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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호 2016년 2월 19일자
또 비극적인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장기 결석 여중생이 부모로부터 폭행당해 숨진 뒤 11개월 만에 발견됐다. 같은 부천에서 장기 결석 초등생이 부모의 폭행으로 숨진 뒤 냉동 보관된 사건이 밝혀진 게 불과 보름 전의 일이다.
인륜을 거스르는 소름 끼치는 일련의 사건들은 사회적 안전망을 재점검하라는 아이들의 절규로 들렸고, 대구 서구에서는 20대 산모가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창밖으로 던져 숨지게 했다. 인천공항 테러 협박범은 대학원을 졸업한 실업자였다. 이런 참상들을 모두 개인적, 또는 가족 내부의 문제로만 치부할 것인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엽기적 사건들은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할 것인가. 이미 저성장 사회로 진입한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이 희망을 잃고 가진 자만을 위한 무한 경쟁과 성장 제일주의 이데올로기에 떠밀려 분노하고 좌절한 결과물은 아닐까 싶다.
물론 극단적 사례를 일반화할 수는 없다고는 하지만 이 극단적 결과는 사회적 압력에 의해 가장 약한 자들이 겪는 참상에 다름 아니다. 많은 서민들의 삶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제발 국회로, 청와대로 들어가는 잘난 분들이 기득권의 유지확대가 아니라, 나라의 미래와 국민(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산층, 서민)을 걱정해 주길 바라고 있다.
어느 누구나 단 한 번뿐인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고 죽는 것이야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지만,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자신의 삶을 지키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애쓰는 것이 우리 필부들의 인생이다.
하지만 자신보다는 타인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했거나, 하고 있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그것마저 소홀하여 어린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러나 인천 11세 아동학대 사건을 살펴보면 한 시민의 관심 어린 눈길과 용기 있는 112신고가 그 소녀를 아동학대에서 구해 주었다. 음식을 가득 담는 야윈 소녀의 모습과 행동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다 의아함을 가지고 112에 신고한 슈퍼마켓 주인이 없었다면 그 소녀는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져 끔찍한 학대에 시달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실제로 1년 전 그 소녀는 탈출에 성공하였으나 이를 발견한 시민이 집으로 데려다 줘 더 심한 폭행과 학대를 받았다는 사실은, 주변에서 마주치는 아동을 향한 관심과 112신고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우쳐 주고 있다.
아동학대는 더 이상 가족 내부에만 맡겨 두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회적 문제이다. 주변에서 마주하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면 주저하지 않고 112에 신고하는 것은 이 사회의 어른으로서 아이들에 대해 다해야 할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본다.
아동권리보호단체인 굿네이버스가 발표한 8가지 사항
그리고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아동학대가 법률적으로 관심을 받은 것은 최근의 일이다. 아동학대 문제는 아동복지법에서 다뤄 오다가 지난 2014년 9월에야 아동학대특례법이 시행되었다. 아동학대 치사죄를 신설하고 형량도 높였다. 하지만 특례법도 장기 결석자에 대한 제도적인 차원의 대응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유치원·어린이집·학교 교사들로 하여금 장기 결석자의 가정 폭력 피해 점검을 상시화 할 필요가 있다. 또 장기 결석의 경우 112 신고가 되어야만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출동하는 규정도 바꾸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을 읽어 본다.
아동권리보호단체인 굿네이버스에서는 다음의 8가지 항목을 아동학대 징후로 나열하고 있다. 1)별다른 이유 없는 잦은 지각 또는 결석, 2)계절에 맞지 않는 옷, 3)부모를 지나치게 무서워하는 태도, 4)계속 들리는 이웃집 울음소리 또는 비명소리, 5)다치기 어려운 부위의 상처, 6)병원에 잘 보내지 않는 보호자, 7)나이에 맞지 않는 성적행동, 8)실수에 대한 과잉반응이 그 징후이다. 해당 징후가 보인다면 망설이지 말고 112에 적극적으로 신고해주면 구원의 손길이 닿는다고 한다.
지금도 어디선가 누군가는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도움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마주치는 아동에 대한 당신의 관심 어린 눈길과 용기 있는 112신고로 우리 지역의 아동들은 보호받을 것이며, 웃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먹고 살기 힘들어서라는 말이 한낱 변명에 지나지 않음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터다. 그저, 우리를 대신해 자신의 소중한 삶과 행복을 선뜻 내버린 이웃들에게 적어도 감사의 마음은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소중히 여겨준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점점 아름다운 빛을 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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