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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문화원 70년, 지역문화 뿌리 지키며 새로운 100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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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6.08.20  14: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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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창립…전통문화 보존·지역문화 발굴하며 시민과 함께 계승·발전

정월대보름제·문화학교·실직문화 등 삼척 문화 정체성 확립에 앞장

지역학 연구·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등 미래 100년 위한 새로운 도약

삼척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지키고 지역민의 삶 속에 문화를 뿌리내려 온 삼척문화원이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1956년 8월 10일 설립된 삼척문화원은 강원특별자치도 내 18개 문화원 가운데 네 번째로 문을 연 문화원으로, 지난 70년 동안 삼척 고유의 문화적 가치를 발굴하고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보존·계승하는 지역문화의 중심 역할을 수행해 왔다.

특히 삼척문화원 70년은 단순히 한 문화기관의 역사를 넘어 삼척의 근현대 문화사를 함께 써 내려온 시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척은 삼국시대 이전 고대국가인 실직국의 역사를 간직한 고장이며 국보 죽서루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삼척기줄다리기를 비롯해 수많은 유·무형 문화자산을 품고 있다.

삼척문화원은 이 같은 문화적 토대 위에서 전통과 현대,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고 지역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데 앞장서 왔다.

   
역대 삼척문화원장

삼척의 대표 민속축제 ‘삼척정월대보름제’

삼척문화원의 활동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삼척정월대보름제다.

삼척정월대보름제는 매년 정월대보름을 맞아 하늘과 땅, 바다의 신에게 풍년과 풍어, 고장의 만사형통을 기원하는 삼척의 대표적인 전통 민속축제다.

1973년 음력 정월 15일 ‘정월대보름제’라는 이름으로 처음 막을 올렸으며, 1978년에는 ‘죽서문화제’로 명칭을 바꿨다가 2007년부터 다시 ‘삼척정월대보름제’로 개최되고 있다. 삼척문화원은 2007년부터 행사를 주관하며 20년 가까이 축제를 이끌어 왔다.

축제의 중심에는 삼척기줄다리기가 있다.

삼척기줄다리기는 조선 현종 3년인 1662년 당시 삼척부사를 지낸 미수 허목이 백성들의 단합과 재해 극복을 위해 장려했다는 설이 전해지는 삼척의 대표적인 민속놀이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 중단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1973년 다시 재현됐으며,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강원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데 이어 201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오늘날 삼척정월대보름제는 삼척시민뿐만 아니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강원특별자치도의 대표적인 전통축제로 성장했다. 삼원제(사직제, 천신제, 해신제), 기줄다리기를 비롯해 세시풍속과 각종 민속놀이, 문화공연 등이 어우러지면서 전통문화의 원형을 현대적으로 이어가는 장이 되고 있다.

   
삼척문화원 개원1주년 사진(출처 미국국립문서기로관리청(NARA), 고려대학교 한국사연구소 역사영상융합연구팀 한국근대영상아카이브)

1993년 문 연 문화학교…수료생 8,652명 배출

시민들의 일상 속으로 문화를 확산시킨 문화학교 역시 삼척문화원 70년 역사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삼척문화원 문화학교는 1993년 문화체육부가 전국 지방문화원에 한국문화학교를 지정하면서 제1기 강좌를 시작했다.

당시 한국화, 음악, 미술, 사진, 국악, 꽃꽂이, 한문 등 다양한 강좌로 출발한 문화학교는 2026년 제34기에 이르렀다.

현재까지 배출한 수료생만 8,652명에 달한다.

문화학교는 단순한 취미·교양 프로그램에 머물지 않았다. 강의실에서 배운 문화예술을 공연과 봉사, 지역축제 참여로 연결하면서 지역문화의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해왔다.

문화유적지 답사와 역사문화탐방, 여름축제 ‘해변 소문난 잔치’, 가을운동회, 수료축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시민들이 문화를 배우고 직접 참여하는 생활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문화학교에서 시작된 인연은 여러 부설단체의 탄생으로도 이어졌다.

1995년 창설된 ‘너른마당풍물패’는 문화학교 풍물교실 수료생 가운데 우수한 실력자들이 중심이 돼 결성됐으며 각종 사물놀이 경연대회에서 수상하고 지역 행사에서 공연 봉사를 이어왔다.

2008년 창설된 ‘한소리국악단’도 문화학교 국악교실 수료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전통국악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도 어울림밴드와 2022년 창설된 척주취타대 등이 지역의 각종 문화행사와 축제에 참여하면서 시민이 직접 만들고 향유하는 문화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삼척문화원 신축 원사 준공식(2011년)

‘실직문화’ 통해 삼척의 역사와 문화 기록

삼척문화원의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조사하고 기록하는 일이다.

그 중심에는 실직문화연구회가 있다.

삼척지역 문화를 발굴·보존·전승하기 위해 뜻을 같이한 사람들이 모여 1988년 발족했으며, 삼척향토문화연구회와 삼척지역문화연구회를 거쳐 2000년 실직문화연구회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지역 원로와 학자, 향토인 등으로 구성된 실직문화연구회는 삼척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는 한편 종합 향토지인 ‘실직문화’ 발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삼척문화원은 1990년부터 ‘실직문화’를 매년 발간하고 있으며 시와 한시, 수필, 소설, 기행문 등 지역 문인들의 작품뿐 아니라 삼척의 문화와 역사를 깊이 있게 고찰한 연구논문 등을 담아 지역문화의 기록을 축적해 왔다.

2025년에는 제36호 ‘실직문화’를 발간했으며 2026년에는 제37호 발간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지역학연구발표대회에도 참여해 지역의 역사·문화·인문·사회에 대한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삼척 지역학의 학문적 지평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삼척문화원 70주년 기념식

사라져가는 전통 지키는 문화원

전통 제례와 민속문화의 보존·계승도 문화원의 중요한 역할이다.

2000년 전례연구회로 창설된 뒤 전례보존회로 명칭을 바꾼 부설단체는 전통혼례식, 전통성년식과 삼원제, 공양왕 봉제 등 지역 축제와 문화행사에서 전통 방식의 집례를 담당하고 있다.

삼척문화원은 고려의 마지막 임금인 제34대 공양왕의 넋을 기리는 공양왕 봉제를 비롯해 삼척동해왕 이사부 장군의 개척정신과 위업을 기리는 이사부 숭모제, 이사부 항로탐사 안전기원제, 토지를 관장하는 사신과 곡식을 관장하는 직신에게 안녕과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사직제 등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사찰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문화공연을 접목한 산사음악회도 개최하며 전통문화가 박제된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들과 호흡하도록 하고 있다.

   
삼척문화원 70주년 기념식

문화는 시민의 삶 속에 있을 때 생명력 얻어

삼척문화원이 70년 동안 추구해 온 방향은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다.

2007년 발표한 문화비전 선언에서도 지방문화원이 지역의 여러 문화 주체들의 힘을 모으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주민들에게 필요한 지식정보와 다양한 시대의 매개자가 되며, 문화 소외층이 없도록 찾아가는 문화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회성·단기적 사업을 지양하고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활동을 추진하는 한편 문화경영의 전문조직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이 같은 정신은 70주년을 맞은 오늘에도 이어지고 있다.

삼척문화원은 문화유적지 답사와 역사·문화 탐방, 평생학습 사업, 문화학교, 각종 공연과 전시 등을 통해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일상에서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창립 70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문화학교 수강생과 동아리 회원들이 문화예술 향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을 직접 방문해 공연을 펼치는 ‘찾아가는 문화활동’을 추진한다.

거창한 기념행사보다는 지난 70년을 함께 만들어 온 지역민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의미다.

   
삼척정월대보름 귀밝이술 빚기 행사

70년 넘어 새로운 도전…‘삼척학연구소’ 설립 추진

삼척문화원은 창립 70주년을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아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핵심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 자연과 사람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기록해 미래 자산으로 축적하는 것이다.

삼척문화원은 그동안 ‘삼척민속지’ 시리즈 등 총 8집에 이르는 기록을 발간하고 지역 고유의 유형·무형 문화자산 보존에 힘써왔다.

그러나 문화원은 앞으로 단순한 문화유산 보존을 넘어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미래 발전의 동력으로 연결하기 위해 보다 전문적인 지역학 연구기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삼척학연구소’ 설립을 향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전문 인력을 배치하고 지역의 역사·문화 자산에 대한 발굴·조사 체계를 갖춰 아직 빛을 보지 못했거나 사라져가는 향토문화 자산을 발굴하고 정밀하게 조사하겠다는 구상이다.

강원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와 상호교류 및 협력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영남대학교 독도연구소와도 독도교육·연구·홍보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는 등 지역학 연구를 위한 전문적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해외 주요 도시 및 문화 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앞으로 세계 속에서 삼척의 독창적인 문화를 알리는 한편, 다채로운 세계 문화를 지역에 소개하는 국제적 문화 교류에도 적극 힘쓰며 이를 통해 삼척을 글로벌 문화가 숨 쉬는 중심 도시로 가꾸어 나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삼척정월대보름제 원형복원 전통기줄다리기(2018년)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삼척의 기억을 미래 세대로

지역문화 자료의 디지털화도 앞으로 추진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도시재생과 급격한 공간 변화,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삼척 고유의 무형문화와 향토기록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척문화원은 다른 지역 문화원들의 디지털 기록관 구축 사례 등을 참고해 삼척의 역사·문화 자산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미래 세대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문화는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발견되고 계승될 때 생명력을 갖는다는 것이 삼척문화원이 지향하는 방향이다.

70년 전 지역의 문화를 지키기 위해 출발한 삼척문화원은 이제 전통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역할을 넘어 지역의 정체성을 찾고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기관으로 변화하고 있다.

1956년부터 2026년까지 이어진 70년의 시간은 삼척의 역사와 문화를 지켜온 기록이자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온 지역문화의 역사다.

삼척문화원은 이제 그 70년을 디딤돌 삼아 전통과 현대를 잇고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며 삼척의 문화적 정체성을 미래 세대에 전하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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