역은 또 도마뱀의 상형(象形)이라고 한다. 글자 윗부분은 도마뱀의 머리이고 아랫부분은 다리이다.

도마뱀은 하루에 열두 번 몸빛을 변한다. 열두 번이라는 것은 많다는 것을 뜻할 것이다. 그래서 도마뱀이 역(易)의 상징이 된 것이다. 어쨌거나 역에서는 이 세상을 쉴 새 없이 변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우주 자체도 흘러간다. 우(宇)라는 글자는 ‘상하사방(上下四方)’을 뜻한다. 하늘, 땅, 동서남북을 가리키는 공간이다. 주(宙)라는 글자는 ‘왕고래금(往古來今)’, 곧 끊임없이 지나가는 ‘옛’이라는 말과 끊임없이 다가오는 ‘지금’, 말하자면 무한시간(無限時間)을 뜻한다. 우주라는 말 자체에 공간과 시간이 함께 들어 있는 것이다. 이미 4차원의 세계를 이해하고 있었다.

둘째, 불역(不易)이다. 변하는 중에도 변하지 않는 줄기가 있고 바뀌는 중에도 바뀌지 않는 대목이 있다. 이것을 불역(不易)이라고 한다. 해와 달이 운행하고 춘하추동이 차례로 갈마들듯이 인간 사회에서도 살아가는 큰 줄기라고 할 수 있는 ‘대경대법(大經大法)’은 변하지 않는다.

만고불변(萬古不變)의 법칙으로서, 서양철학에서 I. Kant가 말하는 이른바 ‘정언명령(定言命令, Categorical Imperative)’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정언의무’나 ‘정언권리’라고 하면 ‘어떤 상황에도 적용되는 의무나 권리’를 가리킨다. 어떤 행동이 그 자체로 바람직하다면, 따라서 이성과 조화되는 의지에 필요하다면, 이때의 명령은 정언명령이다(‘정의론’, 마이클 샌델).

셋째, 이간(易簡)이다. 이(易)는 ‘바꿀’ 이(易)와 ‘쉬울’ 이(易)라는 뜻을 함께 가지고 있다. 역은 변역과 불역을 뜻하지만 그 원리가 어렵거나 복잡한 것은 아니다. 역을 이간(易簡)이라 풀이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역의 원리는 쉽고 간단하다는 것이다. 역이라는 것이 우주 만물이 생겨나고 소멸하고 머물고 움직이는 원리이고, 이를 본받은 인간세계의 삶이 싹트고 자라고 죽어가는 원리이며, 복과 화(禍)와 성(盛)하고 기우는(衰) 이치를 깨우쳐 주기 때문이다. 이런 거창한 원리 내지 철학을 담은 역이 어째서 쉽고 간단하단 말인가? 역시 원리(原理)이기 때문에 쉽고 간단하다는 것이다.

원리에 순응하면 복이 오고 원리에 거슬리면(逆理) 재앙을 부른다. 역은 원래 점치는 원리이지만 점도 사실은 간단하다. 착하고 순리적인 것이면 좋고, 악하고 역리적인 것이면 나쁘다. 길흉(吉凶)이 별 것이 아닌 것이다. 이상으로 역의 세 가지 뜻을 들었다. 첫째는 변하고 바뀐다(變易), 둘째는 바뀌지 않는다(不易), 셋째는 쉽고 간단하다(易簡). 이 원리에는 시대를 거치면서 고도의 철학적 사색과 심오한 사상적 의미가 부여되었고, 그것은 동양인의 머릿속에 깊이 뿌리내리게 되었다.

역사의 새벽에 숲이 있고 땅이 기름지고 물이 풍부한 곳에 정착을 해서 농사짓기를 시작한 사람들 속에서 형성된 역의 사상은, 자연과 내(我)가 조화를 이루고, 궁극적으로는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경지를 뜻한다. 말하자면 천인합일(天人合一)이고 물아일여(物我一如)이다. 하늘을 배우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인간은 사실 태어나면서부터 자연 그대로 순수하다. 착한 성품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유학에서 세상, 즉 현세(現世)를 긍정적으로 보고 인간을 낙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4. 현세적(現世的)인 사상(思想)이다.

유교는 다른 종교가 현재의 삶보다는 죽은 뒤의 영생(永生)과 행복, 즉 내세관(來世觀)에 입각한 교리를 추구하는 것과는 달리, 현실의 삶 속에서 어떻게 인간답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에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중요한 특징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자기에 대한 수양, 인간에 대한 신뢰. 가족 간의 화합. 국가의 흥치(興治) 등 인간사의 현실문제들을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이상세계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공자(B.C. 551-479)는 인간의 죽음에 대하여 가르쳐달라는 제자 계로(季路, ‘子路’를 말한다)의 질문을 받고 “인간이 해야 할 일도 다 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죽은 뒤의 일을 알려고 하느냐”며 사후세계보다는 현실문제 해결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공자의 이 대답이 죽음 그 자체에 대해서 모르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다시 말해서 공자는 경험할 수 있고 증명될 수 있는 것에만 관심을 쏟았다. 공자는 비이성적이고 비현실적인 괴기(怪奇)한 일, 육체에 의존하는 힘, 합리성을 잃은 난동, 그리고 증명되지 않은 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또 내세라든지 사후세계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유교는 철저히 현세위주의 현실존중의 사상이고, 이러한 철학 때문에 유교는 사회, 정치에 대한 참여의식이 강하고 도덕을 바탕으로 한 이상국가의 건설을 지상목표로 삼는다(향교요람). 이렇듯 유교는 일상생활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삶의 가르침이라 할 수 있겠다.

5. 실천(實踐)을 중심으로 하는 도덕철학(道德哲學)이다.

유교는 학문을 중시하지만 지식으로서의 학문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완성되어야만 진정한 학문으로 간주한다. 또한 모든 문제의 원인은 인간의 도덕이라고 본다. 사회가 혼란한 것도 인간의 도덕성에 문제가 생긴 것이며, 이익을 추구하거나 개인주의가 성행하는 것도 인간의 도덕성에 결함이 생긴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인간의 도덕성을 회복하여 그것을 실천할 수 있다면 이 세상의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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