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3호 2016년 8월 5일자

여름휴가철을 맞아 삼척을 찾아온 외지인에게 가장 인상에 남은 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예전보다 달라진 모습보다 도로를 뒤덮고 있는 현수막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고 했다. 전국 어디를 가나 지역주민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찬.반 주장이 담긴 현수막이 다수 걸려 있지만 삼척시처럼 정치, 경제, 노동, 환경등과 관련된 다양한 형태의 현수막이 붙어있는 곳은 아마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기자는 지난 7월중순경 서울에 거주하는 지인이 가족, 이웃들과 휴가차 삼척을 찾았을 때 삼척시 유명 관광지를 안내했었다. 신기 환선굴을 거쳐 미로 천은사와 장호항과 임원항까지 이어지는 관광코스로 안내했었다. 2박3일의 휴가 마지막 날 숙소(쏠비치)와 가까운 후진의 모 횟집에서 저녁식사를 겸한 술자리에서 “삼척 구석구석을 둘러본 소감이 어떠냐?”라고 물었다.

이에 지인은 “관광개발을 위해 애쓴 흔적이 눈에 드러날 정도로 많이 변했다”고 하면서 “그것보다는 거리 곳곳에 나부끼고 있는 각종 현수막의 내용을 보면 삼척은 시위 종합세트 같은 곳이다.”라고 했다.
이어 “내가 보기에는 무조건 반대만하는 것도 있지만 이해관련당사자들이 한발씩만 양보하는 협상 테크닉만 발휘한다면 좋은 결과도 나올 수도 있는 것도 있는데 현수막을 보니 그렇지 않고 있는 것 같은데 아닌가.”라는 답변에 기자는 선뜻 말을 하지 못했다.

그렇다. 기자는 지인의 지적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삼척시 관내에 붙어있는 각종 현수막의 내용을 살펴보자. 근덕면 덕산리 원전 건립은 사실상 지역민의 건립반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사안으로 이건 분명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거론하지 않겠다. 그러나 다른 형태의 현수막을 보면 이해관련당사자들이 모여 진지하게 협의만 한다면 분명히 해결책이 나올만한 이슈다.

대표적으로 삼표동양시멘트 협력업체 근로자 정규직복귀는 이미 답은 나와 있다. 노.사 양쪽이 한 발짝만 물러나 협상자리에 다시 앉는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또 적노리 포스파워 화력발전소 건립도 마찬가지. 지역민들은 무조건 “못해”라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내미로리 옥도태양광발전소 건립이나 동해화력 석탄재 반입저지, 동해중부선 철도 건설 등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서로 한발씩 양보하는 타협책을 찾는다면 이것은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해결책을 찾기 위한 협의가 아니라 속칭 간만 보는 형식적인 협상에 서로가 임하다보니 해결은커녕 반목과 갈등만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자는 무조건 반대가 아닌 수용 가능성이 이슈는 이해관련 당사자들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라 권한다. 그래도 안 된다면 우리지역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라도 시나 의회, 시민단체가 나서라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