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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주논단/ 산업전사들의 요구를 표현하는 방법
이희탁 논설위원  |  lht47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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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06  09: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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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들은 지하 수천 미터 속, 어둡고 탁한 공기로 가득 차 있는 암흑의 현장에서 피땀 흘리며 조국의 기간산업 역군으로 석탄을 생산해 왔다. 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은 조국근대화를 이루자며 이들에게 산업전사란 칭호를 부여했다. 광원들은 목숨을 막장에 맡긴 채 생산량 달성을 위해 이 나라를 위해 헌신하다 주검이 아니면 장애자가 되었다. 이들은 불치의 병으로 불리는 진폐를 훈장으로 받고 지금도 정주의식을 갖고 폐광지역에서 산재병원을 오고가며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영월, 정선, 태백, 도계에서 여생을 살아가고 있다.

어려웠던 국가경제개발을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하늘에 맡기고 뼈가 부서지도록 석탄을 생산하여 오늘의 대한민국을 경제대국으로 성장시킨 주역들 중 진폐 급수를 확정 받은 환자들을 위해 2010년 4월 28일 국회에서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진폐법이 개정되었다. 그리고 그 해 12월부터 60만원이 지급되었고 현재는 80여만 원이 지급되고 있다. 이 연금 인상은 근로복지공단에서 물가상승 비율에 따라 4.5% ~ 6% 선에서 인상되어 계좌에 이체 되고 있다.

2008년 7월부터 고용노동부종합청사에서 약 2년 동안 토론과 공청회 그리고 협의를 반복하며, 국회를 통과시키기 까지 힘겨운 시간을 보낸 필자가 이 지면을 통해 다시 한 번 그 경위를 밝히는 것은 이유가 있어서다.

진폐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건의서를 제출한 단체는 전국진폐재가협회였다. 협회차원에서 건의서를 몇 차례 발송했지만 고용노동부는 문을 굳게 닫고 대화의 장으로 나서지 않았다.

재가환자협회 황상덕회장과 전국진폐재가협회에서 파생한 또 다른 단체인 한국진폐협회 주응환회장이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건의서를 제출한 탓에 2008년 6월 12일 오후 2시 태백시청 대회의실에서 진폐법 개정을 위한 첫 토론을 열었다.
이 법령의 개정을 재가환자들은 환영하였지만, 병실에서 기침과 함께 고통을 호소하는 입원 환자들은 청천병력과 같은 날벼락으로 받아들였고 그들은 죽음을 각오하는 투쟁을 시작했다.

전국진폐협회에서는 2002년부터 노동부에 건의문을 올리면서 재가환자들의 고충을 덜어 주기위해서 기초연금 40만원을 지급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노동부는 공문을 받고 회신 한 장 보내지 않은 상태로 있다가 왜 6년이 지난 지금 진폐법을 개정하자고 하는지 무척 궁금했다.

시간은 흘러 정권이 이양되고 건의문은 휴지조각이 되어 버리고 진폐협회에서도 어려움을 통감하고 있을 때 노무현후보가 사북연세병원을 방문하여 진폐환자들의 손을 잡고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노무현은 대통령이 되어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초연금을 향한 발판을 고용노동부에 지시하면서 진폐법 개정이란 물꼬가 열렸다.

삭제된 진폐의증 복원

물꼬는 열렸지만 산 넘으면 또 다른 산을 만나듯 한발자국의 진보 없는 외로운 토론만 교차되고 있을 때 한국진폐협회 주회장과 당시 고문인 성희직 현 권익연대 상담소장은 황지연못에서 혈서를 쓰면서 동발목 운반 퍼포먼스를 재현했다. 이 투쟁은 매스컴을 타고 전국으로 전해졌고, 때를 맞추어 전국진폐재가협회 정훈용회장은 보름간 단식에 돌입했다. 단식 8일째 고용노동부 산재보상과 조용기과장이 방문했다.

그리고부터 1년까지 치열한 공방으로 진폐법을 다루었지만 마지막 변수로 등장한 것이 의증을 진폐법에서 삭제한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어안 없는 문제가 장벽을 치고 대화를 중단시킨 탓에 진폐법은 오리무종에 빠졌다

서로가 한 발짝 물러선 시간이 대화의 장을 열었고 2009년 8월 6일 오후 2시 30분 의증이 복원되면서부터 갇혀있던 물꼬가 지금의 진폐법을 탄생시켰다.

이런 노력으로 진폐환자에게 기초연금이 지급되면서 강원도에서 비축탄 기금으로 문화생활비로 지급하던 십만 원이 12월자로 부지급 되었고 강원랜드에서는 겨울나기 난방비로 15만 원을 의증부터 급수 받은 환자에게 매년 지급해 왔다.

강원랜드에서 후원하는 겨울나기 사업은 진폐환자에게 큰 힘이 되었기에 각 협회에서 복지재단 관계자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더불어 수차례 인상해 달라고 건의를 해 왔었다.

금년 3월 25일 황지연못에서 한국진폐 주응환회장과, 권익연대 최순길 회장이 강원랜드 복지재단 문을 두드리는 투쟁으로 여러 가지 의안이 진전을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을 마치 협상이 타결된 것 마냥 현수막을 걸고 매스컴을 이용해 복지재단의 입장을 곤혹스러울 만큼 난처하게 했다는 후문이 들렸다. 분명히 말하자면 아직까지 어느 한 문제가 완전히 타결된 것은 없다. 일본연수는 강원랜드 측에서 내 놓은 의안일 뿐 5개 단체에서 협의된 공로자 연수는 아님을 강원랜드 복지재단은 밝혔다.

필자의 견해를 써 내린다! 산업전사가 대접받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복지정책을 국가와 협의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 진폐환자들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후원하고 있는 강원도청이나 강원랜드를 방문해 투쟁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그들에게 보여도 될 것과 우리끼리 해결해야 할 문제는 구분되어야 한다. 우리는 손님을 맞을 때 집을 치우고 의복을 단정하게 한다. 그런데 강원랜드에서 그 관광객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포퍼먼스를 벌이는 것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

강원랜드는 폐광으로 폐허가 되어가는 우리지역을 활성화 시킨 대표적인 기업이다. 투쟁이 아니라 건의와 협상이란 진보된 소통으로 우리의 의사를 표출하고, 우리의 권익을 찾는 시민의식이 아쉽다.

광부의 노고를 국가에서 인정했기에 자식들을 대학까지 장학금으로 공부시켜 주었고, 진폐환자로 판정된 사람들에게는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 보상이나 대접이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국가를 상대로 우리의 힘을 조직하고 뭉쳐야 한다.

지나간 역사는 시간이 지나야 전체를 볼 수 있다. 나무 몇 그루를 숲이라고 오판하지 말고 우리의 의사 표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진폐협회 관계자도 바짓가랑이 흔들고 사무실을 지키고 있지 않는다. 봄이 오면 꽃이 피듯이 협회 나름대로 역사를 만들고 있다. 협회원들의 의사를 집결하고, 그것을 여론화하고, 어디에 요구해야 하며, 어떻게 표출해야 할 것인지 진지하게 스스로 되돌아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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