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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호 2015년 12월 18일자
지난 2일 자정 넘긴 시각에 2016년 정부 예산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총 예산 386.7조원으로 2015년 대비 7.5%가 증액된 것으로 창의혁신의 성과로 성장 동력 창출, 맞춤형 복지 등 민생안정 뒷받침, 미래여건 변동에 선제대응 등을 중점 추진과제로 편성된 2016년 예산안이 국회의 문턱을 간신히 넘었다. 필자는 우여곡절 끝에 국회의 문턱을 넘은 정부의 예산안에 이러쿵저러쿵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올해도 어김없이 중앙언론에는 “실세의원 지역구예산 챙기기”라는 제목의 기사가 등장했다. 특히 법정기한을 넘겨 통과된 2016년 정부 예산안을 분석 보도한 것을 보면 집권여당의 실세는 물론이고 야당 실세에, 예결위 의원까지도 지역구예산 챙기기에 급급했다는 기사를 보면 화도 치밀고 또한 서글프기도 해 기사검색이 꺼려진다.
필자의 마음을 아프게 한 2016년도 실세예산(언론에 공개된 것임)을 한번보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부산 영도 지역구의 “동삼동 국제크루즈부두 확충” 사업에서 정부 예산(75억)+50억원. “부산해사고 시설 유지” 예산도 당초 배정된 50억원에 22억원이 더 편성됐다. “신박” 실세인 원유철 원내대표도 지역구인 경기 평택 일대 570여억원의 예산 증액에 관여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마찬가지. 해운보증기구 출자 사업은 당초 정부 예산(200억원)의 100%인 200억원이 더 늘어났고.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낙후된 대구 구내당시장 내에 지식산업센터를 짓는 신규 사업 10억원이 포함된 총 85억원을 지역 예산으로 추가 유치했다. 또 여당의 유일한 호남의원인 이정현 의원은 지역구에서 경찰서, 파출소, 하수도 정비, 교차로 설치, 기념관 건립, 순천대 보수비, 농촌용수개발 등 20여건 100억여원을 더 챙겼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정부안엔 없었던 경산지식산업지구 용수 공급 시설 사업 예산 20억원이 신규 편성됐고, 경산 4산단진입도로사업은 9억원이 증액 편성됐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지역구인 부산 사상을 지나는 ‘부산 사상~하단 도시철도 건설 사업’ 예산도 정부안 449억원에서 추가로 150억원이 증액됐고. 이종걸 원내대표의 공약 사항인 ‘월곶~판교 복선전철’ 사업에 50억원이 추가 배정, 지역구인 경기 안양의 석수역 주변 정비 사업은 10억원이 더 늘었다. 최재천 정책위의장 지역구에는 정부안에 없던 ‘성동 독서당 인문 아카데미’ 예산 10억원이 추가.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지역에도 익산박물관 시설 확충과 문화마을 정비 사업으로 15억원의 예산이 추가 편성.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예산 심사 막판에 정부 고위 관계자와 ‘담판’을 지어 정부 예산보다 800여억원을 더 유치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또한 예산 심사를 진행한 여야 예결위원들도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 김성태 예결위 간사는 자원순환종합단지 조성, 서남하수처리장 지하화 사업, 시니어복합생활체육센터, 남북통합문화센터 등 건당 100억원짜리 지역 사업 4개를 포함해 총 942억원을 챙겼고. 안민석 새정치연합 예결위 간사 지역구인 오산시 다목적 체육관 건설비용 30억원과 독산성 문화제 지원(2억원) 등이 추가 배정됐다. 김재경 예결위원장은 내년부터 일부 기능이 진주로 옮겨가는 KAI(한국항공우주산업)의 수리온 3차 양산 예산 500억원을 비롯해 800억원이상을 유치했다고 한다.
이처럼 매년 필자의 입맛을 씁쓸하게 만드는 실세예산은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생성될까. 헌법상 예산안 편성권은 정부에 있고 심의권은 국회에 있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국회에서 감액할 수는 있지만 증액을 하려면 정부 동의 없이는 안 되게 되어있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은 상임위 1차 검토→예결위 전체회의 상정→각 부처별 2차 검토를 거쳐 마지막으로 계수조정소위에서 삭감 또는 증액의 최종 조율이 이뤄진다. 따라서 계수조정 소위가 예산안의 최종 관문이다. 그래서 매년 국회에서 열리는 예결위 계수조정 소위 심사과정에 실세들의 제 밥그릇 챙기기(지역구 예산) 작업에 들어간다.
따라서 필자는 몇백억이 아니라 단 몇십억이라도 실세예산이 쏟아진 고장이라는 불명예를 ‘단 한번만이라도 뒤집어 써 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럼 우리지역은 실세가 없었는가. 아니다. 집권 여당의 국회부의장에, 대변인에, 당 3역인 사무총장까지 있었지만 실세예산의 폭탄이 떨어진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이러니 필자가 중앙언론의 기사까지도 꺼려진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