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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의 가슴앓이 속을 들여다 보고!
이희탁  |  sd79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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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30  14: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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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다.

아버님이 광부였고 그 뒤를 이어 어머님이 자식들 먹여 살리며 공부시키기 위해 선탄부로 입사하여 석탄먼지를 뒤집어쓰고 뼈가 으스러지도록 근무하시다가 결국 진폐증이란 불치의 병을 얻었다. 그 어머님을 위해 사모곡을 시집으로 부른 윤원형씨!

윤씨는 이곳 탄광촌 도계가 고향이고 30여 년 동안 도계광업소에서 광부로 일해 오면서 틈틈이 메모해 두었던 깨알 같은 수백 장의 자작시를 정리하여 한권의 책으로 내놓은 장본인이다.

3년 전 일이다. 원고지도 아닌 하얀 백지에다 시를 써 놓은 뭉치를 들고 윤원형씨가 필자의 집으로 찾아왔다. “오래 전부터 시화전을 꿈꾸면서 모아 둔 자작시입니다. 이 원고를 감수해 주십시오.”라며 말문을 꺼내 놓고 방바닥만 내려다보며 더 이상의 말을 내 놓지 않았던 윤원형씨.

야생화 사진에다 시를 입혀 시화전을 갖은 후 그 작품을 판매한 수입금 전액을 불우 이웃돕기에 내 놓을 계획이란 말을 듣고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윤원형씨와 인연을 맺어 70편의 작품을 도계그랜드웨딩홀에서 선보인 적이 있었다. 그 이익금 700여 만원은 우리지역 진폐협회 두 곳과, 노인정 그리고 결손가정에 라면과 연탄으로 나눠졌다.

그 당시 본지 지면에 칼럼을 게재하여 도계광업소 노동조합 임광번 지부장의 도움으로 뜻 깊은 행사를 잘 마무리하였다는 감사의 글도 전했다.

금년 4월 어느 날 이었다. 윤원형씨가 또 필자의 집을 찾아와서 시집을 발간하겠다면서 도움을 청했다. 인연으로 맺은 사람이라 한참을 망설이면서 조심스럽게 나의 말을 꺼내 놓았다. “나는 시인도 아니고 그런 능력도 없는 사람인데 어쩌자고 나를 힘들게 합니까?”라며 정중히 거절하면서도 마음속에는 광부의 가슴앓이로 썼다는 시 구절이 매우 궁금했다.

이틀이 지나서야 전화로 원고를 보자고 하여 300여 편의 원고를 검토하게 되었다. 광부의 가슴앓이란 큰 주제를 가진 시들은 행마다 구구절절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과 광부의 애환, 그리고 삶의 무게가 그대로 느껴져 있었다.
어머님이 진폐증으로 고생하시는 모습에 아들로서 ‘가슴이 미어진다’고 피를 토해내는 문구에서 광부를 부모로 둔 자식의 심정을 잘 드러냈으며, 어둠에서 만나는 검은 흑진주에는 삶과 죽음을 넘나든 가장의 책임을 표출시켜 광부의 가슴앓이를 적나라하게 표현해 놓았다.

사모곡, 사부곡은 우리 가슴에 남아 있는 영원한 그리움이다

아버지의 노래!
당신 떠난 곳 / 함께 못해 사무칩니다 / 한세상 잘 놀다 간다는 / 마지막 인사 소리/ 가슴을 후벼 파는 애절한 상여꾼 선창 소리 / 다시는 만지지 못할 아버지 육신 / 목욕탕에서 등 밀 그날을 이젠 꿈속에서 기다립니다/ 라는 이 구절과 ~

선탄부!
가슴에 두른 아득한 세월 / 마스크로 입 막는다 / 엄마란 이름으로 인내한 시간 / 돼지마스크 쓰고 먼지 묻은 청춘 / 서럽고 아득한 세월 / 흰 작업수건 머리에 두른 내 어머니는 선탄부 ~

그뿐인가 어머님을 모시고 자식들을 키워내는 아내에게 바치는 사랑가는 어떠한가!
당신께 받치는 연서!

양가 부모님 친지 모셔 놓고 /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 변치말자 머리 숙여 약속하고 / 모난 세월을 둥글게 다듬은 당신의 귀한 사랑에 행복합니다 / 부부로 맺은 삶의 여정 / 닮아가며 동행하는 길 /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 이 세상 끝나는 날까지 / 당신을 사랑하겠노라 언약합니다 ~

이 시들을 보듬어 준 노혜정 시인은 서정의 나래부분에서는 예찬을 아끼지 않으셨고, 감수해주신 김지원 선생님은 광원들이 막장에서 먹는 도시락이 본인의 밥인지 사자 밥이 될지 모르는 환경에서 동료들이 다치거나 죽어간 자리에 도시락을 싸서 출근하는 생사를 생각하면 가슴에 먹먹해 진다고 피력했다.

도계광업소 임광번 지부장은 시집의 서문에서 “힘든 노동을 쐐기로 마감하고 거친 숨을 한 올 한 올 모아서 무너져 내렸던 자신을 추스르고 가족 품에 돌아가는 광원들의 모습이 생각나 가슴이 찡해졌다.”면서 “우리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에서 광부의 숨소리를 원고에 옮겨 한 권의 시집으로 엮어주신 윤원형씨게 감사드린다”며 높이 극찬했다.

모든 사람에게 늘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누구인가를 묻는다면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라고 한다, 또한 가장 부유한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또 묻는 다면 자기가 가진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이라고 답한다고 했다.만족감이 감사를 낳듯이 우리가 모든 일에 감사하며 산다면 우리의 삶이 이토록 메마르지는 않을 것이다. 일미칠근(一米七斤)이라는 말이 있듯, 쌀 한 톨을 만들려면 일곱 근의 땀을 흘려야 한다는 뜻이다.

매일 현장에서 본 상념을 메모해 둔 것이 광부의 가슴앓이로 태어나 형설의 공으로 집필되어 우리지역 역사로 남겼으니 필자는 그 점을 칭찬하고 싶다. 윤원형씨는 떨어진 한 톨의 쌀에서 여러 가마의 곡식을 수확해 놓았다.

이제 그 여러 가마니의 곡식에서 또 얼마를 수확해야 하는가는 우리지역민의 몫이 되었다.
우리지역에서 탄광과 광부의 이야기를 뺀 역사는 시쳇말로 팥 없는 찐빵이다. 이 시집 한 권을 읽으면 광부와 선탄부를 부모로 둔 사람들은 부모님들의 강한 책임감과 성실함을 기억하시면서 존경으로 받들어 모셔야 한다.

그리고 광부와 선탄부로 근무하신 옛 동료 분들은 자부심을 가지시길 바라면서 마지막으로 이 지역에 유난히 많은 진페협회 회원들에 대한 관심을 우리 사회는 사랑의 이불로 덮어드렸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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