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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주논단/ 따뜻한 마음을 남실바람으로 받았다
이희탁 논설위원  |  lht47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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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4  17: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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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호 2016년 9월 9일자


선선한 가을 남실바람이 일렁이는 9월 초순 점심시간에 도계전두 재래시장에서 만둣국을 주문하고 옆자리를 보니 어데서 본 사람이 앉아 계시었고 그 분 일행들은 따뜻한 식사를 받아들고 맛있게 드시고 나서, 계산대에 오시어 저의 일행 식사비까지 내시고 가시면서 하시는 말씀이계시었다, 필자의 가슴에 영원히 간직케 하는 감사의 말씀이기에 종일 고민 끝에 칼럼에 글을 모아 놓기로 했다.

누구라고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따뜻한 정을 받았다. 작년 가을 음식점에서 친구의 소개로 딱 한번 악수하고 명함을 주고받았을 뿐인데 그 지인은 필자를 알아보시고 “수고 많으십니다” 그 때 인사를 주고받고 오늘 뵙게 되어 참으로 반갑습니다.

그 분은 식당에서 필자에게 보여 준 미소 속에는 모름지기 이러했을 것 같다. 지인께서는 2년 전 도계에 정착하여 기업을 운영하시면서 늘 보고 듣던 진폐환자들과 산업전사들이 일구어 낸 이 자리에 내가 서서 기업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 진폐환자들 위해 수발드는 봉사자들께 비롯 우연한 자리이기에 따뜻한 식사대접을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시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냈다고 필자 나름대로 그렇게 생각했었다.

조정래 작가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작 ‘풀꽃도 꽃이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99%가 개 , 돼지 새끼들이라면 개, 돼지가 낸 세금 받아먹고 살아온 그는 누구인가라며, 정책기획관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그는 개, 돼지에 기생하는 기생충이거나 진딧물 같은 존재라고 목소리를 높인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어느 드라마에서 본 장면이 문득 스쳐 지났다.

병자호란이 발발하자 임금이 백성을 버리고 개성으로 도망을 간다. 이때 백성들이 손가락질하며 이런 말을 푸념으로 내 뱉었다. 도대체 임금은 뭘 했기에 궁궐을 버리고 도망을 간단 말인가. 이러하자 어느 노파는 한 술 더 떠서 하는 말 “후궁들의 뱃속에 씨나 뿌렸지 하긴 뭘 했어.” 어느 대표자는 지역주민에게 따뜻한 말씀과 마음을 선물하는데, 그러하지 못한 대표는 아직 깨우치지 못한 탓일까 싶다.

“풀꽃도 꽃이다“라는 제목이 상징하듯 작가는 우리 모두가 풀꽃으로 태어나 그 빛을 발하고 삶을 영위해야 한다는 당위를 역설한다. 길가의 잡풀에서도 꽃이 피어나고 아름다움을 세상에 알리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 탄광촌을 지키면서 조국을 부흥시킨 광부들이 터전을 잡고 있는 이곳에 주인은 과연 누구인지 논단에 묻고 여론에 답을 얻고자 한다.

꿈속에 꿈만 꿈이 아니라 현실세계도 꿈속이라고 했다

원불교대사전을 보면 범부중생이 실려 있다. 범부중생을 알아보았더니 “꿈속에 꿈만 아니라 현실세계도 꿈속” 이라 했다.

모든 것은 꿈이나 허깨비 물거품 그림자 같고, 이슬 같고 번개와도 같으니 반드시 이렇게 보아야 한다고 금강경 해설에 설파된 글을 보았을 때 우리도 그 꿈을 현실에서 만나야겠다는 희망을 쏘고 하나하나 지혜와 더불어 지역의 파수꾼이 되고자 한다.

가난한 자나 부유한 자나 다 같이 얽매이는 문제, 때로는 부자가 되면 더욱 욕심이 생기는 것이 인간이다. 권력 있는 자나 권력 없는 자나 다 같이 얽매이는 문제, 때로는 권력을 쥐면 더욱 부패하며 욕망이 커지고 권력이 우상이 된다. 억압을 받는 자나 억누르는 자가 다 같이 가지고 있는 문제, 때로는 강자가 되고 자유롭게 되면 더욱 폭군이 되고 방종 하는 인간이 되기 마련이다.

자유를 추구하는 인간성이 해방을 위한 항거의 투쟁을 하는 것이 근세사라 했다. “섬기는 종”이 같은 윤리적 차원으로 자유를 원하는 건 사람의 근본이다. 종은 참으며 섬긴다, 그리고 복종한다. 이것은 자유를 누리는 주인의 아름다운 측면이다.

권력자도 자유로운 권력자가 되려면 섬기는 종이 되어야 한다. 기업의 운영이나 다른 것을 집권하며 자유를 누리려면 우선 섬기는 종이 되어야 한다. 반면, 자존심 하나만을 내가 지키면서 꼭두각시나 하수인이 되어도 자유로운 주인이 되어주길 바라는 뜻에서 나는 섬기는 종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는 어느 혹자의 말이 귓전에 맴 도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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