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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주논단/ 대한민국 행복지수는 빈 깡통인가
이희탁 논설위원  |  lht47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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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4  11: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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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호 2016년 2월 26일자

우리 사는 세상이 불행의 끝판을 보여 주는지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풍 드라마가 휩쓸고 사람들은 옛 과거로 돌아가며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가정 폭력이 갈수록 잔인해지고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엽기적 아동학대 사건이 벌어지고, 여성이 가해자가 되는 폭력, 다문화 여성에 대한 폭력도 다반사다. 과거 맞고 사는 여성으로 대변되던 가정 폭력이 나쁜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다. 덩달아 가정 폭력 상담 및 신고 건수도 크게 늘었다. 가정 폭력을 더 이상 가족 내부의 개인적이고 일시적인 일로 내버려 둘 수만은 없는 시대다.

부모가 자식을 때려죽였다는 세상을 본 적이 있을까. 게임에 미쳐 예쁜 딸을 학교에도 안 보내고 굶겨 죽이기 직전까지 몰아갔다는 믿을 수 없는 부모 탈출 이야기 같은 사실을 접해야 하니. 그런데 기르던 개는 꼬박꼬박 밥을 챙겨줬다고. 게다가 기간제교사가 아이들에게 얻어맞는 장면에선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온다.

우리사회가 왜 이런 비극으로 연출시켜가고 있는지 해법을 찾아 처방해야 한다.
1970년대부터 출산정책을 실행해 온 프랑스는 삶에서 일(work)과 가정(family) 간 조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사람들이 일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가족을 통해서 행복을 느낀다는 전제하에 출산문제에 접근했다.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것이 프랑스 국민의 행복이고 국민 행복이 곧 국가의 존재가치였기에 국가가 정책적으로 지원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 결과 출산지원 정책실행 거의 50년 만에 프랑스는 현재 유럽의 어떤 국가보다도 높은 출산율을 유지해가고 있다는 걸 우리나라는 배워야 한다.

정부는 현행 교육교부금법에 따라 내국세의 20.27%(올해 대략 41조원)를 교육교부금으로 시·도교육청에 내려 보내야 한다. 이는 누리과정이 시행되기 이전인 2010년부터 정해져 있던 비율로, 정부는 누리과정을 2012년부터 도입하면서 필요한 예산만큼 비율을 높이지 않았다. 만 5세 유아를 대상으로 시행됐던 2012년 1조6800억 원이던 누리과정 예산은 2015년 3조9800억 원으로 늘어난 반면, 정부 교부금은 2013년 40조8000억 원에서 2015년 39조4000억 원대로 줄었다. 더구나 누리예산은 교육청과 지자체가 2014년까지 분담토록 했지만 지난해 교육청이 모두 부담토록 했다. 한마디로 정부는 교육교부금에 누리예산이 포함됐다는 입장인 반면 교육청은 별도 예산지원 없이는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의 누리과정 예산 다툼은 건강하게 자라나야 할 우리 아이들을 사회적 천덕꾸러기로, 부모들을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보다 둘이 좋다고, 둘 낳아 더 행복해지자는 TV속 출산장려 캠페인은 전혀 현실감에서 멀어졌다. 출산 홍보비용으로 몇 백억씩 예산을 쓰면서, 보육으로 정치공방을 벌이며 젊은이들에게 국가를 믿지 말라고 학습시키는 격이 되고 있어 답답한 마음에 한숨만 나는 건 나 혼자만이 아닐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우리의 미래세대가 아이를 낳겠다는 결정을 할까라는 고민을 해보았다.
보육예산이 국가살림에 큰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한 가정을 이루어 삶의 행복을 누리려고 결혼하여 자식을 생산하는 건 인간이 갖는 행복의 지수다.

20여 년간 출산율 높이기 사회정책 여기서 멈추나

그런데 어떤 젊은 미시는 이런 말을 사심 없이 내 놓았다 ~ 저는 솔직히 애는 왜 낳나 싶어요. ~ 사회가 책임지고 양육을 지원해 주지도 않는데 ~ 태어날 아이만 불쌍하잖아요.

저출산 문제는 사실 출산율이 낮다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점점 더 행복하게 살기 어렵게 되어가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 문제로 대두되어 있다. 누구에게나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의 행복인데 지구상에서 우리나라가 제일 강력하게 행복을 거부하고 있다고 필자는 보고 있다.

우리 사회도 지난 20여 년간 출산율 높이기를 사회정책의 핵심의제로 삼아 온 건 사실이었다. 그런데도 2016년 벽두부터 우리는 극도의 보육 불안증을 겪고 있다. 과연 국가예산의 문제로만 볼 것인지는 정부만이 알고 있다. 2001년 이후 불용 전력기금이 3조 원이 넘는다는데 총 2조 원 정도의 보육예산 문제로 사회가 몸살을 앓는 것을 보면, 단순히 재정부족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 생명 돌봄과 국민행복이 현재 대한민국 사회정책의 최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돈이 중요하긴 하지만 돈보다 관계가 더 소중하고, 지금 관계 맺고 있는 이들이 행복하고 사이가 좋으니까 자신도 행복하다는 사실을 우린 받아들일 수 있을까?

예전에는 맞으면서도 가정을 지키기 위해 참는 것을 미덕처럼 여겼지만 이제 그렇지 않다. 가정 폭력은 더 이상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참는 것은 화를 키울 뿐이다. 가정 폭력이 지속한다면 가족 해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야 한다. 가족 해체는 곧 사회문제로 연결되는 범죄다. 초기에 상담 및 신고를 통해 싹을 자르는 것이 가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가정 폭력이 사회문제로 연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촘촘한 감시 및 지원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국민의 행복이 소멸되면 국가도 소멸된다. 옥스퍼드대 데이빗 콜먼 교수는 인구소멸국가 1호로 대한민국을 꼽은 걸 눈여겨보고 대책을 세워야 할 지경에 예산으로 사회를 시끄럽게 하는 것은 미래를 기약하지 않는 동물과 같다.

우리 동해 삼척지역 누리과정 예산이 부족하다면 다른 예산을 줄여서라도 대한민국을 짊어지고 갈 아이들에게 배정했으면 하는 소견이다.

우리사회는 가족들이 더불어 공동체를 구성시켜 이웃을 만들고 가족끼리 상처를 보듬고 격려하여 나라를 떠받으며 살아가는데 낳은 자식도 죽이고 돌보지 않으니 내 이웃에 이런 슬픔이 없도록 관심 둬야 이 나라를 지탱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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