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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순 (전)산림조합강원지역본부장 |
화 업적은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만큼 역사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 당시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 뒷받침과 함께 범국민적 관심과 열정으로 각고의 노력 끝에 키워진 산림은 세월이 흘어 중장년에 이르렀고, 그리 많지는 않아도 몇 몇 곳의 숲은 세계 어디에다 내놔도 뒤지지 않을 만큼 ‘명품숲’으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산림은 안타깝게도 녹화이후 또다시 황폐화를 향한 중대 위기를 맞고 있다. 해마다 대형 산불로 인한 산림의 피해도 크지만, 산림수종 중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소나무와 잣나무에 재선충병이 창궐하여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나무 임지는 농산촌지역의 산림부산물 최고 소득원인 송이생산 등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
날이 갈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따라 향후 50년 후에는 약 80%가 감소한다는 연구도 발표되었다. 산림당국에서는 앞으로 그 자리를 지켜갈 미래의 모습을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일본은 이미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소나무가 거의 사라졌다. 우리도 그동안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방제에 노력을 쏟아 보았지만, 회생 사례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더 이상 회생할 시킬 수 있는 묘수가 없다면 대체수종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건강한 숲을 유지하기 위한 강력한 간벌 등 다각적인 숲 가꾸기에 대한 재정지원과 노력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그저 푸른 숲일 뿐 산림이 갖고 있는 제 기능을 발휘할 수가 없다.
산림의 기능과 가치는 목재생산을 비롯해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요즘에는 탄소 흡수원으로서의 역할까지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호우와 극심한 가뭄으로 생활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더욱 중요한 산림의 기능이 바로 수원함양(水源涵養)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은 여름철에 단골로 찾아오는 극심한 가뭄과 수해피해를 덜어 주는 매우 기초적이면서도 필수적으로 선행해야 할 미래지향적인 공공투자사업인 것이다.
지난해 여름 강릉지역의 극심한 가뭄 재난사태 역시 산림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도 충분히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무려 23일 동안 가뭄 재난사태가 선포된 강릉지역은 여야의 당 대표를 비롯하여 대통령까지 현지를 찾아 현안을 살피느라 분주함에 온 나라가 떠들썩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연평균강수량이 1,200mm가 넘지만 특정시기인 여름과 가을에 집중되기 때문에 강릉지역의 가뭄 재난사태를 거울삼아 이제는 예측 가능한 체계적인 저수지의 물 관리 시스템 정비 뿐만아니라 산림의 수원함양기능을 포괄적으로 넓혀서 저수지 상부지역 수계에 둘러싸인 산림을 손대지 못하게 제약하기 보다는 제대로 관리하여 수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저수지와 연접된 상부지역의 산림은 대부분 상수원보호 목적 하에 시업제한구역으로 거의 방치되어 있는 실정이다. 그야말로 산림이 울폐(鬱廢)한 상태이기 때문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울폐’란 사전적 의미로 ‘물이 막혀 통하지 아니함’이라고 정의되어 있고, 임업 용어로서의 의미는 ‘임분 내 수목의 수관이 서로 닿아 지면을 덮는 현상’이라고 되어 있다. 고밀도의 산림상태에서 나무 개개목이 빗물이 땅에 닿는 것을 차단하고 땅에 꽂혀있는 빨대와 같이 물을 흡수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계곡에 물이 고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국내에서도 일부 연구 사례가 있지만, 미국 애리조나주의 경우 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소나무 숲에서 강도 간벌을 시행하여 연간 유출량을 약 20%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호주에서도 나무를 간벌한 후 물 생산량이 20~30%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다. 결과적으로 간벌을 통해 숲의 밀도를 낮추면 직접적인 뿌리 흡수량과 잎을 통한 증발산량이 줄어들어 토양 내 수분이 더 많이 보존된다는 것이다.
앞으로 저수지 상부의 산림지역은 과감하게 강도간벌을 시행하도록 제도화 할 필요가 있겠다. 저수지와 연접한 유역만이라도 건강한 산림생태계를 유지시켜 수자원을 확보하고 산지사방을 통해 계류를 안정화시키면서 필요한 곳에는 물가두기사방댐을 설치하면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치산치수(治山治水)는 나라를 다스리는 치국(治國)의 근본임을 잊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