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 MBC 방송국에서 똠방 각하란 연속극을 16부작으로 방영한 적이 있었다. 안방극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드라마인데 그 제목도 이름하여 “똠방 각하”다.
무식한 데다 아는 체는 심하고, 나대기를 좋아하고, 권력에만 줄 서며 으스대던 그 주인공이 마을을 휘젓고 다니다 끝내 쫓겨나는 이야기였다. 극 중 인물이지만, 세태를 그대로 반영한 캐릭터였기에 전국적인 화제를 만든 탓에, 사람들은 이후로도 괜히 나서는 사람을 두고 “또 똠방 각하시여”라며, 눈을 흘기는 일들이 생겨나곤 했다.
그 똠방 각하가 30년 만에 돌아왔다. 다만 TV 속이 아니라 구치소 접견실 앞에서다. 김건희 특검이 밝힌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불응 행태는 충격 그 자체였다. 특검팀이 4차례 체포를 요구했지만, 그는 속옷만 입은 채 바닥에 드러눕는 방식으로 완강히 거부했다. 체포영장에 반발하는 방식이 고작 “옷 벗고 드러눕기”라는 것이다. 국민은 놀랐고, 부끄러움은 고스란히 나라의 몫이 되었는데 8월 7일 제2차 체포에도 특검은 체포에 실패했다.
전직 대통령의 체면보다 법의 권위가 먼저라는 상식을 무시한 채, 오히려 감정과 억지로 여론을 흔들려는 모습이었다. 그 장면을 지켜본 시민들은 이게 진짜 민주공화국의 모습인가 라는 근본적 질문을 다시 꺼내며 이것저것 다 썩어 놓은 비빔밥 먹는 것처럼 숟가락 뜰 때마다 한마디씩 한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원칙이 대통령직에까지 닿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체제를 더는 민주주의라 부르기 어렵다.
더구나 이 상황이 “건강은 매우 양호해 보였다”는 특검 발표와 함께 전해졌다는 건, 신체적 곤란이 아닌 의도된 저항임을 시사한다. 물리력을 쓸 경우, 더 강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태도 역시 법치보다 체면, 정의보다 고집을 우선하는 자세다.
자신을 향한 수사를 부정하고 싶으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싸워야 한다. 정당한 수사조차 “쇼”로 대응하고, 체포에 대한 저항은 몸으로 눕는 식으로 하는 것은, 아무리 뜯어서 잘 봐주려고 해도 국가수반을 지낸 사람의 행동이라고 믿어보려고 해도 마음은 0도 없어진다.
우리 민초들은 의대 증원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감수하며 내일이면 해결되겠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채 기다려 왔다. 시간은 윤대통령의 시대를 떠나 현재의 시간에서 호롱불 심지에 불꽃을 피우려고 온갖 정성을 쏟고 있는 정책에 국민 모두는 눈을 여기에 두고 있다.
지난해 곪을 대로 곪았던 갈등이 새 정부 출범 이후 조금씩 빛을 보이면서, 의대생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의대협(대한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최근 해산했다. 하반기 전공의 수련을 앞두고 이들의 복귀를 위한 의, 정 협의도 한창이다.
사회 곳곳에선 이번 역대 최장기 의정 갈등들이 다시는 있어선 안 될 불행으로 조명하고 있다. 의정 갈등 기간 수술 건수가 감소하고 응급실 근무 인력이 줄어드는 등 우리 사회는 1년 6개월 동안 심각한 의료공백에 직면해 있는 탓에 한자의 가족들은 가슴앓이에 멍이 들고 말았다.
이런 가운데 경영 악화를 우려하는 병원이 속출했고 지역 국립대병원의 적자도 급격히 늘어나는 등 지역 의료 붕괴는 국민의 어깨에 짐을 얹으면서 전공의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공격을 받는가 하면, 의료계와 시민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일각에선 “의사의 악마화”, “의대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등장시켰다.
그 옛날 똠방 각하가 그랬다. 자신이 마을에서 쫓겨나던 마지막 순간까지도 잘못은커녕, 내가 뭘 잘못했냐고 따졌듯이 앞으로는 이런 정책들은 하늘이 무너져도 국민 생활에 생겨나서는 아니 된다. 마을은 그를 조용히 돌려보냈으나, 지금의 대한민국 민심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고 찬바람을 일으키고 있으니 어쩌면 좋을까,,,, 어떤 이는 “체포될 때도 쇼를 한다”고 혀를 찼고, 또 다른 이는 “이제는 측은함보다 피로감이 앞선다고” 하니 하늘이 결정해 줄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