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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희탁 논설위원 |
2025년 9월 12일,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A교사는 마이크를 잡고 "삼척에선 도서관도 없다"라면서 (삼척시) 도계지역 쪽에는 도서관이 하나 있는데 삼척 시내에는 도서관도 하나도 없다 라고 말해 큰 기사가 되었는데 올해 우리 지역 뉴스에도 도서관 문제 해결책은 보도되지 않고 희망을 잃어가는 보도를 들었다.
작년 9월 A교사는 “기적의 도서관이라는 것이 건립 중인데 그게 5년 넘게 계속 중단되고 있다”라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이들은 대체 어디서 책을 읽고 어떻게 문화생활을 하는지도 너무 고민이 된다”라는 영상을 보았다.
호텔이나 리조트는 금방 짓는데, 기적의 도서관 공사가 중단되었다? 대통령과의 미팅에서 발언하신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한 것 같지 않은데, 어떤 기사에서 위와 같은 뉘앙스로 글을 올렸다. 호텔이나 리조트는 금방금방 뚝딱 뚝닥 짓는데, 도서관 건립이 늦다는 이야기인데, 대통령 입장에서는 무척 황당하고 난무했으리라 보여진다.
대한민국 도시는 끊임없이 확장되고 재편되어가고 있다.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프랜차이즈 간판이 골목을 채우며, 일상의 풍경들은 점점 비슷해지는 세상으로 만들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표준화의 흐름 속에서도 여전히 지역의 결을 지켜내는 공간이 있다는 건~, 화려하지 않지만 사람의 활기가 머무는 곳을 선택하라고 하면 바로 작은 도서관이다. 작은 도서관은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골목 문화가 형성되고 재생산되는 생활 밀착형 문화 거점이다.
작은 도서관의 출발점은 책이지만 본질은 책에만 있지 않다. 작은 도서관의 핵심 자산은 책을 매개로 형성되는 관계망이라 할 수 있다. 어린아이들이 신발을 벗고 들어와 바닥에 자유롭게 누워 그림책을 펼친다. 쿠션에 몸을 기대거나 엎드린 채 책장을 넘기는 모습은 어떤 교실보다 편안하다. 누군가는 친구와 나란히 앉아 같은 책을 들여다보고, 누군가는 혼자 조용히 상상의 세계에 잠긴다. 이 공간에서는 독서가 학습이 아니라 놀이이자 쉼이 되어가는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어르신은 신문을 읽다 옆에 처음 보는 지역주민과도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고, 학부모들은 작은 도서관에서 학교 끝날 아이를 기다리며 서로의 일상을 공유한다. 반복되는 만남 속에서 낯선 이웃은 안부를 묻는 관계로 바뀌기도 한다. 작은 도서관은 정보의 축적 공간이 아니라 사회적 자본의 축적 공간이 되는 셈이다. 골목이라는 생활권 안에서 사람들은 이곳을 통해 서로를 기억하고 연결시키는 작은 공간이라고 본다.
이러한 기능은 구체적인 사례 속에서 더욱 또렷해진다. 한 골목의 작은 도서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그림책 읽기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마을이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몇 명의 부모와 아이들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참여자들은 서로의 양육 경험을 나누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공동 돌봄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고 뛰어놀던 공간은, 부모들에게는 소통의 장이 되었고, 이후 마을 벼룩시장과 환경정화 활동으로까지 확장되었다. 작은 도서관이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지역 참여의 플랫폼으로 전환된 순간이 된다고 전남일보 박이슬 문화평론가가 지난 3월 4일 칼럼을 내놓는 기사를 읽어 보았다.
골목은 사람이 떠나면 금세 생기를 잃지만 작은 도서관이 있는 골목은 다르다고 한다, 아이들의 웃음과 책장을 넘기는 소리, 낮은 대화가 흐르는 공간은 사람을 다시 모이게 한다. 그리고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문화가 피어난다, 작은 도서관을 골목 문화의 요람이라 부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곳은 오늘도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한 지역의 미래를 길러내는 보물 창고이기에 자유롭게 누워 책을 읽는 아이들의 모습, 그 자체가 철학을 길러내고, 억지로 앉히지 않아도, 시키지 않아도, 책과 사람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공간이 미래를 키워주는 양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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