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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주논단/ 을미년 한해를 돌아보면 아쉬움만...
이희탁  |  lht47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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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3  14: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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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호 2015년 12월 25일자

벌써 한 해가 저물어 가고 병신년丙申年 달력이 벽에 걸려 있으니 을미년 한 해 동안 무엇을 하였는지 머릿속이 텅 비어 있다. 나이가 들면 그 나이만큼 인생의 속도도 빨라진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나이 50이면 50㎞로 가는 것 같고, 60이면 60㎞로 가는 것 같다던데 요즘 생각해보면 그 두 배의 속도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 만큼 세상 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하긴 우리를 둘러싼 세상은 온통 빠른 것투성이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기차는 처음 달렸던 속도의 몇 배로 빨라져서, 서울과 부산 간 거리를 2시간 50분이내로 좁혀놓았고. 고속도로를 씽씽 달리는 자동차들과 세계 어디든 가고 싶은 나라로 당장 떠날 수 있는 비행기들이 평균 3분 간격으로 뜨고 내리고 있지 않는가!


세상도 빨라지고 세월도 빨라졌는데 인생도 빨라 달리고 있으니 이 속도를 어떻게 따라갈지 갈수록 점점 막막해지기 일 수다. 그래서인지 알 수 없으나 얼굴에 반점이 하나 둘 생겨났다. 아내는 ‘당신도 이젠 젊은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으니 늙긴 늙었습니다’라는 아쉬운 여운을 남겼다.


세상이 이처럼 빠르게 변하는 게 결국 조금 더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인간들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세상은 이미 이런 속도위반을 알고 있는 것도 있지만 막을 방법론이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자본을 주무르는 사람들은 거꾸로 더 속도를 내라고 강요하고 있으니 현대사회는 내가 살기위해 남을 헤쳐야하는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분명 그것이 엄청난 불행을 가져오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으면서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듯 머리를 휙 돌리고 못 본체 한다. 일본인 환경운동가 쓰지 씨는 이런 말을 남겼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한 걸음 한 걸음 가속페달로부터 발을 떼고 내려왔을 때 그 발자국 속에서 피어나는 대안의 새싹을 본다” 는 명언이 있다.
하지만 앞만 보고 달려가는 지금, 우리의 상황들이 시스템의 장벽에 부딪히기 전에 스스로 힘을 길러야 한다는 그의 권유를 받아드려야 할지 모르겠으나 과연 이 바쁜 시대에 내 이웃도 생각지 못하고 내 가족만 옆구리에 끼고 무한질주하는 게 아쉬울 뿐이다.


마치 흙을 빚는 도공이 전국을 다니며 흙을 찾고 가마를 연구하고 유약을 공부해 도자기를 빚지만 도공은 청자의 비색은 불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불의 온도, 불의 색깔, 불 때는 방법 등등 지난 수십 년간 제대로 된 청자를 만들려고 불 앞에서 자신의 인생을 태우고 결국 청자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평생을 도공의 느린 시간 속에서 장인 정신을 갖는데 비해 우리는 정신없는 속도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시간들은 과연 어떤 시간이 가치가 있는지 비교해 볼 여유도 없다. 물론 나름대로의 가치는 서로 있겠지만요 한번쯤 곰곰 생각해볼 일이라고 본다.


얼마나 기다리다 꽃이 됐나/ 달 밝은 밤이 오면 홀로 되어/ 쓸쓸히 쓸쓸히 미소를 띠는/ 그 이름 달맞이꽃 아-아-아/ 서산에 달님도 기울어/ 새파란 달빛 아래 고개 숙인/ 네 모습 애처롭구나.
가슴 깊은 곳에서 토해내듯 노래하는 가수 장사익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왠지 간절하면서도 애달프기까지 하다.

조금은 천천히 느리게 내 인생의 시침을 맞춰보는 건 어떨까

애절함의 상징으로 시구와 노래 가사에 자주 등장하는 꽃이 달맞이꽃이다. 낮에는 태양빛에 부끄럽기라도 하듯 꽃잎을 아물고 있다가 밤이 되면 달빛과 함께 피어나는 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멀리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며 밤새워 새벽까지 기다린다는 의미로 기다림의 상징이기도 하다. 은은한 달빛 아래 노란색으로 환한 얼굴을 하고 그 자리에서 꿋꿋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월견초 또는 야래향이라고도 한다.


살아가면서 기다림이 없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자체가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보지 못하고 접해보지도 못한 낯선 그곳, 알지 못하는 그때를 기다리면서 살아가고 또한 일상에서 갖가지 이유로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일이 허다하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만남과 기다림은 병행하는 것이다.


필자가 본 우리 신문사는 그동안 압축고도성장처럼 자기주의 식으로 살아왔다고 느꼈다. 기본적 인간존중과 질서 그리고 책임과 의무에 대해서는 강했지만, 공동체 정신의 소중함에는 서로가 인식시켜주지 못해 티격태격 다툼도 가졌다. 후회와 아쉬움을 갖지 않을 수 없었던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해 새 날을 맞으면서 지역사회에 파수꾼이 되는 지역신문사가 되는 바램을 가져 본다.


깨끗한 산소가 되지 않는 기사는 언론의 품위를 상실시키기에 수요자가 지역신문을 외면하고 만다고 입을 모으듯이 이런저런 측면에서 보듯 지역을 대표하는 우리 신문사는 25년을 주민들과 공존공생하며 호흡을 맞추어 왔다, 이제는 삼척, 동해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언론사가 되어 주었으면 한다. 그래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독자 중심의 신문으로 바꾸면 어떨까! 고유의 품위와 방향은 유지하면서 독자들의 욕구와 목마름을 해결해주는 생수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지역신문으로 지역사회 발전과 미래지향적 비전을 공유하고 선도하는 역할이 필요하고 미래성장 동력인 청년 창업 프로젝트를 게재하여 이를 정책으로 연결시켜 지역발전에 시민과 함께 공유해 선도적 역할을 맡아주는 신문으로 도약하면 좋을 것 같다.


지금도 정론직필로 신문사의 명예를 유지하고 있지만 보다 더 감을 주는 신문을 그려주었으면 좋겠다. 기다려지는 신문 속에 읽고 싶은 기사는 많은 사람들의 뜨거운 진심과 열정을 갖게 한다. 독자나 공인들로부터 글을 받아 신문에 실어야 애독자가 늘어나고 애향심을 갖는다. 새해부터는 색동옷을 입은 우리 삼척동해신문으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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