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하
노을이 지면
산하에 노을이 지면
골짜기 외딴 촌가 늙은 아비
긴 담뱃대 잇몸에 물고
고된 하루가 창호지*로 넘는다
비탈 밭이랑 마다 묻은 젊음
긴 한숨이 되고
윤기 흐르던 수염 시들어가는 허무
담배 연기 속으로 스민다
뒷켠 정한수에
합장 끝낸 늙은 어미는
시커먼 숯 냄새 베인 정지*에서
미덩이* 여물 가마에
장작 불을 지피고
객지로 떠난 새끼들
차마 보내지 못하고 품은 어미
가슴에 고인 눈물처럼
노을진 부모의 산하에서
연기로 서성서성 맴을 돈다.
*참고 : 창호지-농촌 가옥의 문, 정지-부엌의 방언, 미덩이-일명 소.
위 ‘詩(시)’는 본지 대표가 ‘월간 문학세계’ 문예 공모에서 신인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3편(산하. 꽃, 부치지 못한 편지)으로서 9월호에 실렸다. 문학세계는 2009년 6월 정부 및 한국잡지협회 추천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유일하게 UN산하 유네스코(NESCO)에 등록된 전통있는 종합잡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