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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는 불청객이라고 우리는 늘 입에 담아왔다, 언제나 즐 그랬듯이 예고 없이 찾아와 길을 막고 옷을 적시며 하루를 힘겹게 만든다. 하지만 폭우가 지나간 뒤에는 공기가 맑아지고 가물었던 땅은 생기를 얻는다. 머리가 익을 듯 뜨겁게 내리쬐던 태양이 하루를 지치게 하더니 아침부터 천둥소리와 함께 폭우가 쏟아져 황당하게 만든다. 뜨거운 날보다는 기온이 한풀 꺾이는 비가 좋아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루를 맞으며 가을을 코앞에 두고 있다.
강릉을 비롯한 영동지역이 역대급 마른 여름으로 인해 물 부족 위기가 심각하다는 뉴스가 매일 보도되고 있다. 강릉시 최대 상수원인 남대천 상류 오봉저수지는 8월 27일 저수율이 17%대로 떨어졌다고 중앙방송들은 앞다투어 보도했다. 역대 최저이고 더구나 지금은 물 사용량이 연중 최고로 늘어나는 피서철인데 부득이 강릉시는 주문진, 연곡과 사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제한급수에 들어갔다고 전했다.그리고 단오제를 섬기는 대관령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도 했다. 걱정이 크니 비를 기다리는 기도도 간절해진다. 그런데 지금 당장 급한 것은 한 방울의 물이라도 아끼려는 마음과 대체 수원 확보를 위한 중, 장기 대책을 세우는 일이다. 그것이 해법을 찾는 현대판 기우제의 진화가 아니겠는가?
강원도민 일보 명경대에서도 이런 글을 담았다. 기우제를 지내는 임금의 심정이 실록에 담겨있다. 세종 5년(1423년) 7월 13일의 기록이다. 세종은 종묘와 사직단, 북교(북쪽 교외)에서 차례로 기우제를 지내면서 제문을 올렸다. “먹을 것은 나라의 근본인 백성에게 가장 소중하니, 그것을 잃는다면 무엇에 의지하겠습니까. (중략) 억조창생이 모두 추수를 기다렸는데, 어찌 또 한재(旱災)를 만났는지요. 백성이 굶주리고, 창고도 비었으니, 지금 만약 풍년이 들지 않으면 장차 무엇으로 진휼하겠습니까. 나는 덕이 없어 죄와 허물이 있지만, 백성은 무슨 까닭으로 이런 재앙을 만나오리까. 부디 비를 내리시어 온 천하 사람이 큰 은혜를 입게 하소서.”라고 빌었다.
기후위기로 인해 극한 가뭄과 물 부족이 반복되는 현실에서, 지금의 위기는 단순한 일시적 불편이 아니라 앞으로 지속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으로 인식해야 한다. 새로운 취수원을 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당장 실천 가능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이미 있는 물을 잃지 않도록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루 사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변하는 하늘을 보면서 사람의 마음과 삶도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기분이 뜨겁게 달아올랐다가도 금세 차갑게 식고, 기대가 햇빛처럼 환히 비치다가도 어느 순간 소나기처럼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 사람들은 대체로 폭우를 싫어하지만 때로는 그 소나기가 열기를 식혀주고 탁해진 공기를 맑게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 시련도 마찬가지다. 뜻하지 않게 닥쳐오는 일들이 오히려 우리를 단련시키고 내일의 햇살을 더 반갑게 느끼게 한다.
삶이 늘 밝기만 하다면 그 빛의 소중함을 알 수 없다. 오늘의 폭우가 내일의 푸른 하늘을 약속하듯 마음의 비바람 또한 우리를 더 따뜻하게 품어주고 새로운 길을 보여준다. 폭우는 귀찮고 힘겹지만 결국은 선물이다. 우리가 할 일은 잠시 내리는 비를 피하면서도 언젠가 찾아올 햇살을 믿고 기다리는 일이다. 그 기다림 속에서 우리는 조금 더 성숙해지고 내일을 맞이할 힘을 얻는다. 물은 생명 그 자체이고, 우리 삶을 지탱하는 기반이다.
강릉시 제한 급수는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언제든 비슷한 상황이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누수로 새는 물을 막는 일”은 그 어떤 대규모 시설보다 빠르고 확실한 대책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노후 상수관망 정비사업을 통해 매년 반복되고 있는 가뭄에 대응하고, 물이 있는 일상이 당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오늘의 소나기를 기다리면서 눈앞에 닥쳐있는 가을을 기꺼이 마중 나가며 삶의 지혜를 더불어 나누며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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