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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중순으로 치 닫으면서 얼마전까지 활짝 폈던 벚꽃, 수수꽃다리 진달래 등 꽃 세상이 저물어갔다. 이제는 볕뉘(작은 틈새) 쏟아지는 산골에서 만나는 제비꽃과 각시붓꽃, 할미꽃 등 야생화도 앙증맞다. 그야말로 봄에만 맛볼 수 있는 화려한 봄의 향연은 세상의 축제다. 하지만 서민들에게 봄날은 여전히 멀게만 느껴진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서로 대통령이 되겠다며 출마를 준비하는 “못난” 정치인들의 면면도 어처구니 없는데, 국무총리마저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대통령 대행 자리를 박차고 대선에 뛰어들었다.
천금과도 바꾸지 않겠다던 5월, 그 봄날의 화려함은 잠깐인지 이렇게 잔인하게 지나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결론은 국민 다수의 바람대로 파면으로 무대 연극은 끝을 마감해버렸다. 4월 4일 11시부터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낭독한 7200자 분량의 선고 요지에는 대한민국 정치를 바라보는 깊은 고민과 우려가 담겨있었다.
“피청구인과 국회 사이에 발생한 대립은 일방의 책임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는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해소되어야 할 정치의 문제”라며 정치의 실종을 일갈한 부분들이 있었다. 다수당인 야당을 겨냥한 주문도 있었지만, “국회는 소수의견을 존중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했어야 한다.”는 요지는 정치인들이 새겨 둘 대목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께서 법을 무시하고 계엄을 선포해 파면된 이 시점에서 우리는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오늘날 대한민국의 헌법은 온전히 존중받고 있는가? 권력은 헌법에 따라 행사되고 있는가? 대한민국은 진정으로 국민이 주인으로 인정받고 있는가?를 생각해 볼 과제이다. 헌법은 저절로 지켜지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체제가 아니며, 법 위에 권력이 군림하는 순간, 민주주의는 붕괴하고 역사는 다시 퇴행해 버린다.
우리 역사 속에서 피와 땀을 흘리며 민주주의를 지켜온 것은 언제나 국민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의 감시자이자 민주주의의 수호자임을 자각해야 한다. 권력자가 헌법을 지키도록 요구하고, 공직자가 헌법에 따라 책임 있게 일하도록 감시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누군가의 희생 위에 얻은 자유를 지켜내는 길이다.
지난 5월 1일 15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상고심에서 유죄 취지에 동의했다.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유력 대선후보의 유죄 취지 파기 환송이 불러올 후폭풍이 걱정이다. 정치인들도 자기관리에 더 엄격해야 한다. 특히 이 후보는 절반 가까운 유권자가 지지하는 유력한 대선 후보지만 잦은 구설에 시달린 것은 본인이 빚은 일이기에, 평소 언행을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강원일보 언중언에서 이런 글을 담았다. 지금까지 여권은 야권의 탄핵론을 무모한 정치공세라고 일축했지만, 민심이라는 이름은 서늘한 칼날 앞에서는 그 어떤 논리도 무디기에, 지금 필요한 건 뼈를 깎는 성찰이라고 글을 엮었다. 정권의 명줄은 국민의 손에 달려 있다.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의 수난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민심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대통령 수난의 역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역사는 언제나 현재를 보고 미래를 경고한다. “헌법 위에 군림할 권력은 없고, 주권은 언제나 국민에게 있다.”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진리를 마음에 새기며, 오늘도 우리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헌법의 수호자, 민주주의의 동반자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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