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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 소망을 일출에 걸었다.
이희탁 논설위원  |  lht47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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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3  09: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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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2016년 한 해가 사라지고, 정유년 새해가 찾아왔다. 한 해를 마무리할 때가 되면 덧없이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후회와 상념들로 가득했는데 작년에는 국정논란 때문에 별 의미를 못 느끼고 한해를 마감했었다. 그러나 아주 오래 전에 옆구리 책을 끼고 즐겁게 읽었던 소설, 시간은 지나가지 않는다를 떠올리며 잠시 시간을 되돌려 보았다.

내가 인생에 대해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사랑, 자유, 살결에서 나는 사람냄새, 그리고 아내 정성과 아들 녀석이 재롱 피우면서 출근하는 아빠에게 뽀뽀해주는 맛이 아니였던가. 이모든 것들을 기억 속에 꺼내가면서 입가의 미소와 함께 뜨거운 삶의 단편을 짧은 시간 31일 마지막 날 하루 밤에 회상해 보았다.

인생의 어떤 한 순간, 사랑이 찾아온 시간의 강렬함을 그린 대목이다. 르 클레지오는 사랑이 찾아온 이 순간은 정지되어 지나가지 않는 시간이 되었다고 말했다. 인생의 한 순간이 마치 사진 찍히듯 강렬한 한 장의 그림으로 가슴 속에 각인되는 순간부터, 그 시간은 우리 곁을 지나가지 않고 항상 그곳에 머물며 그 시간을 추억에 담아두고 우리를 거듭 살아가게 한다.

우리들은 새해를 맞이하면서 참으로 많은 말들을 나누고, 각오를 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어쩌면 우리는 내일을 위한 각오, 내일을 위한 생각만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한해가 저물 무렵 돌이켜보면 그 많던 말들과 각오들이 다 어디로 가버렸을까. 대부분 우리 인생의 무의미하게 지나가버린 지워진 시간들로 사라져버리고 없다. 쳇바퀴 굴러가듯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들의 시간은 아무렇게나 흘러가버린다. 하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든 하루하루가 사랑이 찾아온 이 강렬한 순간처럼 우리 가슴에 각인될 수 있다면, 삶의 시간이란 그저 지나가는 것이 아니고, 영원하고 아프도록 아름다운 시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내일은 아름다운 순간일 수밖에 없다

우리 모두에게 오늘 하루의 삶은 생존을 위한 치열한 싸움의 기록이며, 사랑과 희망을 기다리는 설렘으로 가득한 순간이다. 오늘을 살지 않고 내일을 살아갈 수 없으며, 순간에 충실하지 않은 채 큰 목표를 이룰 수도 없다. 수많은 송년회와 단배식 자리에서 비워지는 술잔 속에 지난 시간들에 대한 후회와 증오만이 가득해 왔다. 과연 우리에게 내일은 아름다운 순간일 수 있을까. 해돋이를 보기 위해 산에 오르고 새해의 소망을 산 밑으로 외쳐 던진들 그것이 다 지나간 시간의 덧없는 단어들이라면 떠오르는 새해가 날마다 뜨는 태양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우리가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든 병신년 원숭이띠 해가 떠나 12년을 기약하고 있고, 목이 비틀어져도 새벽을 알리는 닭의 정유년은 한 해의 끝을 잡기위해 이미 출발해 버렸다.

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시간이 다가오는 그 새벽녘에 나는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강렬한 오늘을 멋있게 지펴가겠다고 가슴에 맹세하고 처음으로 행사를 갖는 건의령 해맞이 축제장으로 달려가 마음속에 걸어둔 소망을 펼쳤다. 그 어떤 날보다 치열하여 잊혀지지 않는 순간으로 각인될 오늘을 만들고 싶다고! 언제나 목표로 삼아 놓고도 어느 하나마저 옳게 실천하지 않은 날이 더 많은 건 어느 덫에 걸려 그랬을까. 작심삼일 일까 아니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겠다는 의지가 약해서인지 내 자신도 모르지만 올 해는 꼭 내가 믿고 사랑하며 기대야 할, 나의 사람들과 함께 이 길 위에서 인생을 예찬해 보고 싶다는 한 점 바램을 떠오르는 일출에 걸어두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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