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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산책(55)/ 형사절차 ‘미란다 원칙’
김주선  |  jusun1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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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27  18: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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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번호는 형사절차상 ‘미란다 원칙[Miranda warning/Miranda rights, -原則]’이 무엇인지 보자. 경찰이나 검찰이 범죄용의자를 연행하거나 체포할 때 그 이유와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권리,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 등이 있음을 미리 알려 주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1966년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확립된 원칙이다. 1963년 3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시경찰은 당시 21세였던 멕시코계 미국인 에르네스토 미란다(Ernesto Miranda)를 납치·강간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서로 연행된 미란다는 피해자에 의해 범인으로 지목되었고,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2명의 경찰관에 의해 조사를 받았다. 미란다는 처음에는 무죄를 주장했으나 약 2시간 가량의 심문 과정 후 범행을 인정하는 구두 자백과 범행자백자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재판이 시작되자 ‘미란다’는 자백을 번복하고, 진술서를 증거로 인정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애리조나 주법원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최저 20년, 최고 3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미란다는 애리조나 주대법원에 상고했지만 역시 유죄가 인정되었다. 그는 최후 수단으로 연방대법원에 상고를 청원했다. 상고청원서에서 미란다는 미국 수정헌법 제5조에 보장된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아도 될 권리와 제6조에 보장된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연방대법원은 1966년, 5대 4의 표결로 미란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유는 그가 진술거부권, 변호인 선임권 등의 권리를 고지(告知)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미란다 판결’이라고 부르게 된 이 판결은 보수적인 미국인들로부터 1960년대의 다른 인권 판결과 마찬가지로, 대법원이 범죄예방이나 범죄피해자의 권리보다는 범죄자의 권리를 더 존중하고 있다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반발이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주정부 경찰들은 미란다 판결 이후 연방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라 미란다 경고문을 만들어, 수사관들이 피의자를 체포하거나 신문할 때는 이 경고문을 미리 읽어 주도록 했다. 미란다 판결 이후 미란다 경고가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해 많은 조사가 이루어졌는데, 그 결과는 미란다 판결로 인해 범죄자들이 무죄 석방되리라는 우려는 기우였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12조 제2항은 “모든 국민은 ………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진술거부권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2007년 「형사소송법」 개정시 제244조의3을 신설하여 진술거부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고지 방법 및 절차를 실질화 하였다.

즉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① 일체의 진술을 하지 아니하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것, ② 진술을 하지 아니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아니한다는 것, ③ 진술을 거부할 권리를 포기하고 행한 진술은 법정에서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 ④ 신문을 받을 때에는 변호인을 참여하게 하는 등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이같이 우리 헌법과 형사소송법도 ‘체포 또는 구속의 이유’를 알려 주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미국의 미란다 원칙과 진술거부권의 고지 의무 여부 등의 차이는 있으나 근본 정신은 같다. 대법원도 2000년 7월 4일 미란다 원칙을 무시한 체포는 정당한 공무집행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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