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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주논단/ 졸음운전 경고안내판 너무 자극적
이희탁  |  lht47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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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27  18: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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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칠 전 부산을 다녀오느라 고속도로를 오랜만에 이용해 보았다. 하늘은 높고 푸르니 봄바람이 어디든 못 데리고 가라면서 필자도 색색의 꽃들이 진 자리에 다른 꽃들이 피었는지 두루 살펴보며 꽃 같은 신록을 위해 용두산 공원에 올라 창공을 쳐다보고 멀리 태종대도 바라보며 눈부신 부산의 꿈틀거림을 스케치 한 날이 있었다.

경주 톨케이트를 진입하고 고속도로를 가벼운 마음으로 달리는데 도배 수준에 가까운 졸음 경고 문구가 눈길을 거세게 사로잡기에 속도를 줄이고 다시 보아도 ‘졸음운전의 종착지는 이 세상이 아닙니다’라며 무서운 경고가 마음을 흔들고 기분을 구겨 놓고 있었다.

아~ 분명히 나는 부산을 향하고 있는데 이 세상이 아니라고 해서 내가 어느 나라에 와서 운전하고 있을까 정신 차리고 보니 금세 다른 경고 문구가 나타난다. ‘졸음운전 목숨을 건 도박입니다’ 이것은 또 카지노 도박장을 안내하듯 목숨을 도박하느냐는 말에는 분명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개운하지 않는 기분도 들었다.

그런데 또 다른 문구들이 계속 등장한다. ‘겨우 졸음에 목숨을 거시겠습니까. 졸음운전! 자살운전! 살인운전!’ 묘해진 기분이 슬슬 거슬리기 시작할 때 졸면 죽고 쉬면 안전. 아니 이럴 수가 있을까 저 살벌한 문구를 생각도 아니해보고 현수막으로 내 걸었단 말인가!?한국도로공사가 지난 4월부터 5억 원을 들여 전국 고속도로 2,700곳에 설치해 놓았다고 한다.

게다가 10가지 졸음 경고 문구가 너무 자극적이다 못해 과격한 협박까지 하고 있어 돈을 써가면서 까지 경고 문구들이 마치 싸가지 없듯 하나에서 열까지 그런 내용들뿐이다. 참으로~ 란 말 한마디가 자꾸만 입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도로공사가 졸음운전에 대해 경각심을 주기 위해 내놓은 슬로건에 대해 이해는 가지만 내가 수긍하기에는 너무나 힘들고 어렵다.

저 살벌한 문구들을 내 걸어 놓고 졸음운전 사망자를 기필코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는 있었는지, 또는 없었는지 국민들도 모르는 일인데 도대체 경고에는 자극적이어도 도로공사 실적, 성과만 내면 된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 같아 서글프기도 하지만 이들 경고 문구에서 점점 강퍅해지고 있는 한국 사회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마음 한 켠이 씁쓸하였다.

과연 졸음운전과 목숨, 도박, 살인, 자살, 죽음, 이라는 거센 언어들을 짝지어야 정신을 차리라고 내 걸어둔 문안에 쓴맛도 감돈다. 실제 이런 경고 문구들은 몇 년 전부터 서서히 등장했다가 이번 봄에 급속 확산시킨 것 같다.

중국 전국시대의 책으로 한비자를 인용해 보면 관청법, 일청법, 협지법, 도연법, 반찰법 5가지 내용을 적나라하게 편찬한 책이다. 이 책은 생각과 내용을 전하는 게 아니라 전달 방법이 더 중요하다고 집필했다. 졸음운전의 위험성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다. 그 위험성을 어떻게 전달할 것이냐가 문제다.

부정은 부정을 낳고 긍정은 긍정을 낳는다고 했으니, 말하는 문화 수준을 현수막으로 대신하여 홍보한다면 아름다우면서 졸음을 금방 내쫓는 명약을 붙였으면 한다. 잠시 필자가 머리를 짜 낸 이런 문안을 써 본다.

졸음이 오지요~ 창문을 열고 졸음을 날려 보내세요, 전방 2km 지점에 졸음쉼터가 있어요. 그 때까지 시선을 확인하세요. 천하장사도 견딜 수 없는 무거운 눈꺼풀은 졸음쉼터에서 들어 올리세요. 유머스럽고 홍보현수막을 보고 기분이 상하지 않으면서 졸음을 잠시 날려 보낼 수 있는 문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호주에서는 졸음운전이 사고 1위입니다. 졸음 운전하면, 자기는 물론, 남 까지 황천길로 보내니, 피해가 만만치 않지요. 그래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악어보다도, 졸음 운전하면 앞에서 다가오는 차가 더 무섭다는 문안을 나열해 본다.

니 눈을 보니, 맛이 갔어요. 차 빼서 좀 쉬었다 가지 그래? 그런 뜻입니다. 눈이 맛이 가서 거슴츠레 하다면, 좀 쉬었다 가라는 안내판입니다.

사고가 나면 어떠하겠어요. 앰블란스를 불러야겠지요? 그런데, 워낙 먼 거리라 앰블란스가 오려면 한참 걸립니다. (얼마나 아기자기 한 문안인가요) 앰블란스 기다리다가 숨 넘어 가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교통사고에는 졸음운전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과속도 만만치 않지요. 이런 경고판이 사고를 예방시키기 위해 설치되어 있다.

전방 200미터 앞에 공짜 커피가 있습니다. 제발 좀 쉬었다 가세요. 여기서 부터 10킬로미터는 졸음운전 사고 다발지역이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아기자기한 문구를 찾아야하지만 쉼터도 여러 곳에 설치해야 졸음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희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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