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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을 잊지 말라는 인사를 받는 순간 아시시의 성인 프란치스코가 떠올랐다. 지난 2013년 3월, 266대 교황에 선출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자신의 새 이름을 프란치스코로 명명하고 교황으로 첫 미사를 진행했다. 성인(聖人)이었지만 1000년 가까이 잊혀졌던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딴 것이었다. 항상 검소함과 겸손함으로 살아왔던 프란치스코 교황.
그에게 사회적 소수자와 가난한 사람들은 친근한 이웃이면서 동반자였다. 즉위 미사에서도 그는 성 프란치스코를 언급하며 가장 가난하고 힘없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사랑으로 끌어안아야 한다고 했다. 지난 4월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일 오전10시(한국시간 오후5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됐다.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의 주례로 전 세계에서 모인 추기경과 주교들이 공동 집전했다. 장례를 마친 교황의 시신은 생전에 애정이 깊었던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묻혔다.
최초의 남미 출신이자 예수회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줄곧 개혁의 목소리를 내왔다. 사회적 소수자를 포용하고 교계 권위를 탈피하기 위한 개혁적 주장을 펼쳤다. 정치, 종교 간 분쟁 지역을 찾아 평화적 해결을 위해 헌신했으며 2014년에는 우리나라를 찾아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난 뒤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습니다”라고 위로했다,
세월호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길 원해 46일 동안 단식했던 유민 아빠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그리고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고통 앞에는 중립이 없다”는 아주 유명한 말씀을 하셨다. 교황은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놓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그래서 교황은 고통과 어려움을 피해 이주한 이주민과 난민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는 모두 형제자매 라며 국경을 넘어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환대해야 함을 강조했다.
뻔뻔함과 몰상식이 난무한 지금 우리 사회에 주는 큰 울림이다. 낡은 구두와 소박한 차, 철제 목걸이는 지금도 눈에 선하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고, 환경 보존과 종교 간 화해에 큰 발자취를 남긴 교황. 북한과의 대화와 화해를 염원하고, 생의 마지막까지도 전쟁의 재앙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인류에게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남긴 ‘파파 프란치스코’. 그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
가난한 이들의 성자인 교황 프란치스코가 이 땅에 남긴 메시지는 희망이었다.
광주가톨릭 황성호 신부는 최근 칼럼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희망을 잃지 마십시오.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라고 말씀하셨다. 그의 말씀을 기억하며 우리는 슬픔을 딛고 일어나 희망을 품고 살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비록 삶은 힘들고 세상은 불의할지라도 교황의 말씀처럼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갔으면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면서 평생 추구했던 정의와 평화, 가난한 이웃에 대한 사랑이 다시금 세계인의 양심을 울리고 있다. 그는 신앙과 사랑의 길을 몸소 실천하며 모두에게 깊은 영적 가르침을 안긴 지구촌의 큰 어른이 하나님 우편으로 떠나시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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