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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호 2016년 10월 21일자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부정청탁 금지법)’이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법으로 인해 수도권은 물론 전국적으로 상경기가 위축돼 폐업하는 식당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걱정이다. 본지가 파악한 바로는 우리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면, 김영란법에 대해 법적 논쟁을 살펴보기로 한다. 첫 번째, 이 법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논란이다. 헌법 제11조 제1항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제2조 제2호에 의하면 “공직자 등”이란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상 모든 공무원,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공직유관단체 및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관장 뿐만 아니라, 사립학교법에 따른 학교의 장 교직원 및 학교법인의 임직원, 그리고 언론사의 대표자와 그 임직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특징적인 것은, 관련 종사자와 함께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을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평등권 침해의 첫 번째 요건은 ‘차별’이 존재하는가이다. 금융, 의료, 법률과 같이 공공성을 갖는 민간영역이 많음에도 불구하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런데 사립학교는 그렇다고 해도 ’언론인‘까지 법적용 대상자로 넣었다는 것이다.
특히 ‘언론인’을 공무관련 종사자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분명 차별적인 불평등 대우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차별이 타당하고 합리적인지에 따라 평등권 침해 여부가 엇갈린다. 그렇다면, 언론인과 사립교원만을 차별적으로 취급하는 것이 합리적인가 살펴본다면, 법리상 충분한 조건과 상당한 이유가 결여됐다.
두 번째로, 김영란법은 일부 조항에서 불명확한 규정을 포함하고 있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 위배 소지가 있다. 이 법은 부정청탁과 금품수수금지 위반 시 일정한 형벌을 가한다는 점에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근거해야 한다. 우리나라 헌법은 제12조 제1항, 제13조 제1항을 통해 죄형법정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이 보장한 ‘죄형법정주의’의 구체적 내용으로서 ‘명확성의 원칙’이란 것이 있다. 이는 법률에서 범죄와 형벌에 관해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통상적인 판단능력을 가진 일반인(국민)이 해당 법규범이 어떤 내용인지 알게 하여 ‘예측가능성’을 주는 원칙이다. 위의 법 제5조 제1항에서는 15개 유형을 부정청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부정청탁에 해당하지 않는 예외사유로 7개 유형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것만으로 어떠한 행위가 부정청탁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뿐만아니라 부정청탁에 해당되지 않는 행위는 ‘사회상규(전통적인 의례와 관례)’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참으로 애매모호하고 법해석상 논란이 많아 명확성 원칙에 반한다.
김영란법, 서민들 피해 너무 크다
셋째로, 김영란법은 ‘포괄위임 입법금지’의 원칙을 위배했다는 주장이 있다. 이 법 제8조 제3항 제2호에 따르면,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 경조사비, 선물 등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 범위안의 금품’을 처벌되지 않는 항목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불법성 여부를 결정할 가액의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위임하고 있다. 대통령령으로의 위임이 헌법 적합성을 갖기 위해서는 헌법 제75조에 따라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해 위임해야 하는데, 위 법률조항은 이 조항만으로는 가액범위의 대강조차도 예측할 수 없는 불명확성을 내포하기에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했다고 볼 수 있다.
네번째, 김영란법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수 있다. 헌법 제19조에서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영란법은 제9조 제1항 제2호에서 공직자 등이 자신의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 등을 받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받은 사실을 안 경우 소속 기관장에게 지체 없이 이를 서면으로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양심의 자유’에는 마음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내심의 의사를 외부에 표출하도록 강제당하지 않을 자유와 양심에 반하는 행위를 강요받지 아니할 자유가 보장돼 있다. 일부 법조항은 자신의 양심과 위배되더라도 배우자를 서면으로 보고하여 외부에 신고해야 한다는 것은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영란법은 헌법상 ‘비레의 원칙(과잉금지 원칙)’ 위반소지가 많다. 국가 권력은?목적이 정당하고(목적의 정당성), 그 목적을 달성하기 수단으로서 적정하고(방법의 적정성), 최소한의 피해를 줘야 하고(피해의 최소성), 달성하려는 공익과 침해되는 사익사이에 균형이 맞아야 한다(법익의 균형성). 서민들의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따라서 일부 조항은 개정돼야 마땅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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