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자 조간신문에 참으로 안타까운 한 꼭지의 기사가 실려 있었다. ‘재계의 신사’로 불리던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이 사채와 기업어음(CP)발행 및 판매로 투자자들에게 1조원대 피해를 입힌 혐의가 적용돼 새해 처음 구속된 그룹 총수라는 기사 내용이었다.
더 안타깝게 생각든 것은 당일 주식시장이 열리자마자 현 회장 구속으로 동양그룹 지배구조 변경이 예상된다는 관측에 따라 법정관리 중에 있는 동양시멘트와 네트윅스, (주)동양 등의 주가가 상한가를 치고 있다는 경제 속보기사였다. 세상은 참으로 비정했다. 한쪽에서 구속, 다른 한편은 이것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으니 어찌 비정한 세상이라고 하지 않겠는가. 물론 증권 투자자들이야 단돈 1원이라도 이익이 난다면 무엇을 못하겠냐마는 그래도 좀 그렇다. 자매그룹인 오리온 그룹이 동양의 구조손길을 외면한 그때도 더 그랬지만 그래도 그땐 현 회장이 영어 몸이 아니었기에 좀 덜했었는데…
새해 처음 구속된 그룹회장의 불명예를 뒤집어쓴 현재현, 그는 누구인가? 고려대 초대총장을 역임한 고 현상윤 총장이 조부요, 이화여대 의대교수를 역임한 현인섭씨가 부친으로 학자집안의 3남2녀 셋째로 서울태생이다. 서울대 법대 재학(3학년) 중 사법고시를 패스해 73년 해군법무관을 거쳐 75년 부산지방청 검사로 재직하던 중 동양그룹 고 서남 이양구회장 맏딸인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과 결혼하면서 77년 동양시멘트 이사로 선임돼 기업인으로 경제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또 동양그룹은 어떤 기업인가. 1956년 고 서남 이양구 회장이 삼척시멘트를 인수해 동양시멘트공업주식회사로 변경한 후 한때 제계 서열 5위까지 올랐던 대그룹이었다. 이양구 회장이 1956년 제과와 시멘트를 설립한 후 오늘의 동양과 오리온그룹이 형성될 기반을 다진 후 83년 건강상의 이유로 첫째 사위인 현재현 회장에게 그룹 운영권을 넘겼고, 동양그룹의 운영권을 넘겨받은 현 회장은 제조업에서 금융과 에너지, 미디어, 레저 부분으로 사업을 확장해 32계열사 재계 17위의 대그룹으로 키웠다.
그러나 현 회장은 불운하게도 자신이 키웠던 금융계열사들이 98년 IMF때 퇴출위기에 봉착했다. 당시 정부는 사기업에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없다는 정책에 따라 약 5,000억원의 자체자금을 금융계열사에 투입해 어려운 고비를 벗어났다. 그 후 찾아온 건설경기 장기침체로 그룹 주력업종인 시멘트와 건설이 또다시 휘청거리는 고비를 맞았으나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벗어나듯 했으나 끝내 자금융통과정의 비리가 드러나 끝내 그룹해체와 회장까지 구속되는 비운의 그룹이 동양이다.
필자가 왜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 구속 소식을 놓고 동양그룹의 역사까지 들먹이며 장황하게 늘어놓을까. 필자는 삼척시와 동양이 한 몸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랬다. 솔직히 동양이란 회사를 삼척시에서 떼어 놓고 본다면 과연 지금의 삼척시가 존재할 수가 있었을까? 답은 아니다. 지금의 시세를 유지하는데 일등공신은 동양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석탄산업 사양화와 어획량 부족으로 삼척시 경제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었지만 그나마 동양이란 회사가 지역에 버티고 있었기에 지금의 시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봐도 큰 무리가 아닐 것이다. 물론 일부 시민들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대체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래도 석탄에만 의존했던 타 도시보다는 삼척의 사정은 훨씬 나은 편에 속하지 않는가.
그래서 하는 말이다. 지역경제의 한축을 떠받치고 있는 동양의 휘청거림의 장기화는 지역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들은 동양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무언가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나 의회 또는 사회단체 모두가 나서 동양이 빠른 시간 내에 정상화가 되도록 작은 도움이라도 주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또 하나 덧붙이자. 동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별별 낭설들이 시민사회에 돌아다니고 있다. 그 이야기 속에 잇속 채우기에 나선 사람들도 있다는 말도 들린다. 이것은 동양의 빠른 정상화에 도움이 안 된다. 우리 모두 진정한 마음으로 동양의 정상화를 기원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