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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주논단/ 2025년 한 해를 뉘우침에 두고서…
이희탁 논설주간  |  lht47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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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6.01.04  18: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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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탁 논설위원

예전에는 12월 중순이 다가오기 전 성탄절 분위기가 나고 거리나 상점에서 성탄 캐롤이 크게 울려 퍼졌었는데, 요즘은 그런 들뜬 모습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교회에서는 여전히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준비하며 분주한 모습은 그때와 같다. 

코로나로 인하여 그간 하지 못했던 행사를 다시 시작해 보려고 부서마다 연습하는 몸짓이나 얼굴들이 참으로 즐거워 보였으나 약 3년이 지난 지금은 경제가 어렵고 지역 젊은이가 많이 보이지 않아 화려한 성탄을 보기에는 아쉬움이 눈에 쌓인다.

속절없는 세월 따라 을사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으니 세월의 무상함을 새삼 느낀다. “고장 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저 세월은 고장도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 삶이란 긴 여정의 여행길에 어느덧 노년의 삶에 익숙해지며 물들어가고 있다. 오늘도 길 따라 순응하며 걸어가 본다. 톱니바퀴처럼 빈틈없이 흐르는 자연의 세월 바퀴에 잠시 삶의 긴 여정을 뒤돌아본다.

인생은 만남의 연속이라고들 한다. 우리는 날마다 새로운 사람이나 상황과 마주한다. 이렇게 매일 이어지는 만남이지만 유독 우리를 당혹하게 할 때가 있는데, 바로 평소 보이지 않던 것이 갑자기 보일 때이다. 예전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일 때는 처음엔 당혹스럽지만 이내 감동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살아가는 인생의 인연은 어느 날 문득 내게로 와서 함께 하다가 훌쩍 떠나버린다.

나는 여기 가만히 있는데 인연이 나를 스치고 지나간다. 인연을 실은 세월만 무심하게 흘러간다. 우리는 이렇게 숙명적으로 인연을 맞고 또 이별하며 살아간다. 인연 따라 산다는 말은 인연이 담고 있는 운명적 속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모두 “나”이기 때문에 ‘나’를 스쳐 지나간 인연들과 그리움들로 가슴 아파한다. “나”는 늦은 밤, 라디오를 들으며 ‘너’와 함께 했던 숱한 인연들과, 숱한 “너”들이 남기고 간 빈자리를 온몸으로 느낀다. 이삿짐이 모두 빠져나간 빈방을 바라보듯, ‘나’의 마음은 황망하다. 하지만 우리는 동시에 “너“이기도 하다. ‘너’라는 우리는 누군가에겐 스치고 지나간 인연이다.

사람은 누구나 인생을 잘 살기를 바라고 아름답게 살기를 희망한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잘산다는 것은 보통 높은 지위와 많은 재산을 얻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높은 지위와 재산을 얻는다고 하여 반드시 아름다운 삶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위와 재산을 어떻게 얻느냐,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과정이 아름답지 못한 성공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공일 수가 없다. 설령 실패했다고 할지라도 과정을 중시하는 실패는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삶이 풍족하고 많은 자유를 누리며 행동의 제재를 받지 않고 살아가고 있으니 기쁨을 잃어버리지 말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다. 우리가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고 대했는지에 따라 그 하루는 세상의 빛이 될 수 있고 어둠에 묻혀버릴 수도 있다. 경쟁과 효율이 모든 것을 평가하는 시대다. 우리는 자꾸만 남과 비교하며 더 나아가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야 한다는 착각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그 길 끝에는 진정한 평화도 기쁨도 없다. 오히려 그렇게 놓쳐버린 시간 속에서 진짜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작은 친절, 진심 어린 대화를 함께하게 하는 이런 것들이 우리를 사람답게 살게끔 하는 하느님을 닮게 한다. 다시 없는 존재로 다시 없는 하루를 살아가면서 늘 감사함과 소중함을 잊지않는 사회인이 되고 가족의 아버지로 여생을 살아가는 자신이 되려고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

우뚝 선, 고목이 들려주는 바람의 노래. 그리고 또 어딘가에서 쿵 하며 꽃이 지는 을사년이 묻혀가고 있다. 그래서 멀리 있는 우주를 상상하노라면 지금의 삶이 숭고해진다. 이 우주 속에서는 “나”도 없고 ‘너’도 없다고 생각해보면 오직 숱한 인과 연이 뒤엉켜 거대하게 흘러갈 뿐이라는 영감이 든다. 

다가오는 2026년 병오년부터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이웃과 함께하면서 지식 하나하나 쌓아가는 저축이란 지혜를 쌓는 것부터 하나씩 배워가면서 삶의 목적으로 채우는 한해를 만든다는 계획으로 다사다난했던 을사년을 멀리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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