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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순 전.산림조합중앙회강원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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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천은 태백시와 삼척시의 경계인 백병산에서 발원하여 동해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총길이 46Km로 동해바다까지 굽이쳐 가는 곡류의 횟수가 무려 50번이 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십천에는 관동팔경 중 유일하게 2023년 12월에 국보로 승격된 죽서루가 비경을 자랑하고 있으며, 환경부에서는 2024년 2월부터 지방하천에서 국가하천으로 승격하였으며 앞으로 더욱 철저히 관리되어질 전망이다.
삼척시민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삶의 원천이요, 젖줄이 바로 오십천이다. 수많은 자연 생태적 가치 뿐만아니라 주변의 농∙용수 제공 등 경제적 가치와 공익적 가치까지 보태면 과연 얼마쯤 평가될 수 있을까?
얼마 전 오십천 강변을 따라 가던 중 회강정 앞쪽에서 무성하게 자란 갈대밭을 제거하는 광경을 목격하였다. 문득 국가하천으로 승격되더니 제대로 관리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참에 회강정 주변의 물길을 옛 모습처럼 원래대로 되살려 볼 수는 없을까하는 바램에서 몇 가지 소견을 적어 본다.
어린 시절 소풍가서 천진난만하게 뛰놀던 회강정을 회상해보면 바위로 둘러싸인 중심에는 묘지 한 기가 있었고, 작지만 해변처럼 고운 모래사장과 반질반질하고 예쁜 강자갈들이 많았으며 강폭이 가장 좁은 곳엔 곧 쓰러질듯 한 외나무다리도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다.
필자는 이 부근을 지날 때면 언제나 차를 세워서 먼발치에서나마 마음속으로 회강정에 터를 잡고 잠드신 5대조 할아버님의 음덕을 기려보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옛 삼척지방 선현들께서 이 고장의 많은 경관들 중에 척주팔경(죽서루,무릉계,만경대,능파대,회강정,진동루,연근당,취병산)을 정하여 놓고 탐승(探勝)하기를 즐겨하시던 명소였으나 지금의 회강정은 거의 방치되고 있으며, 후손인 필자도 연중 한 번 벌초하는 일이 고작이므로 그저 죄송할 따름이다.
회강정은 삼척군지에 역사의 기록이 남겨져 있듯이 척주8경일 뿐만아니라 강릉최씨 시조 충무공 필달(必達)의 31세손인 최영원의 묘소가 안장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1864년부터 150여 년간 유지되어 오던 묘소가 2002년 8월 태풍 「루사」로 인하여 흔적 없이 손실되었으며,
이후 후손들이 이듬해 추모비를 새로 건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정자의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지만, 바위에 새겨진 회강정(洄江亭)이라는 자각(字刻)이 뚜렷하게 남아 있어 옛터가 분명함을 확인 할 수가 있다.
옛 선현들께서 이곳을 척주팔경으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자는 어느 곳에 위치하고 있었는지 또한 어떠한 관점에서 아름다운 경관을 조망하였는지 등 회강정을 온전히 느끼고 싶은 마음에 늘 궁금증이 남아 있다.
회강정의 물길은 원래 지방도로 쪽으로 굽이쳐 흐른 다음 깊은 소(沼)를 형성하여 유속의 완급이 조화로운 곳이었는데 근래에 회강정 아래쪽에 대형 교량이 놓여 지면서 집중호우 시에는 상류에서 내려오는 큰나무와 수많은 생활쓰레기가 교각에 걸치면서 수위가 상승하여 결국 묘지가 유실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뿐만아니라 지형이 바뀌면서 회강정 아래쪽으로 커다란 둔덕이 형성되어 갈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회강정을 향해 들어서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정글이다. 마치 쑥이 자라는 걸 방치하여 몹쓸 땅이 되어버린 쑥대밭처럼 물길을 막아 자연의 순리에 역행한 결과로 쑥대밭이 된 갈대밭이다.
물길은 반드시 자연에 순응하면서 흘러가는 것이 진리가 아닌가.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인간의 편익만을 생각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간과한 채 인위적으로 새로운 제방을 쌓고 둑을 막아 물길을 돌려놓은 곳에서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해 재난을 당한 일들을 수없이 보아 왔다.
당장 보기 흉한 갈대를 제거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물이 고여 썩어가는 회강정의 물길을 원래대로 되돌려 주어 주변 생태환경을 복원시켜주는 일은 선현들께서 물려주신 천혜의 문화유산을 유지 발전시킨다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치산치수(治山治水)는 나라를 다스리는 치국(治國)의 근본이라고 했다. 하루빨리 자연의 순리대로 회강정의 물길이 복원되어 선현들의 숨결을 느껴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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