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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무장병원(약국) 특사경 제도 도입, 불법의료기관 이제는 사전 차단으로 전환해야
황미화 국민건강보험공단 삼척지사장  |  sd79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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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6.02.12  19: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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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미화 국민건강보험공단 삼척지사장

건강보험은 국민 모두가 함께 지켜온 사회적 안전망이다. 최근 5년간 건강보험 재정은 흑자를 이어왔지만, 올해는 수천억 원대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고령화와 의료 이용 증가라는 구조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또 하나의 원인이 있다. 바로 불법개설 의료기관으로 인한 재정 누수다.

일명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은 의료기관 개설 자격이 없는 자가 의료인이나 약사를 내세워 운영하는 구조다. 이들은 의료의 공공성보다는 수익 극대화를 우선시한다. 과잉진료와 허위청구가 반복되고, 인력과 시설 투자는 최소화된다. 일부 사례에서는 유효기간이 지난 의약품을 사용해 국민 건강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한 부정청구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중대한 범죄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 피해가 결국 성실히 보험료를 납부하는 국민에게 전가된다는 점이다. 일부의 탐욕이 다수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의료시장 질서는 왜곡되며 제도에 대한 신뢰 또한 흔들린다.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위험요인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행정조사를 통해 불법개설기관을 적발하고 있다. 그러나 수사권이 없어 사건을 수사기관에 이첩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평균 11개월이 소요된다. 그 사이 증거 인멸이나 재산 은닉이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09년부터 2025년까지 환수 결정 금액은 약 2조 8천억 원에 달하지만, 실제 징수율은 8.84%에 머물고 있다. 사후 환수 중심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 사무장병원(약국) 불법개설 단계에서 신속히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공단에 한정된 범위의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해 불법개설 의료기관 범죄에 대해서만 직접 수사하도록 한다면, 수사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재정 누수를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공단은 이미 전문 조사인력과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다년간의 현장 경험도 축적해왔다. 제도적 뒷받침이 더해진다면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로 전환하는 데 충분한 기반이 마련되어 있다.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의 생명과 삶을 지키는 공적 자산이다. 불법개설기관을 사후에 추적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애초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다. 이제는 사무장병원(약국) 특사경 제도 도입을 통해 ‘사후 환수’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해야 할 때다. 그것이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지키는 길이며, 국민의 신뢰에 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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