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태백, 정선, 영월 등은 강원도의 대표적 탄광지역이였다. 1986년 석탄산업합리화사업이 추진되면서 급격히 쇠퇴하다 이제는 그 흔적들만 눈에 담아 갈수 있는 지역이 되고 있다. 한때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절대적 역할을 하며 번창 했던 탄광지역을 되살리는데 10∼20년은 턱없이 짧은 시간이다.

과거의 영광을 복원하는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조급하게 잡을 때 십중팔구는 실패하기 마련이다. 지금 도내 폐광지역이 꼭 그렇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폐광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1961년 산탄지역 진흥 임시조치법을 제정해 10년 한시법으로 시행했다. 엄청난 비용을 쏟아 부으며 네 차례나 연장했다. 처음 1∼ 2차 연장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인구 감소와 사업 실패로 재정난만 가중됐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포기하지 않고 이 법을 40년간 시행한 끝에 결국은 폐광지를 전국 최고의 관광지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우리는 겨우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시간과 비용이 투자된 상태에서 2025년까지 6년을 앞에 두고, 염동열 국회의원이 국회발의를 했으나 운무 속에 갇혀 있는 상태다. 만약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가 된다면 폐광지역은 여전히 황폐된 가운데 버려진 도시로 남게 될 것이다.

그리고 평택 ~ 삼척 간 고속도로가 시급한 상태임에도 정부는 겨우 기지개를 펴고 있을 뿐이다. 효율적인 국토 이용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국가적 손실일 수밖에 없다. 국내 유일한 내국인 카지노 강원랜드 설립 목적에서도 위배될뿐더러 앞으로의 진로에도 큰 손실을 초래하게 한다. 국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앞으로의 국토균형발전과 국가번영에 필요한 것인지를 따져야 할 것이다. 이를 전제로 폐특법 연장 안이 다뤄줘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들과 같은 탄광촌에서 회생한 가까운 이웃 일본의 탄광도시를 보자. 이와키시는 폐광 이후 지역경제가 급격하게 쇠퇴했으나 지역경제 회생의 핵심 사업으로 관광산업을 선정해 초기에는 하드웨어 구축에 집중 투자했다. 이후 주민의 참여하에 콘텐츠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해 지역 경제가 살아나 지금은 중 도시로 자리하고 안정된 생활을 누리고 있을 만큼 탄탄한 자리매김을 했으며...

또한, 미국의 아스펜지역은 과거 광산촌이었으나 현재는 미국의 대중적 휴양지로 변모하고 있다. 이 지역의 특징은 스키장으로서의 기능과 휴양지로서의 기능이 균형 있게 조화되어 있다. 특히 스키장에 적합한 외형적 화려함보다는 역사적 문화건조물 등이 많이 남아 있는 점을 활용해 리조트를 조성, 독특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강원랜드 이익금을 정부가 독차지하고 있으니 지역주민들은 강 건너 오두막집에서 눈치만 보고 있을 뿐이다.

1965년 독일 광산촌 루르지역 최초의 종합대학 유치에 성공

독일 보훔시는 서부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에 위치한 어디든 땅만 파면 석탄이 나올 만큼 석탄 매장량이 풍부한 지역으로서 루르탄전의 중심지였다. 그래서 1950년부터 1960년에는 라인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독일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했다. 1929년에는 인구가 32만 명을 상회하였고, 규모는 작은 도시에 탄광이 30여 개나 존재했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석탄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보훔시는 인구가 3만 명로 급속히 감소하고 지역경제가 쇠퇴함에 따라 대책을 강구하게 되었다. 첨단산업 유치를 목표로 광부 및 노조를 설득해 1965년 루르지역 최초의 종합대학인 보훔대학 유치에 성공하여 지금은 우리나라 덕성여자대학교와 교환학생을 주고받을 만큼 성장해 있다.

귀로에 선 우리 도계지역 앞날의 운명은 어떻게 변해갈지 가슴이 답답해진다.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폐특법)이 연장되지 않는다면 년간 도계지역에만 사용하는 사업비 약 260억 원은 햇볕 속으로 사라지고 말 것이고 주민들 역시 살아가는 지역으로 떠나가고 나면 떠날 수 없는 노인들과 지역의 파수꾼으로 남아 있을 청년 세대를 포함하면 약 4~5천 여 명이 겨우 터전을 지키며 살아갈 것으로 추정하게 한다.

젊은 세대도 부모님을 부양하려면 연금을 받아야 한다. 탄광에 종사했던 근로자는 무조건 의증을 줘야 하고 도계지역에서 30년 이상 거주한 주민 역시 의증 판정서와 비교되는 결정서를 배부하여 문화생활에 쓸 수 있는 혜택비를 주게 되면 폐광지 지역에선 가장 효율적인 정책을 내 놓았다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어떤 대안을 지금부터 찾지 않는다면 6년 후, 가까운 이웃 탄광촌을 닮아가게 될 것이다.